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이 12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현판 제막식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이 12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새시대준비위원회에서 현판 제막식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8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해서 국민의힘에 들어오기는 좀 꺼려지지만 정권교체에 동참하겠다고 하는 분들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새시대위가 정계개편을 주도할 것이라는 시각에 대해 “그런 것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것이고, 그렇게 보는 시각도 있겠지만 저는 김(한길) 대표님의 일반 정치인과는 좀 다른 문화적 감각 이런 점들에 대해 많은 도움과 조언을 받고 있다”며 정계개편설을 부인했다. 또 윤 후보는 신당창당설의 배경이 되는 여소야대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서도 “우리 정치사에서도 여소야대가 늘 많지 않았나. 여소야대라서 일을 못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이런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창당전문가’인 김한길 위원장이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가시질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도움을 받아 이른바 ‘윤석열 정당’이 탄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골수 보수’는 국민의힘에 내버려 두고 더불어민주당 중도 세력까지 포섭해 새로운 정치 구도를 만들려 한다는 관측이다.

이준석 대표가 일으킨 당내 갈등의 이면에는 대선 후 정계개편으로 팽당할 수 있다는 당 일각의 의구심이 도사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관측을 부채질하듯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YTN 인터뷰에서 김한길 위원장을 거론하며 “창당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본다. 윤 후보가 당선되는 순간 이준석 대표를 비롯한 홍준표 의원은 팽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한길 발(發) 정계개편설이 가시질 않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우선 캠프 내에서 김한길 위원장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민주당 출신인데다 오랫 동안 정치를 떠나있었기 때문에 친하기는커녕 전화 한번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니 의심만 쌓이면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구조’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진영에서 보수로 말을 갈아탄 인사들의 경우 배신자로 낙인찍힌 불이익을 보상받을 뭔가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선 승리 후 과실을 영입 인사들이 차지할 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있다. 김한길 위원장이 윤 후보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중요 결정을 돕고 있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적인 인연을 바탕으로 윤 후보의 대선 참여 결정 과정에서부터 관여했기에 윤 후보의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는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정치 초년생인 윤 후보의 멘토 역할까지는 좋지만 영입 인사가 그 이상의 역할까지 하게 되면 곤란하다는 기류도 흐른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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