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월 4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내 북항재개발 홍보관을 방문, 박형준 부산시장과 북항재개발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photo 뉴시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월 4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내 북항재개발 홍보관을 방문, 박형준 부산시장과 북항재개발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photo 뉴시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전통적으로 스윙보터 역할을 해왔던 PK(부산·울산·경남)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서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지지기반인 PK가 이 후보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23일 발표한 12월 4주 차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은 각각 33%와 28%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12월 2주)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1%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7% 떨어졌다. 전국적인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추세와 더불어 윤 후보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PK의 타격이 큰데, 해당 조사에서 이 후보의 PK 지지율은 33%로 29%를 기록한 윤 후보를 앞섰다.

PK가 여당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PK 챙기기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린 ‘동남권 4개 철도 건설사업 개통식’에 참석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울산에서 부산까지 전철로 가게 됐다는 것이 참으로 꿈만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로 향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PK 지역을 찾은 것은 지난달 24일 경남 합천댐 수상태양광 발전 현장 방문 이후 한 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PK만 8번 방문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대통령의 PK 방문은 퇴임 후 이곳으로 내려올 것이라는 점도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PK를 잇달아 방문하는 것이 선거용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청와대는 “동남권 메가시티 독려를 위한 방문”이라고 강조했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019년 제안한 구상으로 PK지역을 단일 생활권으로 묶어서 수도권 규모로 키우자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의 잇단 PK 행보는 재임 기간의 지역 발전 성과를 알리는 측면도 있다.

이렇듯 민주당의 PK 공략이 속도를 내고 있으나, 국민의힘은 당 안팎의 난제 속에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당을 대표해 PK에서 윤 후보를 위해 뛸 정치인이 없다는 것이다. 우선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PK 출신은 서일준(경남 거제) 비서실장 정도다.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을 도왔기에 활동에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윤 후보의 측근 그룹으로 신임을 받았던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의 경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몰리면서 나서기가 곤란해졌다.

이렇듯 윤 캠프에 PK 지역 민심을 대변할 인사가 부족하다 보니 PK를 위한 비전 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지역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수도권 인구 과밀을 해소하는데 아무런 효력을 내지 못한 게 오늘의 현실”이라고 말하는 등 PK 지역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여론 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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