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회의실이 텅 비어있다. ⓒphoto 뉴시스
1월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회의실이 텅 비어있다. ⓒphoto 뉴시스

국민의힘 측이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해체 절차를 밝고 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번 선대위 해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내린 일종의 극약처방이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 정서에 따르는 측면에서 선대위가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선대위의 전면 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본부장(총괄본부장단) 사퇴를 포함해 구조 조정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이수정·김민전 교수 등 외부 영입 인사를 포함한 공동선대위원장 전원과 6명의 총괄본부장단은 모두 총사퇴 의사를 밝히며 윤 후보에게 거취를 일임한 상황이다. 당초 김 위원장은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인적 쇄신은 어렵다”는 입장이었지만 선대위 내 각종 잡음이 커지면서 이를 번복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측은 오늘 중 선대위 개편 방향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번 선대위 개편은 사실상 윤 후보 지지율 하락에 따른 조치다.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 직후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오차 범위 밖으로 따돌렸지만, 이런 추세는 최근 다수 신년 여론조사에서 뒤집혔다. 윤 후보 지지율은 확연히 떨어졌고 급기야 일부 조사에선 9%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밀리기까지 했다.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1~2일 실시한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적합도 조사’에선 안철수 후보가 더 적합하다는 여론이 나타나기도 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배우자 김건희씨의 각종 허위 이력 의혹과 이준석 당대표와 선대위 인사들 간 대립,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등 영입에 따른 20대 남성 표심 이탈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크다. 당초 김 위원장이 선대위 해체 방침을 내놓을 당시 윤 후보와의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당내 불안한 기류가 관측되기도 했다. 여기에 윤 후보는 김 위원장을 선대위에서 배제하겠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선대위 해체가 국민여론에 ‘쇄신’이 아닌 또 다른 ‘혼란’ 혹은 ‘내홍’으로 비칠 거란 우려가 적지 않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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