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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1호] 2022.01.10

단일화 압박 커질수록 권은희의 '입'에 주목

이정현  기자 johnlee@chosun.com 2022-01-11 오후 3:50:42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권은희 원내대표가 지난 9월 30일 대장동 게이트 특혜수익 환수를 주장하며 서울 예금보험공사를 방문했다. photo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야권에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는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아직 정권 재창출보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안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단일화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두 후보 역시 자력 승리가 힘들다고 판단되면 결국 단일화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 최측근 권은희 원내대표의 ‘입’이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직설적인 성격의 권 원내대표가 안 후보의 속내를 제대로 짚어서 이야기한다고 평가한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양당 합당 논의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의 일부 강경한 태도가 합당을 막았다는 분석도 있었으나, 실제로는 권 원내대표가 합당을 원치 않는 안 후보의 의중을 읽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었다.
   
   권 원내대표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사례도 있다. 그는 5일 국회 사무실에서 홍준표 의원을 신년 인사를 겸해서 만났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당시 홍 의원이 권 의원에게 “안 후보에게 꼭 전해달라. ‘2017년 대선 상황을 다시 만들 생각은 하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5월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의원과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 합계는 문재인 대통령보다 10% 포인트 앞질렀다. 홍 의원의 말은 ‘이번에는 반드시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홍준표-권은희의 만남은 홍 의원이 윤 후보를 뒤에서 도왔다는 의미와 함께 홍 의원이 권 원내대표를 안 후보 측근으로 인정했다는 측면도 보여줬다.
   
   권 의원이 주목받는 데에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안 후보의 성격도 한몫한다. 안 후보와 정치를 함께 한 이들은 안 후보의 단점으로 지나치게 거대 담론에 집착하고, 자신이 원하는 속내를 내비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과거 안 후보와 정치를 함께 했던 한 정치인은 최근 기자를 만나 “안 후보의 가장 큰 단점은 자신의 권력 의지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이야기하지 않아 힘들었다”고도 했다. 안 후보와 가까웠으나 지금은 멀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안 후보는 정치에서 조건을 주고 받는 것을 ‘구태’라고 여기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안 후보와 협상이 힘들다는 인식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안 후보의 성격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단일화 협상은 결국 측근인 권은희 원내대표와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화 실무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권 원내대표의 행보를 보면 실제 안 후보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권 원내대표는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공동정부론이나 아니면 더불어민주당이 그 전에 얘기했던 연립정부 등 모두 대통령제하에서는 제도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인상적인 언급을 했다. 과거 DJP연합처럼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안 후보는 국무총리를 맡아 차기를 노릴 것이라는 추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안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자주 언급하는 “단일화가 없다. 내가 나가야 이긴다”라는 발언과도 연결되는 흐름이다.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안철수의 대선 완주를 강조하는 권 원내대표의 발언이 단순히 몸값 올리기를 위한 포석인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일화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과거 단일화 협상의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의 입에는 계속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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