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서울 첫 민자 경전철 우이신설선 개통식에 참가해 열차에 탑승한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가운데) ⓒPhoto 뉴시스
2017년 9월 서울 첫 민자 경전철 우이신설선 개통식에 참가해 열차에 탑승한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가운데) ⓒPhoto 뉴시스

서울시가 파산위기에 몰린 ‘우이신설선’을 위해 6100억원가량을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동대문구 신설동 간 11.4km를 연결하는 서울 최초 민자(民資) 경전철로,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중인 지난 2017년 9월 개통했다. 하지만 개통 당시부터 부족한 수요에 전 구간을 지하로 뚫는 과도한 공사비 등으로 운영상 적지않은 어려움이 예상돼 왔다. 결국 개통 1년만인 지난 2018년말 자본잠식에 빠진 뒤, 파산위기에까지 내몰리자 서울시가 긴급자금을 수혈키로 한 것이다.

우이신설선에 수천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기로 하면서 박원순 전 시장의 ‘문화철도’ 실험도 4년여만에 실패로 끝나게 됐다. 박원순 전 시장은 경전철 개통 당시 우이신설선을 ‘문화철도’로 명명하고, 지하철 역사와 차량 내 상업광고를 배제하는 ‘문화실험’을 감행한 바 있다. 대개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은 원가보다 저렴한 운임수입을 보충하고 서민물가에 부담이 되는 요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상업광고를 유치해 일정부분 운영비를 조달해 왔다.

한데 박원순 전 시장은 우이신설선 역사 곳곳을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공간으로 개방하고 각종 전시회 등을 열어왔다. 대신 서울시는 우이신설선 개통 초기부터 상업광고 부족분에 대한 일종의 보조금을 민자 사업자 측에 지급해 왔다. 결국 이 같은 실험은 우이신설선 자체가 파산위기에 몰리면서 현재 중단된 상태다. 우이신설선 측은 “지난 4년간 여러분에게 행복을 전달한 문화예술의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우이신설문화예술철도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모든 전시가 종료됐다”는 ‘사업종료안내’를 ‘우이신설문화예술철도’ 홈페이지에 내건 상태다.

한편 우이신설선 회생을 위해 수천억원의 혈세를 투입키로 하면서 각종 구조조정 조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요금인상이 쉽지 않은 만큼 운영비 조달을 위한 상업광고 재개는 물론, 부대시설 이용극대화 조치도 예상된다.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에 있는 삼각산시민청도 구조조정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은 솔밭공원역 1,2번 출구와 직접 이어진 건물 2개동을 2018년 4월부터 소위 ‘시민소통공간’인 시민청으로 써왔는데 활용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근 주민은 “아무도 안찾는 시민청보다는 마트나 편의점으로 임대하면 훨씬 좋을 것”이라고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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