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라시아 2021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라시아 2021 포럼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제 앞 대통령들인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은 모두 권력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김영삼, 김대중도 돌아가실 뻔했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자신에 대한 국회 탄핵이 가결된 후 연세대에서 ‘리더십’ 특강을 하면서 발언한 대목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전직 대통령들은 권력에 목숨을 걸었던 인물들이다. 비전을 내건 창업가적 지도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제17대 대선부터 이런 인물들을 대체하는 새 현상들이 나타났다. 창업가적 지도자 세대가 아니라 ‘아바타’, 즉 기존 발광체에 기대어 빛을 발하는 ‘반사체’ 시대의 시작이다. ‘반사체’ 시대는 윤여준 전 장관 등 여러 전문가가 사용하는 용어다.

‘반사체’의 등장과 함께 대선에서는 ‘심판’도 새로운 화두가 되었다. 이전 정권의 무능과 몰락을 도마 위에 올려놓는 ‘과거 심판’이 상수가 된 것이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대통령 당선 프로세스가 그러했다. 국가의 새 비전과 콘텐츠를 제시하지 못하고 과거 지도자에 기대는 모습과 함께 과거 정권의 무능이 불러온 ‘회고형 투표’가 대선을 지배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3번의 대선을 관통하는 상수는 다시 강조컨대 ‘반사체’와 ‘과거 심판’이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노스탤지어(향수)와 정권 심판이 어우러졌다고 할 수 있다. 17대 대선에서는 야당 후보 경선이 곧 본선 결정이나 다름없었다. 이명박 후보의 당선에는 ‘정권 심판’과 ‘박정희 아바타’, 즉 박정희 흉내 내기가 상수였다. 그는 ‘잃어버린 10년’을 내걸었고, 경북 구미 박정희 생가를 방문해 선글라스를 낀 채 박정희를 흉내 냈다. 그가 내건 ‘747’(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강국 진입)은 박정희 시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새 시대 버전으로 이어받은 것에 불과하다. 민주국가의 ‘국가 비전’은 아니었다.

시대의 흐름에 역주행한 리더십

아이러니하게 이 같은 전술을 현재의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물려받고 있다. ‘555’(코스피지수 5000,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5대 경제강국 진입)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숫자 제시는 개발독재 시대의 전형적인 국민동원 전술이다. 이명박 후보(득표율 48.67%)는 여당 후보인 정동영 후보(26.14%)를 역대 대선 사상 가장 큰 격차인 530만표 차이로 이기고 당선되었다. 표차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MB 정권의 오만의 정치를 불러왔다.

2010년대 전후 전 세계에는 새 물결이 도래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1년 ‘인더스트리 4.0’, 즉 4차 산업혁명을 그랜드 플랜으로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에 기반해 신산업을 꽃피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 새 일자리, 경제 최강국이 되겠다는 목표였다. 이어 미국은 ‘AMP 2.0’, 중국은 ‘제조 2025’ 등 각자의 고유한 문패를 내걸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MB 정권은 ‘4대강 토건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런 흐름에 역주행했다. 지도자가 글로벌 트렌드를 공부하지 않아 시대에 뒤처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반사체’ 대결은 18대 대선에서 최고조에 이른다. 보수는 산업화의 기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후보를, 진보는 투쟁과 서민의 상징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문재인을 내세웠다. 필자가 2010년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율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에 대한 향수(53.5%)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24.4%), 노무현 전 대통령(16%)에 대한 지지가 당시 후보 지지율을 이끌어내는 주요 요소였다. 당시 상수는 전직 대통령 지지도였고, 오히려 후보 지지도는 변수였다. ‘박정희 vs 노무현’의 대리전은 박정희 딸의 승리로 끝났다.

이때부터 전직 대통령의 묘를 찾는 ‘묘소(참배)정치’가 본격화되었다. 연초, 서거 날, 명절 등 틈만 나면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찾는 이벤트가 성황리에 전개되었다. 세계 어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이현상이다. 김영삼·김대중·노무현 후보 때만 해도 묘소정치는 없었다. 그 시간에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이 어찌 보면 정상이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도 없고 유일하게 혈통을 강조하는 북한만 묘소정치를 하고 있다. 묘소정치는 강성 ‘빠’시즘을 알리는 예고편이기도 하다.

19대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당연히 과거 정권을 심판한 ‘탄핵’이 상수였고, 또 다른 상수인 ‘노무현의 비서실장’ 출신 문재인 후보가 당내 경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평가(55%)가 박정희 전 대통령(35%)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시대정신으로 점철된 대선들

제17~19대 대선에서는 어찌 보면 ‘반(反)시대정신(Anti-Zeitgeist)’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철학과 가치’가 내재된 국가 비전과 미래 전략이 송두리째 사라졌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17대 대선을 예로 들면 야권은 ‘후보의 여러 흠에도 불구하고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몰가치에 빠졌다. 여권의 정동영 후보는 ‘BBK’ 한 방에 몰입했다. 비전과 원칙이 없는 선거였고, 제대로 된 후보 검증도 사라졌다. 18대 대선에서도 중요한 후보 리더십, 즉 국정운영 능력인 ‘스테이트크래프트’는 따지지 않았다. ‘준비된 후보’들의 경쟁보다 진영 싸움만 치열했다. 제19대 대선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촛불 열기로 ‘적폐청산’이 시대정신이라고 믿었다. 과거 심판만 내세웠지 미래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했다. 마치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타났던 반동의 역사처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원칙과 가치’가 실종된 정치 문화가 득세하기 시작했다.

지난 20년간 보수와 진보는 10년씩 번갈아 집권했다. 하지만 새 시대는 오지 않았고 새 시대의 맏형도 없었다. 과거 심판에 기댄 ‘반사체 정치’는 대한민국을 세 가지 차원에서 후퇴시켰다. 먼저 증오와 정치보복이다. 17대 이명박 대통령은 전임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사법처리하지 않았어야 했다. 당시 보수 메이저신문의 모 주필은 “전직 대통령을 믿는다”면서 “고만해라”고 호소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같은 보수인 독일 헬무트 콜 총리를 본받아야 했다. 중도우파였던 콜은 정치적 ‘정적’인 중도좌파 빌리 브란트 총리를 오히려 ‘멘토’로 삼았다. 동방정책과 복지강화로 평화통일의 주역이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자문을 구하고 남북관계 ‘화해’와 양극화 해소에 집중했더라면 다른 역사가 만들어졌을 것이다.

둘째, 지도자의 무능과 독선, 증오와 정쟁의 대결에다가 코로나19 팬데믹까지 덮쳐 우리 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양극의 형태는 2가지로 나타난다. 우선 도약하는 ‘경제 강국 대한민국’에 대비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극단의 대한민국’이다. 전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빈국에서 경제 10대 강국, 기술 및 수출 강국, K문화 강국에 오른 대한민국을 말한다. 반면 후자는 세계 최악의 자살률, 초저출산, 최악의 청년실업, 지방소멸 등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이다. 이런 양극화의 최대 피해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청년세대다. ‘3포’(일·연애·결혼 포기) 현상이 이를 상징한다. 따라서 20대 대선에서 청년들인 MZ세대를 위한 공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는 ‘부족주의’다. 내로남불과 빠시즘 정치가 상징하는 이 둘은 이란성 쌍둥이다. 노빠, 이빠, 박빠, 문빠와 조국 사태 등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역설적이지만 결핍된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새삼 추구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미국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인기인 이유다. 내로남불에다가 반사체 정치와 ‘병풍 정치’(시니어·586 세력이 주도)까지 나타나 특정 집단이 국정을 주도하는 잘못된 문화를 낳았다. 문제해결 능력이 없는 집단이 ‘이익추구 집단’으로 변질돼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다시 말하건대 한국의 정치에서 시대정신을 담아내는 새 비전과 철학이 사라진 지 오래다. 반사체와 보복정치로 전직 대통령의 불운만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막스 베버는 ‘소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권력은 악마적 힘과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의 칼이 남을 벨 수도, 자신을 찌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권력의 칼을 함부로 휘두르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이다. 특히 제왕적 권력을 가진 우리 대통령에게는 금과옥조 같은 경구이다.

지난 20년의 이런 대선 역사는 이번 대선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이런 상호작용이 이번에는 어떻게 전개될까.

먼저 ‘반사체’ 정치 문화는 20대 각 정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반동’으로 나타났다. 정치적 경륜보다 여의도 밖의 ‘이방인’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의회 민주주의 경험이 없는 이재명이 이낙연을 이기고, 정치 신인 윤석열이 홍준표에 승리했다. ‘혼밥’과 소통 없는 반사체 정치가 ‘강한 리더십’을 요구하게 만든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둘째, 각 정치 진영 기득권 세력의 단합과 ‘이익 추구’가 더욱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시대정신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후보들은 검증 없이 공약을 마구 던지는 현상을 보인다. 기본소득, 탈모제 건보 적용, 여가부 폐지 등이 대표적이다. 포퓰리즘이 난무해 일부 국민들은 양당 후보 교체론까지 외치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부상하게 된 원인이다.

셋째, 지역주의와 철 지난 이념 등 패거리 진영 대결이 다시 심화하고 있다. 이는 승자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불러온 폐단이다. 언론사 한 중견 기자는 “이번 대선은 비전과 콘텐츠 경쟁이라는 덧셈이 아닌, 덜 뺏기기 싸움”이라면서 “기존 선거 문법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진단한다.

이번 대선이 대한민국 부활의 골든타임 좌우

이번 대선과 향후 5년이 대한민국이 부활하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하지만 이번 대선 양상을 보면 희망을 찾기 어렵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윤여준 전 장관은 “현 대선후보들이 4차 산업혁명, 미·중 패권 전쟁에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뉴노멀의 시대를 헤쳐갈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고 각론 수준의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필자는 ‘넥스트 프레지던트’라는 저서에서 현 대선후보들의 리더십을 ‘이재명은 인파이터’ ‘윤석열은 보스’ ‘안철수는 CEO’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 같은 리더십으로는 거대한 문명사적 ‘퍼펙트 스톰’에 대처할 역량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유력 후보의 비호감도가 68%)가 높아져 역대 최악의 선거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선거 무관심층이나 포기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결과 ‘집토끼 싸움’으로 가면 더욱 패거리, 진영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미래 비전과 콘텐츠를 둘러싼 토론과 합의는 어렵게 된다. 선거가 비전을 두고 경쟁하는 ‘유권자 축제’여야 하는데 지역과 ‘빠시즘’ 격돌의 장이 되고 있다. 게다가 후보들과 정치권이 성(性)과 세대 대결까지 부추기는 형국이다.

세계는 다시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과 이에 대한 도전과 응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다가 기후위기, 4차 산업혁명, 미·중 경제 패권 전쟁 등 거대한 메가트렌드가 한반도 상공에서 맞붙고 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20대 대선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지난 30년 동안의 7번 대선 분석에서 얻은 시사점은 먼저 ‘뭉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가 상수였다. 이어 시대정신을 잡고 비전과 콘텐츠를 제시하면서 이에 걸맞은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이는 대통령 후보의 고유한 ‘아우라’, 즉 대통령 ‘깜’인지를 말한다. 여기에는 TV 토론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선거는 타깃층에 대한 문제의식 분석과 정확한 해결방안 제시가 관건이다. 이를 ‘마이크로 타기팅’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과 함께 승리를 낚아챈 빌 클린턴 후보의 승리 전략이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20대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시대정신은 국내외 위기와 맞물릴 수밖에 없다. 즉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미·중 패권 전쟁 등 글로벌 위기와 더불어 양극화, 최악 자살, 청년 실업률, 최저 성장, 초저출산 등 국내 위기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대개척’과 ‘상생’이 중요하다.

시대의 대전환은 현상 진단이지 이를 극복하는 시대정신은 아니다. 상생은 증오와 복수의 정치를 끝내고 정책과 공약으로 상호연대 혹은 연합정치를 하자는 걸 의미한다. 그나마 ‘반쪽’ 성공을 달성했다고 평가받는 김대중·김종필·박태준의 ‘DJP 연합’과 독일 메르켈 정부의 중도우파(CDU)·중도좌파(SPD) 대연정을 들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중반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대연정’을 제안했으나 ‘나쁜 대통령’이라는 비난만 들었다. 그가 임기 초에 대연정을 제안했고 박근혜 대표가 이를 받았다면 두 지도자의 운명도, 우리 역사도 다르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정치적 악연은 기묘하게 얽혀 대한민국을 더욱 위기로 몰고 있다. 이명박의 보복정치가 노무현의 죽음으로, 선거에 이겼던 박근혜의 탄핵으로 이어졌다. 이는 다시 선거에 한 번 졌던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이명박과 박근혜를 감방으로 보냈다. 20대 대선을 계기로 이 지긋지긋한 악순환을 끝장내야 한다. 기득권을 움켜쥔 소수 측근만 제외하고 대통령 자신뿐 아니라 다수 국민들이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여권의 전략가이자 한 중진 정치인은 “대통합을 내세우고 가치를 추구하는 후보가 이번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한민국호의 뱃머리를 돌리라는 것이다. 어느 후보가 먼저 담대하게 ‘정치보복은 없다’고 선언하면 승리의 여신이 화답할 수 있다.

상생과 함께 또 다른 시대정신은 ‘뉴 코리아’로 가는 새판 짜기다. 청년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 지방의 상향 발전, 부동산 문제 해소, 북핵 해결 등을 이룰 수 있는 새판을 짜야 한다. 분열과 증오, 진영과 복수의 정치를 끝장내고 통합과 상생으로 미래로 전진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독일은 상생의 정치를 통해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왔다. 우리 국민들도 김성식 전 의원,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물결) 등 진영에 속해 있지 않은 세력에 과감한 ‘정책 연대’를 제안하는 상생의 리더십을 보고 싶어 한다. 나아가 담대하게 반대 진영에 ‘대연정’을 제안하는 용기도 보고 싶어 한다. 무책임한 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장내고 ‘독일식 총리민주주의’(내각제)로 가는 교두보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심과 타깃층의 희망과 기대를 빅데이터, 인공지능으로 도출하고 이에 부응하는 공약을 제시하는 쪽이 유리하다. 더 중요한 것은 ‘철학과 원칙’이다. 아니면 권모술수와 포퓰리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 국민은 잘못된 대통령들의 역사를 끊어내고 새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는 담대한 리더를 원한다. 20대 선거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세 가지 유형의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최악은 ‘퍼주기 포퓰리즘’과 복수의 정치로 점철된 베네수엘라형이다. 차악은 버블과 고립의 일본형 ‘잃어버린 20년’의 시대다. 이 둘이 아니라면 상생과 전진을 담은 독일처럼 미래로 ‘궐기’할 수도 있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합리적 지성을 믿는다.

기고 : 김택환 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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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환 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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