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선일보 주말매거진에서 보도된 철봉 특집기사를 읽고 “어, 철봉 한 지가 꽤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철봉으로 팔과 어깨 힘을 단련할 마음을 굳게 먹었다. 누구나 그렇지만 나 또한 나이 들어 드라이버 비거리가 줄어드는 게 걱정거리다. 장타력을 위해 어떻게 하면 간단히 근력을 키울까 궁리하던 차에 ‘철봉 운동’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헬스클럽 등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 당연히 파워가 길러지지만 일상에 바쁜 이들에게는 언감생심. 그래서 집 근처에서 나홀로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맨몸운동이 최근의 대세다.

그 맨몸운동의 꽃이 철봉을 이용한 턱걸이다. 그야말로 땡전 한 푼 안 들이는 가장 경제적인 단련법이다. 그렇지만 실천이 어려웠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철봉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7월 말 집에서 10분 거리의 대학교를 찾아 운동장에 있는 철봉에 매달렸다. “아이구~” 10여년 만의 철봉 매달리기이니 신음 소리가 절로 나왔고 5초도 버티기 힘들었다. 그래도 억지로 네댓 번 매달렸다. 당연히 턱걸이 1회도 하지 못했다. 나흘 동안 가서 매달리니 겨우 1회를 할 수 있었다.

턱걸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전신운동이기 때문이다. 주요 타깃은 등근육이지만 팔목, 어깨, 허리 등 신체 거의 모든 부분이 강해진다. 등, 복부, 엉덩이, 골반 근육을 통틀어 코어 근육이라 하는데 코어 근육에서 신체의 모든 움직임이 시작된다. 코어 근육을 짧은 시간에 단련하는 데는 턱걸이만 한 게 없다.

누구나 처음엔 한 번 하기도 힘들지만 버틸 수 있을 때까지 그냥 매달리기만 해도 된다. 버티면 버틸수록 근육은 찢기고, 아물고, 또 부풀다가 딴딴해지는 것. 전완근, 상완이두근 등이 추가로 작용하니 환상적인 전신운동이다. 모든 운동의 효과는 40~50일 후에 나타나므로 일주일간 턱걸이 몇 번 했다고 드라이버 비거리가 늘어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한 달 이상 꾸준히 하면 10~20m는 더 날려 동반자들이 눈을 휘둥그레 뜰 건 틀림없다.

철봉 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면 아파트나 동네 놀이터의 매달릴 수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하면 된다. 운동 효과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철봉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 턱걸이가 귀찮다면? 집안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팔굽혀펴기(푸시업)를 권한다. 푸시업은 턱걸이처럼 끌어올리는 동작은 못 하지만, 장타력의 핵심인 코어 근육을 키우는 데 안성맞춤이다. 손목, 팔꿈치, 어깨, 허리힘이 덩달아 강해진다.

올해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 입문한 박성현(24)은 1회 최대 150개나 하는 푸시업을 바탕으로 평균 270야드(약 247m)의 장타를 날려 데뷔 첫승을 메이저 승리(US여자 오픈)로 장식했다. 골프뿐 아니라 모든 종목 선수들의 겨울 훈련 단골 메뉴는 푸시업이다. 푸시업은 한 번에 많이 하는 것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횟수를 3회 이상 반복하는 게 근육 키우기에 도움이 된다. 골퍼라면 남자든, 여자든 강하고 멀리 보내는 게 꿈이다. 그렇지만 노력 없이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턱걸이? 푸시업? 둘 중 하나를 지금 당장 선택하자.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전 스포츠조선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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