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힘 빼는 데 3년, 고개 들지 않는 데 3년.” 초보자 때 고수들로부터 흔히 듣는 소리다. 3년이면 어깨 힘 빠지고, 헤드업이 고쳐질까? 천만의 말씀. 구력 20년이 넘은 이들도 여전히 악습을 고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한다. “허허, 또 머리를 들었네~” “어깨 힘이 왜 안 빠져~”라는 탄식은 오늘도, 내일도 골프장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간단한 해결책이 없을까?

프로들은 라운드 직전 연습 때 어깨 힘을 빼기 위해 ‘스윙 웨이트 링’을 즐겨 사용한다. 어깨 힘을 빼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지만 아마추어로서는 링을 갖고 다니고, 또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링을 대신할 수 있는 스트레칭 비결을 소개한다.

먼저, 5분가량 맨손체조로 몸을 가볍게 한 뒤 제자리에 선다. 양팔을 힘껏 들어올린 후 손을 땅바닥에 가볍게 뿌린다. 이 동작을 서른 번쯤 하고 나면 어깨가 아주 가벼워짐을 느낀다. 다음은 스윙 웨이트 링 사용 대체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언 채 두 개를 들고 큰 원을 그리며 머리 양옆을 돌리면 어깨 힘이 순간적으로 빠진다. 티샷 직전, 어깨를 여러 번 들썩인 후 양손으로 달걀을 쥐듯이 가볍게 그립을 잡으면 왠지 모르게 어깨 힘이 빠지는 느낌이 온다. 또 프로 선수들은 80%의 힘으로 샷을 한다는 걸 상기하면 도움이 된다.

다른 체험은, 돌멩이나 야구공을 어깨에 힘을 주고 세게 던져 보는 것. 세게 던진다고 똑바로, 강하게 날아가지 않는다는 걸 절감하게 된다. 복싱할 때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 펀치가 오히려 약해진다. 골프 샷도 마찬가지다. 세게 칠수록 정확성이나 비거리는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인생살이에서 교만(어깨 힘주기)하면 성공하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헤드업은 아마추어라면 수시로 저지르는 잘못된 습관이다. “이번만은 헤드업 안 한다!”고 작심하며 조심을 해보지만 한두 홀 지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우선, 본래의 어드레스 자세에서 오른쪽으로 5도를 기울여 보라.(오른손잡이의 경우) 그러면 머리를 들지 않게 돼 공이 더 높이 뜨며 멀리 갈 수 있다. 다음으로는 티샷 전, 춘향이가 목에 칼 찬 것을 연상해 보시라. 그러면 고개 돌리기가 힘들어진다. 칼이 목에 들어오도록 고개를 돌릴 순 없지 않은가? 거울을 보면서 빈 스윙을 반복 연습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지나치게 팔로 스로를 신경 쓰는 것은 금물이다.

또 다른 팁(tip)은, 오른쪽 엉덩이의 힘으로 ‘발사’를 해보는 것. 고개가 돌아갈 리가 없다. ‘어깨 힘 빼기’는 골프뿐 아니라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큰 교훈이 된다. 최근 우에하라 하루오의 ‘힘빼기 기술’이라는 책이 큰 공감을 얻고 있는데, “빨리, 잘, 열심히”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힘 빼는 기술은 더하고 밀어붙이기만 해서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밀어붙이기와 빼고 물러서는 것을 균형 있게 유지하면 상생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매사에 겸손하면 많은 것을 얻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어깨 힘 빼기, 고개 들지 말기’에서 터득하면 꿩 먹고 알 먹기가 아닐까.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전 스포츠조선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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