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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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 이상하네. 7번으로 140m는 나가는데, 왜 이렇게 거리가 안 맞는 거지….”

아이언 샷을 제대로 잘한 것 같은데도 거리가 짧으면 주말 골퍼들은 대개 이렇게 푸념한다. 평소 거리를 기준으로 클럽을 선택했는데 ‘오늘 참 이상하게’ 짧게 간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김지현(27·한화큐셀)은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아이언을 가장 잘 치는 선수로 꼽혔다. 드로(draw·왼쪽으로 살짝 휘는 샷) 구질인데도 탄도가 높고 스핀 양도 많아 단단한 그린에서도 공을 잘 세운다. 아이언 샷의 정확도를 따져볼 수 있는 그린 적중률 1위(79.46%)였다. 지난해 그가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을 시작으로 3승을 할 수 있었던 비결도 고성능 미사일처럼 홀을 공략할 수 있는 아이언 덕분이었다. 올 시즌에도 이미 1승을 추가했다.

이런 김지현이 주말 골퍼들의 생각과는 정반대 이야기를 했다. “프로암에서 만나는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공이 가장 잘 맞았을 때를 기준으로 자신의 거리를 생각하세요. 프로들도 100점짜리 샷을 계속해서 할 수는 없어요. 그런 점이 프로들과 가장 큰 차이 같아요. 프로들은 평균 거리를 따지죠. 100번 정도 샷을 해서 나온 평균값 같은 거리요.”

주말골퍼들 농담처럼 ‘어잘공(어쩌다 잘 맞은 공)’의 거리를 자신의 클럽 거리로 삼을 때 문제점들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7번 아이언으로 평균 130m 정도를 보낼 수 있는 골퍼가 자신의 거리를 140m로 생각한다고 하자. 그러면 공이 가장 잘 맞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풀 스윙을 하게 된다. 정확성이 떨어져 뒤땅을 치거나 공을 얇게 치는 결과를 빚어내기도 한다. 140m는 고사하고 100m도 제대로 보내지 못한다.

‘아이언의 여왕’ 김지현이 들려주는 아이언 샷 비결은 이런 문제를 거꾸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우선 자신의 정확한 클럽별 평균 거리를 만든다. 김지현은 피칭 웨지로 100m(비거리 기준)를 보내는 것을 기준으로 4번 아이언까지 10m 간격으로 클럽을 선택한다. 김지현은 4분의 3 스윙을 기준으로 클럽 거리를 정하는 게 좋다고 강력 추천했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복 가능해야 한다는 거예요. 특히 홀을 겨냥해 치는 아이언은 꾸준히 일정한 거리를 보내는 게 핵심이에요.”

4분의 3 스윙에 60% 정도의 힘으로 공을 툭툭 맞힌다는 생각으로 칠 때 나오는 평균 거리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심리적 부담도 덜 수 있다고 한다. 공을 정확하게 맞히는 데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7번 아이언으로는 짧고 6번 아이언으로는 긴 거리가 남았을 때는 어떻게 할까? 김지현은 “6번 아이언을 선택해 1.5㎝ 정도 클럽을 짧게 쥐고 가볍게 스윙한다”고 답했다.

주말 골퍼들도 프로선수처럼 멋진 드로나 페이드(fade·오른쪽으로 살짝 휘는 샷) 구질을 갖고 싶어한다. 김지현은 사람마다 ‘타고난 구질’이 있다고 했다.

“자신의 체형과 골프를 치는 스타일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구질이 있어요. 그걸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힘만 들고 실수가 많아져요.”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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