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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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골퍼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많은 분들이 장타를 치고 싶다고 하세요. 딱 두 가지만 생각하시면 되죠. 어드레스 때 힘을 쭉 빼시면 발바닥에만 힘이 느껴져요. 그런 상태로 제로(0)의 힘으로 백스윙을 했다가 왼발로 호두를 밟아 깬다는 느낌으로 체중이동을 하면서 헤드 무게로만 탁 치는 겁니다.”

‘레슨계의 대가’라 불리는 임진한(61) ㈜에이지슈터 대표의 설명은 알기 쉽고 머리에 잘 남는다. 이론 대신 느낌을 전달하는 게 그의 방식이다. 임 대표는 “드라이버 스윙이라 해도 2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며 “동물적인 감각으로 칠 수 있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궁금증이 생겼다. ‘트릭이 아니라면 어떻게 한두 번 스윙하는 것만 보고도 문제점을 파악해서 즉석에서 해결해주는 걸까?’

그는 1977년 최상호 등과 함께 프로에 입문해 국내에서 8승, 일본에서 3승을 거뒀다. “스윙은 괜찮은데 쇼트 퍼팅이 단점이어서 더 우승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도자와 TV 레슨으로 더 유명해졌다. 41세이던 1996년부터 ‘임진한 골프 트레이닝센터’를 열어 많은 제자를 길렀다. 허석호, 양용은, 박인비 남편 남기협이 1기생이었다.

순식간에 해결책을 찾아주는 ‘원스톱 레슨’은 이렇게 터득했다고 한다. “20년 넘게 프로부터 초보 골퍼까지, 어린이부터 나이 드신 분까지, 가정주부부터 사업가까지 다양한 골퍼를 가르치다 보니 그 사람 직업과 상황에 맞는 레슨과 표현력을 기를 수 있었어요.” 최근 그가 나온 SBS 골프레슨 프로그램 ‘터닝 포인트’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 못지않은 시청률이 나왔던 것도 이런 대중성 덕분인 듯했다.

그가 꼽는 주말 골퍼의 대표적인 3가지 문제점은 이렇다. ①헤드 무게를 느끼지 못한다. ②어드레스 때 팔과 어깨 등에 잔뜩 힘이 들어간다. ③공을 띄우려는 마음에 피니시 때 오른발에 체중이 남는다. 해법은 ‘골프는 회전운동’이라는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임 대표의 설명이다. “장타를 치려면 먼저 헤드 무게를 느끼고 상체에 힘을 빼야 해요. 프로도 멀리 치려면 어드레스 때 발로 지면을 밟았다 뛰었다 하면서 상체의 힘, 손의 힘을 발바닥으로 떨어뜨려요. 그런데 아마추어는 친구 힘까지 빌려서 200% 힘으로 치려고 하죠. 그리고 골프란 운동이 머리와 척추뼈를 중심으로 통닭구이처럼 뺑뺑 도는 운동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운동을 평소에 전혀 안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겁니다.”

그는 맨손운동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어드레스를 하고 양손 주먹을 위아래로 붙여 가슴 앞에 두고 백스윙 회전, 팔로 스루 회전을 따로따로 해보는 거예요. 100번, 200번, 300번 하면 안 돌던 몸통이 회전이 되고 힘이 빠져요. 특히 어드레스에서 바로 피니시 동작을 하는 운동을 많이 해보세요. 그러면 오른발에 체중이 남는 동작이 싹 없어져요.”

레슨을 받을 땐 신나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레슨을 받고 그냥 있으면 90%는 잊어버려요. 꼭 숙제를 받아야 해요. 맨손으로 하는 몸통 회전, 벽에 머리를 댄 채 스윙하는 연습 등등 느낌을 살아있게 하는 숙제를 꾸준히 하면 결국 필드에서도 자기 것이 됩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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