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훈이 지난 5월 12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 GC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넬슨 최종라운드에서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photo 뉴시스
강성훈이 지난 5월 12일 미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 GC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넬슨 최종라운드에서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photo 뉴시스

드라이버 샷을 10야드만 더 멀리 보내도 골프는 훨씬 쉬워진다. 두 번째 샷을 하는 부담이 줄어들고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럼 50야드를 더 보낼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강성훈(32)의 경우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활약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이 됐다.

강성훈은 지난 5월 12일(현지시각) PGA 투어 AT&T 바이런넬슨대회에서 우승하며 142만2000달러(약 17억원)를 상금으로 받았다.

2006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뛰던 당시 강성훈은 세게 치면 280야드의 드라이버 샷을 날릴 수 있었다. 지금은 330야드까지 보낼 수 있다. 강성훈은 173㎝, 77㎏이다. 키는 크지 않은데 다부진 몸매여서 작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혈기왕성한 20대 시절보다 30대 들어 거리가 더 늘어난 비결이 있을까? 강성훈은 이렇게 설명했다. “그전에는 몸을 사용할 줄 몰라서 팔로만 쳤다. 아무리 세게 친다고 생각해도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몸통 회전을 이용해서 스윙한다. 원래 몸에 있던 스피드를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강성훈은 2단계에 걸쳐 비거리가 늘었다. 2009년 미국에서 만난 새 코치가 바로 몸통 회전의 중요성과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280야드에서 315야드로 35야드가 늘었다.

2015년 여름, 코치를 한 번 더 바꾸었다. 강성훈은 “헤드 스피드가 빨라도 드라이버 샷이 다운 스윙 중에 맞으면 붕 떴다가 힘없이 떨어진다. 새 코치와는 같은 스피드로 쳐도 공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샷의 탄도를 바꾸었다”고 했다. 비거리를 결정하는 3요소는 클럽 스피드, 공의 발사각도(론치 앵글), 스핀양이 꼽힌다.

강성훈은 드라이버의 경우 공을 5~6도 올려치는 상향 타격을 해 공의 발사각도가 14.5도가 되도록 한다. 이 각도로 공을 정확하게 스위트 스폿에 맞힐 경우 스핀양은 2100rpm 정도를 유지하게 된다. 공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멀리멀리 날아간다. 이렇게 공의 탄도와 스핀양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15야드를 더 늘릴 수 있었다. 강하게 치면 330야드를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예전엔 300야드 지점에 벙커가 있으면 피해 갔는데 이젠 넘겨 친다. 그 차이가 더 다양한 경기 전략을 짤 수 있게 해준다.

꾸준히 공을 잘 치기 위해서는 그럴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 요즘은 시즌 중에도 일주일에 두 번씩 1시간가량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월요일에는 역기를 드는 웨이트 리프트 등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하는데 다음날 아파서 다른 운동을 못할 정도로 한다.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하는 운동은 월요일에 비해 무게를 70% 정도로 가볍게 한다.”

그는 올해는 한 주도 운동을 빼놓지 않았다. 우승한 다음날에도 했다고 한다.

강성훈은 “샷 연습은 대회를 앞두고 게임 플랜을 미리 짜서 연습한다. 코스에 따라 자주 구사해야 하는 샷을 충분히 익혀 놓는다. 이렇게 절약한 시간을 대회 기간 웨이트 트레이닝에 사용한다”고 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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