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3번 우드를 칠 때 공을 쓸고 지나간다는 느낌으로 친다. ⓒphoto 뉴시스
최경주는 3번 우드를 칠 때 공을 쓸고 지나간다는 느낌으로 친다. ⓒphoto 뉴시스

우드는 빗자루 쓸 듯 쓸어 쳐야 할까, 아이언처럼 찍어 쳐야 할까? 우드샷에 자신 없는 주말골퍼들의 단골 질문이다. 도대체 우드는 어떻게 쳐야 하느냐는 의문이기도 하다. 아이언과 비교하면 클럽 길이가 길고 헤드도 커서 비거리 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지만, 골프 초보자는 다루기 어려운 클럽이 우드이다.

최경주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우문현답(愚問賢答)이 돌아왔다.

“클럽 자체의 디자인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쓸어 친다, 박아 친다’라는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클럽의 특성을 고려해 스윙해야 한다는 게 답이 될 것 같아요.”

무슨 뜻일까?

“우드는 헤드 바닥(솔)이 넓지 않습니까? 솔이 넓은 클럽을 찍어 치려고 하면 다른 동작이 들어가겠죠. 달라지는 각도와 임팩트로 모션, 앵글 그리고 손의 동작이 달라지기 때문에 분명히 잘못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언은 우리가 찍어 치려고 해서 찍어 치는 것이 아니라 클럽 자체, 디자인 자체가 그렇게 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드도 쓸어 치는 감각보다는 살짝 찍어 치는 게 거리 손해가 없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드라이버샷과 비교하면 맞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드라이버는 클럽 헤드가 올라가면서 볼을 때리는 어퍼블로샷일 때 가장 효과적으로 비거리가 난다. 하지만 페어웨이에서 우드샷을 할 때는 바닥에 있는 볼을 치기 때문에 드라이버와 같은 상향 타격을 해서는 제대로 공을 맞힐 수 없다. 그래서 다운블로와 같은 샷 감각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볼부터 맞히기 위해서는 클럽 헤드가 공 뒤에 있는 잔디부터 쓸면서 지나가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우드를 아이언처럼 가파르게 찍어 치면 공이 붕 떴다가 얼마 나가지 않게 되거나 뒤땅을 치게 된다. 우드로 제 거리를 내기 위해서는 클럽 헤드가 볼부터 치고 나가면서도 임팩트 후 길게 뻗어지는 폴로 스루를 해줘야 한다. 결국 우드는 우드처럼 쳐야 한다는 이야기다.

우드가 치기 어려운 건 심리적 요인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언보다 긴 클럽인 우드를 잡는 순간 거리를 더 내야 한다는 부담으로 자신도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가게 된다. 한 번 실수하면 어깨에 더욱 힘이 들어가서 또 다른 실수로 이어진다. 볼을 띄우겠다는 마음이 앞서다 보니 클럽을 일찍 들어 올려 탑볼이 나기 쉽고, 또 긴 클럽인데도 아이언처럼 치다 보면 손목이 일찍 풀려 뒤땅을 치기 싶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우드를 잘 칠 수 있는 것일까?

최경주는 “클럽을 잘 다루려면 역시 그 디자인에 따라 스윙해줘야 합니다. 우드는 클럽 헤드도 크고 샤프트도 길어서 정확히 볼만 맞힌다면 아이언보다 훨씬 긴 비거리를 얻을 수 있어요. 아이언보다 더 힘을 빼고 더 천천히 친다고 생각하세요.” 임팩트가 이뤄질 때까지 머리 위치를 고정하고 몸이 덤비지 않으면 공도 제대로 띄울 수 있다.

우드를 칠 때 최경주는 어떤 감각일까? “3번 우드는 공을 쓸고 지나간다는 느낌이 더 강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쓴다고 해서 밀어 친다는 것은 아니에요. 임팩트는 제대로 해줘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클럽은 디자인대로 칠 때 가장 효과를 발휘합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최경주의 스페셜 레슨’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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