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파5홀에서 3온 전략을 펼 때는 95야드 거리에 공을 갖다 놓는다. ⓒphoto 던롭스포츠 코리아
최경주는 파5홀에서 3온 전략을 펼 때는 95야드 거리에 공을 갖다 놓는다. ⓒphoto 던롭스포츠 코리아

메이저대회 최다승(18승) 기록을 지닌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코스 매니지먼트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파했다.

“많은 사람이 코스에 나가 공을 치면서도 어떻게 매니지먼트를 하는 건지 알지 못한다. 나는 공이 잘 안 맞을 때 거둔 우승 횟수가 공이 잘 맞을 때 이룬 우승과 비슷하다. 공이 잘 맞을 때 멋진 라운드를 하는 것보다 공이 잘 안 맞을 때 좋은 라운드를 하는 것을 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곱씹어보면 참 무서운 이야기다. 매일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어도 스코어에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쪽에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골프는 전장 6000~7000야드에 이르는 자연 속에서 경기한다. 바람, 기온, 잔디, 해저드, 벙커 등 다양한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며 매번 샷을 선택해야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고위험 고수익)’의 공격을 선택할 것인지, 때가 오기를 기다리며 수비적으로 경기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결국 코스 매니지먼트는 선택이다. 짧은 아이언샷을 1m 단위로 정확하게 칠 수 있는 프로골퍼라면 결국 코스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 전술을 얼마나 잘 준비하는지에 우승이 달렸다.

그럼 샷의 정확성은 떨어지고 매번 처음 가보는 코스에서 치는 주말골퍼에게는 어떤 코스 매니지먼트가 가능할까? 최경주는 이렇게 말했다. “코스 매니지먼트에는 사실 전제조건이 있어요. 어떤 클럽으로 공을 어느 정도의 거리에 얼마나 똑바로 보낼 수 있는지 자신의 샷 능력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사실 매니지먼트라는 표현은 안 맞습니다. 다음 샷을 치기 위한 레이업이라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매니지먼트는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클럽으로 하는 거예요. 아이언 5번으로 200야드 보내는 걸 기준으로 하는데 어떤 때는 210야드가 가고 어떤 때는 190야드도 안 간다고 하면 벌써 매니지먼트를 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가장 자신 있고 좋아하는 어프로치샷 거리를 갖는 게 코스 매니지먼트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최경주는 강조했다. 100야드 혹은 80야드 거리에서는 백발백중이라는 자신감만 있다면 그 거리를 기준으로 경기를 풀어가면 된다는 것이다. 어떤 클럽을 잡건 무작정 멀리 치려고만 한다면 스코어가 줄지 않는다.

최경주의 설명이다. “파5홀을 예로 들어 볼게요. 저는 투온이 힘든 파5홀에서는 아이언으로 거리를 잘라가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리 95야드에 갖다 놓습니다. 그 지점에서는 거의 버디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죠. 투온이 가능할 것도 같긴 한데 애매한 파5홀이라면 차라리 벙커를 향해서 쏩니다. 그린을 노리다 러프에 들어가면 파를 지키기도 어렵거든요. 벙커에서는 웬만하면 버디로 연결할 수 있으니까요.”

코스 매니지먼트는 이렇게 자신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할 수 있는 곳으로 공을 몰고 다니는 것이다. 정상급 선수일수록 자신 없는 곳에서 확률이 떨어지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선 언제든 자신 있게 칠 수 있는 ‘절대거리’를 가져야 한다. 기본은 100야드 안팎 어프로치샷부터 시작하자.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최경주의 스페셜 레슨’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민학수 조선일보 스포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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