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photo 뉴시스
지난 6월 9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photo 뉴시스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2300포인트를 지켜내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코스피지수가 2304.03포인트까지 오르며 2300포인트 선을 돌파한 후 한 달이 지났지만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허탈한 탄식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2017년 강세장에 올라타 수익을 쓸어 담고 있는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들이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주식들을 주로 사들이는, 이른바 반대투자를 하다 강세장임에도 불구하고 수익률 추락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활활 타오른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만큼은 오르는 지수가 그저 야속한 상황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2017년 주식시장은 아직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다. 남은 6개월여, 수익을 조금이나마 더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상반기 저조했던 수익률을 조금이나마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한 소리겠지만 우선은 더 이상 수익률을 까먹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겠다고 나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수익률 추락을 막는 것만큼 투자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017년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수익률 까먹기를 피해갈 수 있는 투자법이란 게 있을까. 주식 투자에 정답은 없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참고할 사항은 있다. 투자자에게 최소한의 수익을 반드시 보장해주는 주식이 있다면 수익률 추락을 조금은 피해갈 수 있을 가능성 역시 커진다.

배당 못 받으면 다음 번으로 이월

실제 이런 주식이 있다.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로부터 최소한의 수익을 반드시 보장받는 주식이 한국 주식시장에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다. 바로 ‘신형우선주’라는 주식이다. 흔히 기업이 발행하는 주식으로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생각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발행한 주식 중 보통주는 ‘의결권’이 부여된 주식을 말한다.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또는 투자자)라면 주주총회 등에 참석해 각종 안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특히 주요 경영 사안들에 대한 찬반 표결에 참여할 수 있다. 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주식이 바로 보통주다.

이에 반해 우선주는 의결권이 부여되지 않은 주식이다. 우선주를 갖고 있는 사람 역시 주주이기는 하지만 보통주와 달리 기업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찬반 표결 같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장점이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률(금)을 조금 더 준다. 또 기업이 해산하게 될 경우 가치평가 등을 통해 남은 재산을 배분할 때 다른 주식에 비해 우선적 권리를 갖는다.

그런데 보통주보다 배당금을 조금 더 가져갈 수 있는 우선주도 조금 더 세분화해 투자할 수 있다. 기업들이 발행한 우선주는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가장 흔한 것이 주식시장에서 통상적으로 불리는 ‘우선주’다. 구분을 위해 ‘구형우선주’로 언급되기도 한다. 앞서 말한 보통주보다 조금 더 많은 배당이 책정되는 우선주다.

이것과 구분되는 우선주도 있는데 바로 ‘신형우선주’다. 신형우선주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경우라도 주주에게 지급하는 최소한의 배당률이 미리 정해져 있는 우선주다. 마치 미리 고객에게 주는 이자율이 정해져 있는 은행들의 ‘정기예금’처럼 신형우선주도 기업이 주주들에게 ‘매년 최소한 어느 정도의 배당금을 반드시 주겠다’고 약속한다. 미래에 최소한의 배당을 약속하기 때문에 기업은 신형우선주 보유 주주에게 반드시 약속된 배당 혹은 그 이상을 줘야 한다. 기업 사정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형우선주에 부여된 배당금 지급 의무는 다음 번 배당금 지급 때로 이월된다. 이렇게 배당 지급 의무가 이월되면 미리 정해진 신형우선주 배당률보다 최소 두 배의 배당을 반드시 줘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주주에게 줄 최소한의 배당률을 3%로 미리 보장해준 신형우선주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배당을 결정할 때 회사는 신형우선주에 대해서는 배당률을 3%부터 책정할 수 있다. 즉 배당률이 3% 이하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또 이렇게 3%로 정해진 최소한의 배당을 올해 실시하지 못하면 이 배당은 이월돼 다음 번 배당 결정 시 최소 6%의 배당을 보장해줘야 한다.

신형우선주에는 최소한의 배당률만 보장된 것이 아니다. 기업이 보통주를 증자할 때 참여할 수 있게 해주거나, 일정 기간 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등 일반적인 우선주에는 없는 우대조건들을 보장해주는 다른 형태의 신형우선주도 있다. 이런 신형우선주는 1995년 상법 개정을 통해 발행이 가능해졌고, 실제 1996년 신형우선주가 실제로 등장했다.

수많은 우선주들 속에서 신형우선주를 어떻게 찾아낼까. 간단하다.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기업명 뒤에 ‘우’라는 한글 표시를 한다. 이렇게 표시된 우선주 뒤에 알파벳 ‘B’ 자가 추가된 것이 바로 신형우선주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기업 주식으로 예를 들어 보자. 두산그룹의 핵심기업으로 두산이 있다. 이 회사가 발행한 보통주는 주식시장에서 ‘두산’으로 표시되고 우선주는 ‘두산우’로 표시되는데, 신형우선주는 앞서 말한 대로 B를 붙여 ‘두산2우B’로 표시한다.

현대차·흥국화재, 보통주보다 상승률 높아

그렇다면 2017년 주식시장에서 신형우선주들의 성적표는 어떨까. 현재 상장돼 주식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신형우선주는 20여 종목이다. 현대자동차, 한화, 대한제당, 삼성물산, 대신증권, 성신양회, 넥센타이어, 두산, 흥국화재, 하이트진로, 동양, 대교, 유유제약 등이 주식시장에 신형우선주를 상장시킨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현대자동차의 대표적 신형우선주는 현대차2우B다. 2016년 12월 29일 폐장 당시 9만9400원이던 주가가 지난 6월 14일에는 지난해 말 대비 21.73%가 상승한 12만1000원까지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보통주는 14만6000원에서 16만9000원이 됐다. 주가상승률이 15.75%에 불과했다. 즉 현대자동차 신형우선주의 주가상승률이 보통주보다 5.98%포인트나 높았다. 6월 21일 현재 현대차2우B의 주가는 11만4000원이다.

흥국화재2우B라는 신형우선주를 발행한 흥국화재를 보자. 흥국화재2우B의 주가는 지난해 말 1만6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것이 지난 6월 14일 2만5500원으로 뛰어올랐다. 올해 주가상승률이 무려 57.41%에 이른다. 같은 기간 흥국화재 보통주는 3705원에서 4925원이 됐다. 이 기간 주가상승률이 32.93%에 육박한다. 매우 높은 상승률이기는 하지만 신형우선주의 주가상승률이 무려 24.48%포인트나 높은 상황이다. 6월 21일 현재 흥국화재2우B의 주가는 2만3100원이다.

유유제약의 신형우선주는 유유제약2우B다. 2016년 12월 29일 1만2500원이던 주가가 지난 6월 14일에는 1만7800원이 됐다. 올해 주가상승률이 42.4%에 이른다. 6월 21일 현재 주가는 1만7300원이다. 대표적인 설탕기업 대한제당도 대한제당3우B라는 신형우선주를 상장시켰다. 2016년 12월 29일 주식시장 폐장 때 주가가 2만550원이었는데 지난 6월 14일에는 2만6250원까지 올랐다. 이 기간 주가가 27.74% 가까이 상승했다. 대한제당 보통주는 같은 기간 2만4000원이던 주가가 2만8800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주가상승률이 20%다. 같은 기간 대한제당 신형우선주의 주가상승률이 보통주보다 7.74%포인트나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6월 21일 현재 대한제당 신형우선주 주가는 2만5800원이다.

대표적 약점은 ‘거래량이 적다’

두산이 발행한 신형우선주 두산2우B는 2016년 12월 29일 6만6200원이던 주가가 지난 6월 14일 7만5300원으로 13.23% 올랐다. 6월 21일 두산2우B의 주가는 7만2700원이다. 대신증권이 발행한 신형우선주인 대신증권2우B의 경우 지난해 말 6790원이던 주가가 지난 6월 14일에는 25.48%나 뛰어오른 8520원까지 상승했다. 6월 21일 현재 대신증권 신형우선주 주가는 8360원이다.

한화도 신형우선주를 발행한 대표적 기업이다. 한화가 발행한 신형우선주는 한화2우B로 지난해 말 1만6800원이던 주가가 지난 6월 14일에는 1만9900원으로 18.45% 정도 뛰어올랐다. 2017년 상당수 신형우선주의 주가상승률이 보통주와 비교해 나쁘지 않다. 물론 신형우선주를 상장시킨 기업의 주식 중 보통주의 주가상승률이 신형우선주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형우선주들이 배당에 있어서 보통주보다 좀 더 나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롤러코스터를 탄 듯 불안정한 주식시장에서 수익률 대박이라는 환상을 좇기보다 상대적 안정성에 중점을 둔 투자로 신형우선주는 눈여겨볼 주식 중 하나다.

투자 대상들이 항상 그렇듯 신형우선주 역시 약점을 갖고 있는 주식이다. 가장 대표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거래량이 적다’는 점이다. 신형우선주들 중 그나마 거래량이 많은 것으로 꼽히는 현대차2우B와 한화2우B조차도 많아야 일 14만~17만주 정도다. 하루 10만주조차 거래되지 않을 때도 부지기수다. 심지어 일부 신형우선주들의 하루 거래량이 몇백 주에 불과한 사례도 확인되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적은 거래량으로 인해 자칫 보유하고 있는 신형우선주를 팔고 싶을 때 팔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또 최근 기업들이 일반적인 우선주 배당을 신형우선주에 버금가게 책정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이런 경우 신형우선주가 갖고 있는 투자 매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키워드

#증시
조동진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