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반등한 지난 1월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2.34포인트(+0.71%) 오른 3148.29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photo 뉴시스
3거래일 만에 코스피가 반등한 지난 1월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2.34포인트(+0.71%) 오른 3148.29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photo 뉴시스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빠르게 과열된 만큼 하락폭도 빠르고 클 것이란 얘기다. 지난 1월 12일에는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2.17% 상승한 35.65로 마감됐다. 그만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크단 의미다.

과열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단 이야기도 나온다. 이미 금융당국은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3월에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공매도가 기관과 외국인에게만 유리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쉽게 참여할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이유에서 반발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금융위원회는 4월부터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공매도 재개를 둘러싼 개인투자자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주간조선은 코스피 조정과 공매도 재개에 대한 증권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었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장

“아직 정점 아냐… 투자 시간 남아 있다”

“정점이라고 보는 건 시기상조다. 경제가 정상화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에 투자의 시간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보는 게 맞는다. 지수가 3200선을 상회하는 변화까지 보여주다 보니 지수 영역대를 기준으로 투자 환경을 결정지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대부분 증권사에서 3000선이 되리라는 기대는 갖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 그런데 3000선을 상회했을 때는 시장이 괜찮은 거고, 3000선이 붕괴하면 끝나는 거라는 선입견이 있어 보인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코스피지수가 2800, 2900이 될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그때도 마찬가지로 돈 벌 수 있는 투자 환경은 제공되어 있었다. 속도에 대한 문제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문제로까지 확대해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공매도는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 금융 당국에서 공매도에 대한 시행과 재개 시점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가졌어야 한다. 제도 자체가 기업의 가치와 경제 가치를 훼손하거나 영향을 줄 수는 없다. 제도는 시장을 건전화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일 뿐이다. 무차입 공매도와 같이 법망을 피한 불공정 거래에 대해 문제를 지적해야지, 제도 자체의 존폐 문제를 다룰 부분은 아니다. 이미 시장에는 주가가 내릴 때 수익이 나는 구조인 인버스 상품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런데 공매도는 모든 투자자가 활용하기는 어렵다 보니, 발전하지도 못했고 제도의 문제점이 재시행 여부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됐다.”

DB금융투자증권 장화탁 리서치센터장

“중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주식이 해외보다 성과 좋을 것”

“단기와 중장기적 관점을 나눠서 봐야 한다. 단기적 관점에서 방향보다 속도를 중점적으로 보면, 속도가 빨랐다고 볼 수는 있다. 그 점에선 단기적 조정이나 과열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속도가 아닌 방향을 보면, 상대적으로 국내 주식이 해외 주식보다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본다. 세계 주식시장에서도 여전히 한국 시장이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공매도는 참 어려운 문제다. 전문가적 입장에서 공매도 재개 여부를 맞는다 틀리다 한마디로 결론 내리기 어렵다. 정책 당국과 투자자들의 입장이 괴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도 분명 있다. 지금의 제도로는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이렇게 논란이 치열한 상황에선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보단 합리적인 방법이 도출되도록 해야 한다.

공매도의 좋은 점은 가격 결정을 시장에 맡기게 된다는 점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보면, 가격을 호도하는 사건들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정책 당국이 투자자들의 불만을 귀 기울여 들어야 하고, 교과서에서 배운 것만 가지고 이야기해선 안 된다.”

메리츠증권 이경수 리서치센터장

“상승 추세 꺾일 악재와 요소 아직 없다”

“현재 시장에 대한 우려는 단기에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는 관점에서 나온다. 이를 ‘단기 과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상승 추세는 변화가 없다. 다만 상승 추세가 꺾일지 꺾이지 않을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단기 조정은 투자자들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단기 조정인지 추세가 꺾이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먼저다. 추세가 꺾이려면 그동안 주가가 오른 이유가 아예 사라지거나, 오른 이유가 가짜였거나 또는 이유를 엎을 만큼의 악재가 나와야 한다. 현재로서 그런 요소는 없다. 과열됐다고 예상대로 조정이 짧게 나오면, 열기가 잠시 식는 것뿐이다. 그렇게 되면 조정을 우려할 이유도 사라질 거다.

공매도를 만들 때 이유가 있었을 것 아닌가. 가격이라는 것은 참여자가 다수일 때 합리적 가치가 나온다. 두 명이 합의하는 것보다 만 명, 십만 명의 합의가 더 합리적인 가치 아니겠나. 합리적 가격을 결정짓는 기능적인 면에선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이 맞는다. 그런데 공매도를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이 주로 기관이나 외국인에 치우쳐 있고, 개인들은 참여하기 어려운 형태니까 불합리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그 불합리성을 없애고 재개하는 것이다. 공매도를 흔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는데 기울어지지 않게, 다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주고 재개해야 한다.”

이베스트증권 윤지호 리서치센터장

“1분기 실적 기대 못 미칠 듯, 가치보다 비싸면 반드시 조정”

“주식이라는 게 금융시장 역사를 보면 가치보다 비싸면 반드시 조정이 있다. 시장에선 단순하게 ‘글로벌 대비해서 싼 거 아니냐’고 보는데 이 논리도 적절치 않다. 여러 가지 낙관적인 기대가 있지만 주식은 금리와 실적 기댓값의 함수, 이익증가율, 영업증가율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 1분기 실적은 기대만큼 못 미칠 것이다.

전 세계에서 공매도 안 하는 나라가 선진 금융시장 중 우리 빼고 없다. 개미들 주장처럼 일본은 개인 공매도 비중이 4분의 1인 데 비해 우리는 매우 낮다. 다만 무차입 공매도는 막아야 한다. 증권사에서 대차 거래를 활성화해서 개인에게 대여를 하거나 개인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은 모든 걸 전쟁하듯 대하는데, 보완 조치를 해서라도 더 미뤄서는 안 된다. ‘공매도는 무조건 악이다’라는 인식은 상식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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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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