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캡처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서브레딧. 이용자들이 여전히 게임스톱(GME) 종목과 관련한 의논을 하고 있다. ⓒphoto 레딧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월 4일 캡처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서브레딧. 이용자들이 여전히 게임스톱(GME) 종목과 관련한 의논을 하고 있다. ⓒphoto 레딧 홈페이지 캡처

미국 게임스톱 급등락 사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커뮤니티 레딧이 주목받고 있다. 공매도 세력에 맞선 개인투자자들이 어떤 종목을 매수할지 의논하고 토론하는 공간을 레딧이 제공했다는 점에서다. 최근 국내 금융당국도 부분적인 공매도를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레딧과 같은 역할을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등장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게임스톱 사태는 공매도 세력에 맞선 개인투자자들이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서브레딧에 모여 게임스톱 주식을 집중 매수하면서 주식 가격이 폭등한 사건이다. 이번 게임스톱 사태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이름을 떨쳤지만 레딧은 본래 투자와 관련 있는 사이트는 아니다. 거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은 2005년 미국 버지니아대 졸업생인 스티브 허프먼과 알렉시스 오해니언이 설립했다. 이후 수많은 사용자들이 모이고 회사를 합병하는 등 규모를 키우면서 현재의 모습이 됐다. 현재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레딧은 기본적으로 게시판 형태로 운영되는데, 이 각각의 게시판들을 ‘서브레딧’이라고 부른다. 마음에 드는 서브레딧을 찾은 이용자는 서브레딧에 참가(Join)할 수 있고, 참가한 서브레딧의 게시물은 이용자의 레딧 메인 화면에 자동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여러 서브레딧에 참가하다 보면 레딧 메인 화면이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모습으로 꾸려진다. 레딧에는 이 같은 서브레딧이 무려 60만 개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뉴스, 과학, 교육, 오락 등 우리 생활에서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주제들이 매우 다양하게 분포해 있다. 게임스톱 사태의 핵심인 월스트리트베츠 서브레딧은 2019년 상반기 최초 개설된 것으로 알려진다.

레딧은 크게 보면 한국의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나 루리웹과 비슷한 형태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완전히 비슷한 형태의 사이트는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기본적으로 하위 서브레딧들이 모여 전체 레딧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세부 커뮤니티가 모여 전체 커뮤니티를 이루는 국내의 디씨인사이드에도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디씨인사이드의 경우 각각의 갤러리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통일된 디씨인사이드라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존재한다. 반면 레딧은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서브레딧 간의 소속감은 거의 없다.

커뮤니티 내 분위기 역시 다르다. 디씨인사이드는 극도의 자유분방함과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다. 이 때문에 온갖 사건사고가 자주 발생하곤 한다. 반면 레딧은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온건하고, 회원들 간 교류보다는 정보 공유와 전달을 주 목적으로 한다. 한국의 디씨인사이드처럼 자유분방하면서 이용자들이 각종 기행을 일삼는 미국의 사이트로는 4chan이 주로 언급된다. 레딧과 4chan은 영미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두 커뮤니티로 꼽힌다. 현재 국내 개인투자자들도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일부 네이버 카페 등에 모여 대응방안을 의논하고 있지만 아직 게임스톱 사태 때와 같은 개인투자자들의 대형 모임이 관측되지는 않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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