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5호가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스팩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6월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5호가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스팩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photo 뉴시스

주식시장에서 ‘스팩(SPAC)’ 종목들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스팩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줄임말로 비상장 기업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다. 영위 사업 없이 오직 인수·합병만을 위해 존재하다 보니 합병 대상 기업이 발표되기 전까진 주가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 최근 뚜렷한 이유 없이 급등세를 보이는 종목이 상당수다.

지난 6월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삼성머스트스팩5호만 해도 첫날부터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모가는 2000원이었지만 4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머스트스팩5호 주가는 상한가인 5200원까지 치솟았다. 첫 거래일에 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후 가격제한폭(30%)까지 올라 마감하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한 셈이다.

최근 스팩 종목 중엔 삼성머스트스팩5호처럼 급등세를 보이는 종목이 상당수다. 삼성스팩4호, SK4호스팩, SK6호스팩, 유진스팩6호, 하이제6호스팩, 신영스팩6호 등이 그 일례이다. 5월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삼성스팩4호의 경우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들 종목 중엔 거래정지 혹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것들도 적지 않다.

시장에선 이런 현상이 지난 5월 11일 삼성스팩2호의 급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삼성스팩2호는 2018년 9월 1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올 4월까지만 해도 공모가인 2000원대 후반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삼성스팩2호와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엔피의 합병 계획’ ‘넷플릭스의 메타버스 구독형 게임 서비스 진출 계획’ 등의 보도가 나오자 상한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일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돼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스팩 과열 양상이 투자보다는 투기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의 스팩은 시가총액 규모와 유통물량이 적어 시세 조종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특징을 갖는다. 거래소 측은 지난 3일 “스팩의 주가가 단기 급등한 이후 다시 급락하거나 합병이 실패할 경우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시세 조종 등 불공정거래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기획감시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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