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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5호] 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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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부동산 포기했나? 사전청약·공공임대의 진짜 문제

김원중  ‘서울 집값: 진단과 처방’ 공동저자  2021-09-12 오후 2:51:13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1일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에서 열린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을 포기한 것 같다. 최근의 움직임이 이를 시사한다. 아파트 공급 규모가 늘어나는 효과를 연출하려고 언제 입주할지도 모르는 사전청약을 시행한 것이 일례다. 그 결과 아파트 사전청약 물량은 기존 6만2000가구에서 16만3300가구로 늘어났고, 서울의 사전청약은 4000가구에서 1만3900가구로 증가했다고 한다. 2015년 기준 서울의 총가구 수는 378만5000 가구이며 자가점유율은 41.1%(159만5000가구)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1만3900가구를 사전청약한다고 해서 서울의 주택부족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 집값 급등의 진앙지이고 만성적인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서울에서 사전청약 물량 1만4000가구로 누구 입에 풀칠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게다가 사전청약 증가분 1만가구는 공급이 확정된 상태도 아니다. 주민 동의 절차는 현재진행형이다. 기존 시가지에서 헌 집을 헐어내고 새 집을 지어야 하니 주민 반대로 개발 동의를 얻지 못하면 공급은 불가능하다. 공급이 확정된 상태도 아닌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사전청약을 받을 수 있는가. 주택 정책이 아이들 소꿉장난인가? 사전청약에서 당첨된 것을 근거로 정부를 상대로 약속을 이행하라는 집단소송이라도 걸면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공급 악화시키는 사전청약 제도
   
   사전청약에 당첨되어도 문제다. 도심 주택 사업은 주민들이 개발하겠다고 뜻을 모아도 실제 입주까지 10년 넘게 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심지어 첫 삽을 뜨지 못할 때도 있다. 도심 개발 사업은 그만큼 난이도가 높은 사업이다. 물론 정부가 사전청약제를 시행하는 의도는 이해한다. 쉬지 않고 오르는 집값에 집 없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려는 취지일 터이다. 그러나 취지와 달리 사전청약 시행으로 전월세 시장의 수급은 더욱 악화된다. 사전청약에 당첨된 사람은 현 정부가 다주택 소유를 죄악시해 각종 규제를 만들어놓은 탓에 집을 살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전 국민의 1가구1주택 소유를 강요하는 모드를 취하므로 주택을 사는 순간 사전청약의 당첨 효력은 사라지는데 어느 누가 집을 살 수 있겠는가? 입주 시점이 언제가 될지 몰라도 사전청약에 당첨된 사람들은 입주 때까지 세를 얻어 살 수밖에 없으니 수급 상황이 좋아질 수 없다. 이것만 보아도 현 정권이 얼마나 무능한지를 알 수 있다.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정부는 작정하고 시장을 더욱 악화시키는 행위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의 어리석은 행위는 이것만이 아니다.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국민들의 비호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도 공공임대를 고집하는 것도 모자라 강요하고 있다. 서울역 쪽방촌 정비사업이 이에 해당한다. 토지 등 소유자의 70%가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토지 소유권도 없는 정부는 막무가내로 사업을 강행하려 한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정부가 앞장서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유재산권을 무시하는 행위를 하고 있으니 정상적인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일부도 아니고 70%의 소유자들이 공공임대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무엇을 근거로 정부 주도 개발을 고집하는 것일까. 전체주의,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과연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16%가 공실, 국민들 싫어하는 공공임대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국민의 혐오는 정부의 자업자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20년 공급한 공공임대주택 7만여가구 중 16%가 지난 5월까지 공실 상태였다고 밝혔다. 주거난이 극심한 상황에서 지은 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축 공공임대의 약 5분의1이 비어 있다고 하니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건물의 공실이 5% 이내일 때는 ‘자연 공실’ 상태라고 평가한다. 임대차 계약 기간이 만료된 뒤 수선 등 재정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새 입주자와의 계약, 계약 뒤 일정 기간 이후에 입주하는 절대적인 최소 공실 기간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신축 건물의 경우에도 준공검사를 받은 뒤 6개월이 지나면 정상화된다고 간주한다. 따라서 낡은 아파트도 아니고 지은 지 1년도 되지 않은 새 아파트의 공실률이 16%나 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 사실은 정부가 주거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로 정부의 역량을 의심하게 한다. 공공임대주택의 주거비가 민간 임대보다 저렴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인데 오죽했으면 공실 상태로 남아 있겠는가. 수요가 없는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짓거나 수요를 충족하는 평면 구성을 갖추지 않은 탓일 것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공공임대 개발을 강요하기 전에 국민이 왜 공공임대주택을 외면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관한 책임은 정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보다는 집권여당의 책임이 훨씬 크다. 여당 정치인들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주택공급 정책에서 무엇이 본질이고 무엇이 곁다리인지를 모르는 듯하다. 얼마 전 정세균 여당 대통령 후보가 발표한 ‘학교 위 아파트’ 공약이 이에 해당한다. 정 후보의 공약은 해외의 복합개발에서 힌트를 얻은 것 같다. 홍콩에서는 도심 버스터미널을 지을 때 터미널 위의 저층에 상가를 넣고 고층에 고급아파트를 배치하는 형태로 개발한다. 터미널, 상가와 주택의 이동 동선을 서로 다르게 배치하고 사우나, 수영장 등을 주민들의 부대시설로 배치하는 등 고급스럽게 조성하므로 거주민들은 전혀 불편함이 없다. 국토가 협소하고 공급이 워낙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홍콩은 터미널 위까지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세균 후보의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공약의 시행 여부를 두고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서울은 학교 위에 아파트를 지어야 할 정도의 상황에 있는가부터 평가해야 한다.
   
   
   강북 재개발 안 한 것이 결정적 패착
   
   그전에 정 후보는 전직 국회의장, 국무총리이자 민주당의 원로로서 민주당의 잘못된 주택정책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다. 학교 위에 아파트를 지으려고 하기 전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민주당이 서울 강북의 정비사업을 모조리 중단시켜 주택공급의 씨를 말려버린 잘못을 먼저 인정하고 강북의 재개발을 앞장서 재개하겠다고 해야 한다. ‘초품아’ 사업보다는 재개발 사업의 공급 물량이 훨씬 많고 비용은 적게 들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는 여당 인사는 정 후보에 그치지 않는다. 정세균 후보를 포함해 모든 여당 대선후보들은 현 정부의 실패한 도시재생사업에 대해서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문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던 도시재생사업은 대통령 당선을 위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했고, 수십조원의 혈세를 축낸 부실사업이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다.
   
   서울 창신·숭인동 일대는 2014년 전국 최초의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지정된 뒤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도시재생사업을 완료했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이 ‘역사성 보존’을 이유로 좁은 도로 등을 그대로 남겨둔 탓에 지난 5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가 진입을 하지 못해 주택이 전소되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은 역사를 보존한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 정비사업이 필요한 곳의 슬럼화는 막지도 못하고 돈은 돈대로 쓰는 참으로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이다. 그 어리석음이 어디 창신동의 좁은 골목에 불과하겠는가. 서울의 주택 부족과 집값 급등에 대한 책임을 여당 인사들이 책임져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서울 주택문제의 본질을 놓친 것은 이재명 후보도 똑같다. 이 후보는 공공임대 100만호를 공급하고 투기 억제를 위해 국토보유세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국민들이 공공임대를 혐오하고 있음에도 공공임대를 100만호나 짓겠다고 말한다. 공급이 절대부족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세금 부과는 주택 부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 텐데도 징벌적인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한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공약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반공급 접수가 시작된 지난 8월 4일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에 위치한 성남복정1지구 위례 현장접수처를 찾은 시민들이 접수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여야 대선후보 부동산 공약의 허점들
   
   정부는 매물 출회를 기대하고 보유세율을 급격하게 올렸겠지만 다주택자들은 매도하기는커녕 증여, 상속을 하거나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다.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서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나중에 팔더라도 세금증가분을 매도가격에 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징벌적 세율 부과의 ‘약발’이 안 먹히는 것이다. 그래서 국토보유세를 부과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이재명 후보의 발상은 근거가 없는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이 후보가 도발적인 공약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무주택자의 박탈감을 이용해 표밭을 일구려는 음험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박용진 후보를 제외한 모든 여당 대통령 후보들은 슬럼화된 서울 강북 도심의 재개발은 회피한 채 공공주도 개발을 외치거나 학교 위 아파트 개발과 같은 이벤트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으니 그들이 국가운영을 책임질 만한 자질을 갖췄다고 할 수 있겠는가.
   
   안타까운 것은 나름 시장주의자라고 자부하는 야당의 대통령 후보들까지 대도시 주택정책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후보는 부동산 공약으로 청년 원가 주택 30만호를 약속한 반면 홍준표 후보는 반값 아파트를, 최재형 후보는 토지임대부 주택 반값 공급을 내놓았다. 여당 후보들이 엄청난 규모의 국가 재정이 필요한 비현실적인 부동산 공약을 내놓았다고 지금까지 이구동성으로 비판했던 야당 후보 대다수 역시 자신들이 내놓은 공약의 재원 부담 증가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나마 무주택자에 대해 LTV비율을 80%까지 완화하겠다는 유승민 후보의 공약이 지속가능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나름 시장의 원리를 잘 안다고 자부하는 야당의 대선후보들마저 여당의 후보들과 비슷하게 국가 재정으로 주택을 공급할 생각을 하고 있다. 영국 등 유럽 선진국들은 21세기에 들어서 공공임대의 직접 공급 비중을 대폭 줄이는 정책을 시행하는데도 말이다. 악화되는 정부 재정 상황과 시설 관리의 어려움이 정책 전환을 촉발한 것이다. 유럽은 대신 민간이 주택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인허가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또 취약계층에 주거 보조금을 제공해 공공임대주택 수요자들이 민간 임대시장에서 자신들이 선호하는 주택을 구할 수 있도록 한다. 민간 기업이 주택을 공급하면 주택 재고가 증가하여 공공임대주택 수요자의 주거 여건이 개선된다는 학계의 연구도 다수 있다.
   
   
   공공임대보다 주거비 지원이 효과적
   
   유럽의 사례와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는 여야 대선후보들이 제시하는 부동산 공약에 대해 시사점을 제시한다. 무턱대고 공공임대를 많이 짓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으며 공공임대의 직접 공급을 고집하기보다는 주거비 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하거나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결국 최선의 주택 정책은 공급 확대이고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시급한 것이다.
   
   결론은 강북의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는 것이 정답이다. 문제는 이 땅의 도시계획가들은 일본과는 달리 도심 고밀화를 반대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조금씩 결이 다르지만 거의 같은 입장을 취한다. 최단명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세종대 변창흠 교수는 “김대중 정부에서 그린벨트를 대폭 지정해제하고 김영삼 정부에서 준농림지를 공급했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았다”고 하면서 고밀화 방안에 반대한다. 도시계획학 교수들은 대부분 변 교수와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립대 서순탁 교수는 “역세권과 같은 한정된 지역에서만 고밀화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기대 김진유 교수는 “서울의 과밀·혼잡과 지역불균형을 우려해 아파트 고밀화 개발을 반대한다”고 한다.
   
   이들만 도심 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서울시 산하 기관인 서울연구원의 연구자 대다수는 고밀화 개발에 적대적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강북이 슬럼화되고 서울이 만성적인 주택 부족에 시달리는 이유는 도시계획을 전공한 인사들과 시민단체들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인식과 한물간 지식에 함몰되어 주택시장의 본질을 놓쳤기 때문이다. 이들이 1980년대 유행하던 낡아빠진 지식으로 무장해 몽니를 부리는 한 선진국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도시의 고밀도 개발과 직주근접 사회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 땅의 정치인과 도시계획가들은 오로지 GTX 개통을 신줏단지 삼아 신도시 개발을 고집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주거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도 도심 정비사업은 필요하다. 정비사업은 보상가격의 이견으로 사업 진행이 어렵다. 특히 어려운 것은 상가 임차인에 대한 보상이다. 2009년 용산 참사는 재개발 구역 상가 임차인에 대한 보상이 3개월분밖에 되지 않아 발생했다. 상인들이 납부한 세금을 기준으로 보상금을 책정하다 보니 보상액이 실제 영업이익보다 훨씬 적었던 것이다. 상가 임차인들의 ‘원주민 내몰림’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개발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면 원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생활을 유지하며 재개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은 도시공원법을 이용한 ‘순환 재개발’에 있다. 2018년 2월부터 시행 중인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은 ‘도시공원 부지에서의 개발행위 등에 관한 특례’(제21조2항)를 만들어 공원 면적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개발해 기부채납하면 잔여 토지 30%에 주택 개발을 허용하고 있다. 서울의 ‘도시계획상 공원’은 24.5㎢나 될 정도로 넓다. 따라서 재개발 대상지에서 가까운 도시공원 용지에 재개발 후보지역의 주민들이 임시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짓는다면 순환 개발이 가능한 것이다. 재개발 지역을 몇 개의 블록으로 나누고 순차적으로 블록 단위로 집을 짓는 동안 주민들은 도시공원에 지어진 주택에 살다가 자신의 집이 완공되면 입주할 수 있다.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다면 단기간에 집을 짓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수많은 도시공원을 이용해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강북의 노후도가 심한 지역은 지금도 용적률에 여유가 있다. 용적률 규제를 좀 더 완화한다면 증가된 면적을 분양함으로써 그 수익으로 원주민들의 분담금을 최소화해 모두 입주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도시공원 활용하면 순차적 재개발 가능
   
   시민단체들은 낙후지역을 재개발하면 원주민들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한다고 하나같이 재개발을 반대한다. 필자는 시민단체에 묻고 싶다.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려면 사업비를 조달해야 하고 용적률을 늘리지 않고는 원주민들의 부담금 최소화와 재입주를 장담할 수 없는데 도심혼잡을 명분으로 언제까지 용적률 상향을 반대할 수 있는가를 말이다. 이들은 개발을 반대할 줄만 알지 사업비 조달 방안은 제시하지 못해 도심의 슬럼화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도시공원 부지를 이용한 개발은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 있다. 물론 주민의 사전동의 확보는 필수다.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이 있다면 해당 노후지역에 있는 동사무소, 파출소 등의 공공 부지를 우선 개발해 그들에게 임대를 제공해서라도 낙후 지역을 개발해야 한다. GDP(국내총생산) 3만달러 시대에 서울 한복판에 가건물 주택이 있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 주거 공급은 정부의 의무다. 그 대가로 정부는 세금을 받는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원가 주택, 반값 아파트 등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민간 주택공급을 대폭 늘려야 한다. 후손들에게 잔뜩 빚을 남겨줄 것이 분명한 공공임대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 민간주택 공급 확대가 가시화되면 다주택자들은 1가구1주택으로 회귀하려 할 것이므로 징벌적 세금을 부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말 안 들으면 때려잡아야 한다는 식의 권위적인 사고방식만 버리면 가능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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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호랑이의 해 정장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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