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된 지난 7일 오전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photo 뉴시스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된 지난 7일 오전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photo 뉴시스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는 중국발(發) 요소수 대란은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디젤 차량 운행에 꼭 필요한 요소수 품귀 현상의 주된 원인이 중국의 전력 부족이어서 당장 해결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례없는 전력난을 겪고 있는 중국이 요소 생산 공장을 돌릴 때 들어가는 전력량을 감당하기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화학자인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요소를 생산할 때는 전기가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며 “현재 중국에서 요소의 원료를 수급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공장을 돌릴 전기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 설명에 따르면, 요소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해서 만들어진다. 중국은 그동안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요소를 생산해왔다. 이 교수는 “이산화탄소는 화력발전소 외에 다른 곳 어디에서나 구해도 된다”며 “공장을 돌릴 전기만 있으면 지금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요소가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추출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요소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만들 때 천연가스를 열분해해서 만든 물질이 필요한 것이지, 석탄이나 천연가스가 부족해서 요소 대란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8월 중순 이후부터 가중된 중국의 전력난은 석탄 부족과 정치적 이유, 대체 에너지 생산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호주산 석탄 수입을 제한한 데 이어 시진핑 주석이 세운 탄소중립계획을 맞추기 위해 지방정부에서 무리하게 제한 송전에 들어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풍력, 수력 등 대체 에너지 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요소수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대기환경과 국민건강 영향에 대한 검토를 거쳐 11월 셋째주 초에 이에 대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덕환 교수는 “산업용 요소와 차량용 요소는 수입할 때 관세청에서 붙이는 품목분류코드(HS코드)이 동일하다”며 “성분도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기술적으로 쓸 수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조윤정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