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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4호]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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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요소수 사태로 ‘철도물류’ 뜨지만…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2021-11-19 오후 1:54:35

▲ 경기도 의왕의 의왕ICD(내륙컨테이너기지)에 멈춰 서 있는 화물열차. photo 뉴시스
요소수 사태로 철도물류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저감을 위해 요소수를 반드시 채워야 시동을 걸 수 있는 디젤엔진 화물트럭과 달리, 철도물류는 디젤기관차와 전기기관차를 막론하고 요소수 자체가 필요 없다. 자연히 중국의 수출제한으로 전국적인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 사태에서 철도물류는 무풍지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디젤차(디젤기관차와 디젤동차 포함)는 도입 당시부터 요소수가 필요 없는 기준에 맞춰서 도입됐다”며 “전동열차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국내 철도망은 전철화 비율이 복선의 경우 98%에 달한다. 반면 무거운 화물을 주로 수송하는 철도물류의 경우 여전히 연비가 좋은 디젤기관차를 많이 투입 중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현재 화물열차 운송에서 디젤엔진차의 비중은 66.5%로 전동열차(33.5%)를 훌쩍 웃돈다. 코레일은 유사시 전력공급이 끊어질 것에 대비해서도 일정량 이상의 디젤기관차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디젤기관차는 화물트럭과 같은 디젤엔진을 쓴다고는 해도 요소수를 넣을 필요가 없어서 요소수 대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다.
   
   
   철도 화물수송 분담률 4.4%
   
자연히 요소수 부족으로 인한 물류마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안전판인 철도물류의 비중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다. 하지만 철도물류가 국내 화물수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력에 걸맞지 않게 터무니없이 낮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수송수단별 국내 화물수송 분담률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t·㎞ 기준으로 4.4%에 그친다. 화물트럭이 이용하는 도로의 화물수송 분담률(79.8%)과 비교조차 안 될 정도다. 심지어 철도의 화물수송 분담률은 연안해운(15.7%)에 비해서도 낮다.
   
   철도물류에 대한 외면은 국내 철도 사정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철도물류의 경우 대략 수송거리가 200㎞ 이상 되어야 경쟁력을 가진다고 평가받는다. 영토가 좁은 데다 북한으로 인해 국제철도망에서 단절된 한국은 서울~부산 정도를 제외하면 최대 수요처와 항만이 200㎞ 이상 떨어진 곳이 많지 않다. 또한 화물차는 소위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배송이 가능하지만, 철도물류는 트럭으로 화물을 화물취급역까지 수송한 다음 열차에 태우고, 도착역에서 또다시 트럭으로 화물을 받은 뒤 실어 날라야 한다. 이로 인해 상하차 비용이 곱절로 든다.
   
   하지만 요소수 사태에서 보듯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지나치게 낮은 철도물류 비중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국내 컨테이너 화물수송의 대부분을 화물트럭이 담당하면서 과적 화물로 인한 도로 파손은 상당한 수준이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화물노조의 총파업에 전국적으로 물류가 마비되는 일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오는 11월 25일에도 민주노총 화물노조 총파업이 예고돼 있다. 국토부 등 관계 부처는 화물노조 파업 때마다 화물열차를 대체 수송수단으로 투입하는 등 부산을 떨어왔지만 별달리 개선된 바는 없다.
   
   연간 2조원 내외의 유가보조금 등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는 화물차 업계와 달리 철도물류에 대한 보조금은 연간 20억원가량에 그친다. 철도물류 시설에 대한 투자도 지지부진하다. KTX고속열차 도입 후 여객과 도시철도(지하철) 중심의 철도망 정비는 매년 계속되고 있지만, 철도물류가 외면받으면서 선로 신설과 이설 때 철도물류 취급 시설을 아예 생략하거나 폐지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2005년만 해도 전국 291곳에 달했던 화물취급역은 지난 2019년 86곳으로 3분의1 이하로 급감한 상태다.
   
   자연히 화주(貨主)들이 불편하고 상대적으로 비용도 많이 드는 철도물류를 점점 외면하면서 화물열차를 운영하는 코레일 역시 철도물류에서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악순환에 빠져든 상태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코레일은 화물철도에서만 매년 2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도 화물철도에서 기록한 영업손실이 2410억원에 달했다. 화물열차 운영에서 기록한 영업손실을 KTX고속열차 운영 등을 통해 메워가는 구조도 고착화됐다.
   
   
   철도망 없는 거점항만도 있어
   
   대형 컨테이너와 석탄, 석유, 철광석, 양곡 등 무거운 화물을 취급하는 거점항만임에도 철도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곳도 한두 곳이 아니다. 대표적인 곳이 수도권 대중(對中) 수출입 관문인 평택·당진항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수출입 항만이기도 한 평택·당진항은 아직 철도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 평택·당진항에서 발생하는 모든 화물은 트럭에 전적으로 의존해 서해안고속도로 등으로 수송 중이다. 이로 인해 요소수 사태가 터진 직후 평택·당진항 일대에서는 요소수를 찾아 트럭들이 주유소마다 줄지어 늘어선 일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평택항은 주한(駐韓)미군 사령부가 있는 평택미군기지와 가장 가까운 항만인데 유사시 군용물자와 병력수송을 위해서도 철도망 구축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용산미군기지 평택 이전과 함께 경부선 평택역과 평택지제역에서 평택미군기지까지 연결되는 단선철도망은 지난 2016년 구축됐지만, 평택항에서 평택미군기지까지 이어지는 평택항 인입철도는 토지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아직 부설되기 전이다. 당초 평택항에서 평택미군기지까지 이어지는 포승~평택 철도는 2020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오는 2024년께나 개통될 예정이다.
   
   수도권 유류화물을 주로 취급하는 서산 대산항 역시 철도망이 구축되지 않았다. 서울의 관문인 인천항도 과거에는 옛 항만인 내항(內港)과 남항에서 경인선 인천역으로 이어지는 화물철도가 운행했으나, 최근에는 화물취급 기능을 사실상 폐지한 상태다. 인천항 북항과 새로 조성된 신항(新港) 등은 아예 철도망 자체가 없다. 자연히 북항과 신항 등지에서 발생하는 컨테이너 등 대형화물은 모조리 요소수를 쓰는 화물트럭을 이용해 서울 등 수도권으로 공급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는 “화물수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유럽 평균은 10~15% 정도 되고 세계 평균도 8% 정도”라며 “유럽은 탄소중립 때문에 철도수송 분담률을 3배로 늘리겠다고 했는데, 우리도 철도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서 최소 10% 정도는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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