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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4호]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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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9000억 평택공장 부지, 위기의 쌍용차 구할까

평택=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2021-11-24 오후 4:09:21

▲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있는 쌍용차 평택공장. 주변으로 신축 고층아파트가 빼곡하다. photo 뉴시스
쌍용차 매각을 앞두고 핵심 쟁점으로 평택공장 처리 문제가 떠올랐다. 지난 10월 20일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이 쌍용차 본사와 공장, 출고장이 있는 경기도 평택공장의 용도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경남 함양에 본사를 둔 국내 전기버스 1위 업체인 에디슨모터스 측은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측에 쌍용차 공장부지를 ‘일반공업지역’에서 ‘준주거지’로 용도변경하고, 이를 본계약에 명시해줄 것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인수 시 평택공장을 매각할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평택 시내 한가운데 있는 쌍용차 현 공장부지를 매각하고, 평택시 관내 다른 장소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이전 대상지로 가장 유력한 곳은 평택항 인근의 포승국가산업단지 일원이 꼽힌다. 국내 최대 자동차 수출입 항만인 평택항 남북으로는 현대차 아산공장, 기아차 화성공장 등 완성차 공장들이 포진하고 있고,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평택시는 현재 포승국가산단 일원에 자동차 전시장 등이 들어서는 자동차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 중인데, 쌍용차 이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만약 에디슨모터스 측이 ‘용도변경’ 의사를 굽히지 않아 본계약이 무산될 경우 쌍용차는 청산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쌍용차는 청산가치가 9820억원으로 존속가치(6200억원)보다 높게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내년 3월 대선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인수 무산 시 4800여명에 달하는 대량해고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어 산업은행 역시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일단 산업은행은 에디슨모터스 측의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한 7000억~8000억원 규모의 대출 요구에 대해서도 선을 긋고 있는 입장이다. 쌍용차의 대표자산인 평택공장은 약 9000억원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 바 있다.
   
   
   쌍용차, 차보다 땅이 더 매력적
   
   현대기아차 등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연구개발 능력이나 원천기술, 브랜드파워, 영업망이 절대 부족한 쌍용차는 자동차보다 토지가 더 매력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택시 칠괴동에 자리한 쌍용차 공장부지는 탁월한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평택지제역에서 거리로 4.3㎞, 자동차로 불과 5분 거리에 불과하다. 지난 2016년 수도권고속철 개통과 함께 SRT가 평택지제역에 정차하면서부터는 서울 강남 출퇴근권으로 바뀌었다. 쌍용차 부지 가치를 능가할 완성차 공장은 기아차 광명 소하리공장이나 한국GM 인천 부평공장 정도에 그친다.
   
   게다가 평택지제역 북쪽인 평택시 고덕면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조성이 한창이다. 삼성전자 배후수요 등을 겨냥한 대규모 아파트와 상업시설 개발은 시간문제로 여겨질 정도다. 실제로 지난 11월 15일 찾은 평택시 칠괴동의 쌍용차 평택공장 바로 턱밑인 평택시 동삭동, 세교동까지 입주 5년 차 이하의 신축 고층아파트들이 치고 올라온 상태였다. 인근 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서울 강남과 출퇴근이 가능한 평택지제역 일대는 바로 위 동탄역처럼 바뀔 수밖에 없다”며 “평택시청도 장차 고덕으로 옮겨간다는데, 쌍용차 공장부지 이전도 시간문제”라고 했다.
   
   쌍용차 측은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쌍용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후 옛 대우차(현 한국GM), 중국 상하이차,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로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부터 평택공장 부지 매각을 타진해왔다. 1979년 입주한 쌍용차 평택공장은 여의도 면적(290만㎡)의 3분의1가량에 달하는 85만㎡의 대형부지다. 고층아파트를 올릴 수 있는 준주거지나 쇼핑몰을 지을 수 있는 상업용지로 용도변경해 매각하거나 직접 개발할 경우, 막대한 개발이익을 통해 만성적인 자금난 해소는 물론이고 자동차 연구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비로 쓸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평택시 역시 평택 관내 이전을 전제로, 쌍용차 공장 이전에 적극적이다. 평택시는 쌍용차가 매각절차에 착수한 직후인 지난 7월 쌍용차 측과 평택공장 이전에 필요한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식을 체결한 바 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업무협약식 직후 관내 국회의원들과 함께 김부겸 국무총리를 찾아 “40년 세월의 토종기업인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이전은 평택시와 쌍용차와의 동반성장 및 새로운 출발을 위한 초석이 되어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중앙부처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있던 쌍용차 출고장을 상업시설로 개발한 ‘스타필드 안성’. photo 이동훈

   쌍용차 출고장, 용도변경 마법
   
   평택시가 쌍용차 공장 이전에 적극적인 이유는 인근의 안성시가 쌍용차 출고장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때문이기도 하다. 평택시의 관문인 경부고속도로 안성IC 바로 옆에 있는 안성시 공도읍의 옛 쌍용차 출고장이 환골탈태의 주인공이다. 약 20만여㎡에 달하는 쌍용차 출고장은 쌍용차에서 신세계그룹으로 매각된 후 지난해 경기 남부권 최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안성’으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용도변경 등 인허가를 도와준 안성시는 출고장 바로 옆 쌍용차연수원을 신세계로부터 기부채납받아 ‘안성시립진사도서관’으로 바꾸었다.
   
   사실 스타필드 안성은 행정구역만 안성시에 속했다뿐이지 평택시 생활권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스타필드 개장 직후부터는 평택시민들이 관내 쇼핑몰을 외면하고 스타필드로 몰려가 돈을 쓰는 일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스타필드 안성 개장 직후부터는 주말마다 밀려든 쇼핑객들로 안성IC 인근은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대신 평택 구도심인 평택역에 있는 AK플라자 평택점 등 기존 쇼핑몰은 비교적 한산해졌다는 평가다. 한 평택시민은 “비좁은 시내에 있는 백화점보다 스타필드는 주차장도 훨씬 크고 매장 구성이 다양해서 자주 찾는다”고 했다.
   
   이로 인한 세수 혜택은 고스란히 평택시가 아닌 안성시 몫이다. 교통체증 부담만 고스란히 떠안은 평택시로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반면 부지면적만 약 85만㎡로 스타필드 안성(약 20만㎡)의 4배가 넘는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고층아파트가 들어서는 준주거지나 대형 쇼핑몰 등 상업시설로 개발할 경우 훨씬 더 큰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는 SRT평택지제역과도 가깝고, 평택제천고속도로 송탄IC 바로 옆이어서 경부고속도로 안성IC 옆에 있는 스타필드 안성보다도 서울 및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훨씬 더 좋다는 평가다.
   
   평택시 기업지원과의 한 관계자는 “과거 쌍용차에서 이전 대상지로 몇 군데를 검토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에디슨모터스가 인수자로 최종 확정되면 에디슨모터스 측과 이전부지에 대해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에디슨모터스의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 공장 이전은 고려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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