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주간조선 로고

상단주메뉴

  •  바이든의 ‘러 제재 패키지’ 레드라인 넘나
  • facebook네이버 밴드youtubekakao 플러스친구
  • 검색
  1. 세계
[2655호] 2021.04.26

바이든의 ‘러 제재 패키지’ 레드라인 넘나

▲ 바이든 미국 대통령 photo 뉴시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등에 대한 응징으로 러시아 외교관 일부를 추방하고 러시아 국채 직접 매입 금지 등의 제재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대한 반발로 러시아도 7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대사를 사실상 추방하는 등 보복조치를 취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러시아는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놓고도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15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을 집결해 놓고 있다. 유럽에 6만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도 본토 미군을 투입하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함께 대규모 훈련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유럽에서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데 이어 경제적·외교적 제재조치를 서로 발동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은 올해 1월 대통령 취임 다음 날 러시아의 “무모하고 적대적인 행위” 4개 분야를 적시하며 대응을 지시했다. 바이든이 지적한 분야는 미 대선 개입, 솔라윈즈(SolarWinds) 해킹,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살 시도 및 투옥,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 중인 미군 살해에 대한 현상금 제공 보도 등이다. 이 때문에 바이든의 러시아에 대한 포괄적 제재는 예상된 일이었다.
   
   바이든이 지난 4월 15일 발표한 제재 패키지(package)에는 러시아의 해킹과 2020년 미국 대선 개입 등을 응징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살해에 대한 현상금 제공 보도에 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제재 대상에서 배제되었다.
   
   
   미국 은행의 러시아 국채 매입 금지
   
   제재 패키지에는 러시아 외교관 10명 추방과 미국 은행들의 러시아 정부 발행 국채 직접 매입 금지 조치 등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친러정권을 지원하기 시작하자 러시아에 대한 일련의 제재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격적인 정책을 억제하는 데는 실패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제재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동부의 돈바스 지역 등을 사실상 점령하였으며, 시리아에서는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왔다. 그리고 해킹을 통해 미국의 선거에 개입했다. 게다가 러시아 국내적으로는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등 반대파를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그런데 바이든의 이번 제재에는 새로운 점도 보인다. 러시아의 사이버 해킹을 밝혀냈다는 것과 미국 은행들의 러시아 국채 매입을 금지하는 경제적인 제재가 추가되었다는 사실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이번에 미국의 솔라윈즈에 대한 러시아 해외정보국(SVR)의 해킹 사실을 밝혀냈다. 솔라윈즈는 미국 정부기관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솔라윈즈를 해킹하여 미국 재무부, 나토 등의 데이터들을 유출했다고 발표했다. 솔라윈즈 해킹은 “역사상 가장 대규모이고 고도화된 공격”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평가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에 러시아 SVR의 해킹과 함께 그 협력사들도 상세하게 밝혀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6개 IT 회사 등도 해킹을 지원하고 미국 대선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제재대상에 포함되었다.
   
   미국은 이번 제재를 통해 미국 은행들이 오는 6월 14일부터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직접 매입을 금지했다. 러시아가 국제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이다. 미국의 진보적 미디어인 악시오스(AXIOS)는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이번 조치가 “러시아 루블화(貨)를 약화시키고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등 러시아 경제에 ‘광범위한 냉각효과(chilling effect)’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에 즉각 반발했다. 다음 날인 4월 16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미국과의 긴장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맞제재를 발표했다. 가장 엄중한 내용은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에게 “본국에 가서 업무협의를 하라”며 출국을 종용한 것이다. 존 설리번 대사는 공화당원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1961년 체결된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르면 주재국 정부가 타국의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할 수는 없다. 다만 대사가 기피인물로 지정되면 출국해야 한다. 두 나라 사이에 대사를 사실상 추방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가 발생한 것은 1952년 이후 처음이라고 러시아의 미디어인 ‘코메르산트’는 설명했다. 1952년 소련은 당시 조지 케넌 미국대사가 미국에서 소련 지도부의 ‘이중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입국을 금지시킨 바 있다.
   
   이번에 러시아는 또 10명의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고, 8명의 전·현직 미국 관리를 입국금지 목록에 올렸다. 입국금지 조치가 취해진 미국의 고위인사들은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 국장, 크리스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에이브릴 헤인스 국가안보국(DNI) 국장, 트럼프 대통령 당시의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이다. 러시아는 미국 비정부기구(NGO)의 러시아 내 활동도 중단시켰으며, 미국 외교관들의 러시아 내 여행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러시아는 또 “미국에 경제적으로 맞대응할 능력은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며 “그러나 미국이 보복을 계속할 경우 (우리가 보복할 수 있는) 어떤 자원이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 기업에 고통을 안겨줄 기회를 유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러시아의 대응에 즉각 유감을 표명하고 재반격을 예고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4월 16일 이메일을 통해 러시아의 발표에 “유감스럽다”며 “미국을 겨냥한 어떠한 러시아의 보복에도 우리는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 photo 뉴시스

   러시아는 미국 외교관 10명 추방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 두 나라는 제재와 맞제재를 숨가쁘게 발동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긴장완화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지난 4월 15일 바이든은 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발표하면서도 이번 여름에 유럽에서 푸틴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러시아도 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수됐으며 현재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대화 가능성은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은 취임 후인 지난 1월 26일 푸틴과 처음 전화 통화를 했다. 이어 지난 3월 17일에는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을 “살인자(killer)”라고 표현해 러시아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그러자 푸틴은 다음 날인 3월 18일에 온라인 실시간 토론을 제의했다. 바이든은 제재 패키지 발표 이틀 전인 4월 13일 푸틴과 통화에서는 제3국에서의 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바이든은 4월 15일에도 “미국은 러시아와의 충돌을 악화시키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단지 러시아가 미국의 선거에 개입하는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재 내용도 실제로 러시아에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지적했다. 러시아 국채의 직접 매입 금지조치가 시행되더라도 투자자들이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에서 러시아 국채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제재의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송유관 노르트 스트림 2(Nord Stream 2)도 제재대상에서 제외했다.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이 송유관은 완공단계이다. 트럼프는 이 송유관이 우크라이나에 경제적 타격을 주며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심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트럼프는 송유관 건설에 참여한 독일 업체들에 대한 제재조치를 시사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바이든은 4월 15일 노르트 스트림 2가 복잡한 문제이며 “진행 중인 이슈”라고만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이 동맹국인 독일을 제재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들도 미국 언론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송유관 건설을 막아내기 위한 모든 가능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는 아무런 확답을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바이든의 제재대상 인물 가운데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도 없다. 러시아에서 독살 위험을 당하고도 현재 투옥 중인 반체제인사 나발니는 올리가르히가 푸틴의 엄청난 재산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올리가르히를 제재하면 푸틴의 행동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나토, 미국과 30년 만에 최대 군사훈련
   
   바이든은 푸틴에게 “사이버 침략과 선거개입”을 경고하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국경에 무력을 증강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이 “제한된 군사도발”을 하기게 충분할 만큼 대규모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대규모 병력을 서쪽과 남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는데,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사태가 지난 2월부터 급격히 악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14년 유혈민주혁명 이후 친미-친유럽적인 젤렌스키 정권이 들어섰다. 이에 대한 반발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동부의 돈바스 지역에서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주도하는 자치공화국들이 들어섰다. 푸틴의 군사적 지원을 바탕으로 세워진 공화국들로 국제적 승인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크림반도는 흑해의 요충이고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수출의 30%를 차지하던 산업과 석탄생산의 중심이다. 자치공화국들 부근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 민병들 간의 전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자국 영토인 이들 지역을 복속시키려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올해 3월 “외교·군사·경제 등 모든 조치를” 동원하여 크림반도 등 자치공화국들의 강점상태를 종료시키고 우크라이나와 재통합한다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 유럽 언론들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2개 군병력과 3개 공중강습부대를 집결시켜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20일 악시오스(AXIOS)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오는 10월까지 흑해에서 군사훈련을 벌일 예정이며 민간선박의 통행을 통제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미 해군 함정 2척의 흑해 진입은 취소되었다. 흑해에서의 러시아군 훈련은 국제수역인 흑해의 27%에 달하는 해역에서 진행되며 우크라이나를 봉쇄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러시아는 또 강제로 병합한 크림반도의 민간시설에 군사용 레이더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최고위 관리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 부근에 15만 병력을 집결시켜 놓은 상태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동원 규모가 단순히 위력을 과시하려는 차원을 넘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도발을 준비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젠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4월 14일 브뤼셀에서 만나 회담을 가진 후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스톨텐베르크 총장은 “러시아는 수천 명의 전투병력을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이동시켰다.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불법적으로 병합한 이후 최대 규모의 무력 증강”이라며 “지난 수일간 우크라이나 군인 여러 명이 동부 우크라이나에서 사살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외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력 증강과 도발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자국 군함이 4월부터 5월 초까지 흑해에 진입하여 머물 예정이라고 통고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는 “공개적인 도발행위”라며 “미국의 함정들은 우리의 해안과는 절대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가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돈바스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러시아 국경에 증강배치 중인 양국 군대
   
   러시아 언론들은 미국이 러시아 국경 주변에 병력을 증강배치하고 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특히 이들 병력은 이미 유럽에 배치되었던 병력들이 아니라 미국 중부지방에서 파병되는 병력들이라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말했다.
   
   러시아 언론들이 러시아군을 인용보도한 바에 따르면 나토는 4만여 병력과 1만5000대에 달하는 무기체계와 군사장비를 러시아 국경의 흑해와 발트해 주변에 집중배치할 계획이다. 미군도 미국 본토에서 유럽으로 이동 중이며 유럽 내 병력도 러시아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의 전략은 나토에 30일 안에 실전배치할 수 있도록 30개 전함을 배치하고, 30개 지상군 기동대대와 30개 비행대대를 창설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지난해 미 공군의 정찰비행은 두 배, 해군의 정찰도 50%나 증가했다. 나토는 유럽에서 매년 40차례의 군사합동훈련을 실시한다. 나토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27개국에서 2만8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미군 주도의 다국적군 합동훈련인 ‘유럽의 수호자 2021’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5개주에서 주방위군 병력 2000명이 바로 공수되었다. 작전은 12개국의 30개 훈련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됐는데 지난 30년 이래 가장 대규모 훈련이다. 이 훈련의 목적은 미국과 나토 동맹국 군대 사이의 실전 준비와 상호연결성을 증강시키는 것이다. 현재 유럽대륙에는 미군 6만명이 주둔 중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지만 미국 언론들은 위중함을 평가하는 데 소극적이다. 한 언론은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문제(problem)”인 반면 중국은 그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crisis)”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표적 보수논객인 팻 뷰캐넌은 최근 뉴스맥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가 쳐놓은 레드라인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뷰캐넌은 소련 시절 흑해를 함께 접하고 있던 동맹국이던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는 나토 회원국이 되었으며,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는 적대국이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거나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주둔하면 러시아가 침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뷰캐넌은 경고했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