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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수에 기소된 네타냐후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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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6호] 2021.05.03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수에 기소된 네타냐후의 운명

▲ 지난 4월 4일 비리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예루살렘 지방법원 법정에 출두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집권한 베냐민 네타냐후(73) 총리가 최근 퇴진 위기에 처했다. 네타냐후는 2016년 임명된 아비차이 만델블리트(59) 검찰총장이 네타냐후 비리를 수사한 결과 기소되면서 위기에 처했다. 네타냐후는 군소정당들과의 연정을 모색하는 한편 총리직선제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위기탈출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정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벤처사업가 출신 정치인 나프탈리 베네트(49)가 어부지리로 차기 총리직을 획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파정당인 리쿠드당(黨)의 네타냐후는 현재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16년째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1976년 우간다 엔테베공항에서 납치된 이스라엘 여객기 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다 전사한 특수부대원 요나단 네타냐후의 친동생이다. 이스라엘 국민은 요나단을 추모하여 ‘엔테베 작전’을 ‘요나단 작전’으로 명칭을 변경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도 정예 특수부대에서 6년간 근무한 뒤 재계에서 활동하다 정계에 투신한 인물이다.
   
   네타냐후는 최근 각종 비리에 얽히면서 정치 경력이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2016년 군검찰 출신의 아비차이 만델블리트를 검찰총장에 임명했다. 만델블리트는 오랫동안 리쿠드 당원인 데다 군복무 시절부터 네타냐후와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비판자들은 네타냐후가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하여 지인(知人)을 검찰총장에 임명했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만델블리트는 법의 지배를 믿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만델블리트 검찰총장 취임 후 네타냐후의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는 3년간 진행되었다. 가장 중요한 혐의는 뇌물, 사기 및 신의성실 위반 등이다. 네타냐후는 통신사 베제크(Bezek)가 소유한 정보포털 왈라(Walla!)가 정부 활동을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대가로 베제크에 재정적인 이익을 안겼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의 최대 일간지인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에도 정부 활동을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대가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무료신문 ‘이스라엘하욤’의 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을 약속했다. 네타냐후는 재계인사들로부터 모두 30만달러에 달하는 선물을 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2019년 11월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네타냐후 총리와 베제크-왈라,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의 사주(社主)들도 함께 기소하였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는 “쿠데타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앞서 2017년에도 네타냐후의 부인 사라 네타냐후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이스라엘 역사상 현직 총리가 재판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5월 열린 첫 재판에 앞서 네타냐후는 “오늘 국민의 뜻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 유권자의 결정을 부정하고 국가적인 권력기반을 찬탈하려는 시도이다. 검찰의 수사는 처음부터 추악했다”고 비판했다. 리쿠드당 당원들은 이스라엘의 사법체계를 비난하는 한편 네타냐후를 기소한 검사와 재판부 등에 욕설을 퍼부으며 심하게 비난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기소 검사에게 대한 특별 경호를 실시하기도 했다.
   
   당시 법정 밖에서는 네타냐후 지지자 200여명이 지지 시위를 벌였다. 네타냐후가 임명한 각료들 일부도 이 시위에 동참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미래당의 야이르 라피드(59) 당수는 “재판을 받으러 법정에 출두한 총리를 장관이 수행하는 일은 국가적 수치이다. 이것은 진정 쿠데타 시도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운동 단체인 검은깃발운동도 ‘범죄 혐의로 기소된 인물은 우리의 총리가 아니다. 법과 정의의 집행에 반대하는 사람은 우리의 총리가 아니다’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현직 총리가 재판받는 것은 처음
   
   네타냐후는 처음 재판정에 출두했지만 이에 앞서 300명의 검찰 측 증인들이 법정에서 증언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종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직을 유지할 수 있다. 때문에 네타냐후는 총리직을 유지하는 동안 사법부의 심판을 받으려 한다. 반면 야당은 그가 총리에서 물러난 상태에서 심판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총선에서 네타냐후는 연정을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 출신의 베니 간츠가 이끄는 우파 청백당(이스라엘 국기 색깔들)과의 합의 내용은 처음 1년 반 동안은 네타냐후가 총리를 하고, 18개월 후인 오는 11월에는 간츠가 총리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연정이 붕괴되며 지난 3월 23일 다시 총선이 실시되었다. 지난 2년 동안 네 번째 실시되는 총선에서 120석의 의석 가운데 과반을 획득한 정당은 없었다. 원내 제1당은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으로 30석을 차지했으며 그다음은 중도좌파인 미래당이 17석을 확보했다.
   
   루벤 리블린 대통령은 최대 의석을 확보한 리쿠드당의 네타냐후에게 연정 구성을 위임했다. 연정을 구성하려면 61석의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네타냐후가 5월 4일까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대통령은 제2정당인 미래당의 야이르 라피드에게 연정 구성을 위임하게 된다.
   
   네타냐후는 현재까지 우파정당들을 모두 끌어모아 52석을 확보했다. 7석을 확보한 우파정당 야미나당을 이끄는 벤처기업가 출신 정치인 나프탈리 베네트의 지지를 추가로 확보하면 연정 구성에 성큼 다가가게 된다. 그런데 제2정당인 미래당의 라피드는 베네트에게 중도좌파와의 연정에 참여하면 먼저 총리직을 주겠다고 제의해 놓은 상태다.
   
   
▲ 우파정당 야미나당을 이끄는 벤처사업가 출신 나프탈리 베네트. photo 뉴시스

   억만장자 IT기업인 출신 베네트 당수
   
   베네트는 성공한 벤처기업가 출신의 차세대 정치인이다. 그는 군 특수부대에서 전투요원으로 복무하며 레바논전쟁 등에 참전한 뒤 전역하여 IT기업인으로 변신했다. 그는 컴퓨터 보안과 클라우드 서비스 관련 벤처기업들을 연달아 세운 뒤 각각 수억달러에 판매하여 억만장자가 되었다. 2006년에 네타냐후의 비서실장으로 정치에 투신하였으며, 우파 연정에서 각료를 지내는 등 정치 경험도 쌓은 야심가이다. 지난 연정에서는 네타냐후에게 국방장관직을 요구하다 사이가 틀어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계산은 야미나당의 7석과 아랍인 정당 4석을 확보하면 63석으로 연정을 구성하여 총리로 재집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타냐후의 연정에 참가하겠다는 우파정당 가운데 아랍인 정당이 참여하는 연정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정당들이 있다.
   
   베네트는 지난 4월 21일 네타냐후 총리가 적절한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네타냐후는 이번에는 총리직선제를 포함한 새 총선을 또 치르려 한다. 네타냐후는 ‘내가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아무도 할 수 없다. 5차, 6차, 7차 총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베네트는 이어 “정치인들이 이스라엘을 인질로 잡아서는 안 된다”며 “선거를 치를 때마다 수십억달러가 낭비되며 수개월 동안 국론이 분열된다. 국가는 정부가 필요하지만 네타냐후는 선거를 또다시 치르려 한다. 나는 이런 사태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네트는 우파 연정 수립에 실패할 경우 중도좌파 정당들과 함께 ‘국민통합정부(national unity government)’를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제1야당인 미래당의 라피드 당수 약속대로 베네트가 총리가 될 수 있다. 베네트는 IT회사를 설립하고 판매하여 수억달러를 벌어들인 벤처사업가답게 벤처 정치에서도 대박을 터트리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는 다수의 좌파와 고작 7석을 가진 베네트의 당으로 구성된 연립정권을 국민통합정부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이며 대국민 사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10석 미만 정당의 지도자가 총리가 되는 것은 “반민주적이고 부도덕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우파연립이냐 국민통합정부냐
   
   하지만 에후드 올메르트(77) 전 총리는 지난 4월 25일 예루살렘포스트 기고에서 베네트를 ‘합리적인 우파’라고 치켜세우며 좌우파의 연정에 참여하지 말고 새로운 우파정당을 창당하라고 충고했다.
   
   “당신이 우파 연정에 참여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파괴하는 일이 될 것이다. 당신은 대중의 존경을 받는 정직한 공인(公人)에서 (총리의) 심부름꾼이 되고 그 부인의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 또 민족주의자들과 폭력적인 청년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극우 정치인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것은 당신이 택할 길이 아니다. 국가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단기간에 생색은 나지만 정치적인 함정이 되는 길에 저항해야 한다.”
   
   올메르트는 이어 베네트가 좌파진영과 연정을 구성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고 강조라며 새로운 우파정당을 만들라고 촉구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이며, 우파는 당신 같아야 한다. 우파는 공정하고, 민주주의 원칙에 굳은 신념을 가져야 한다. 당신은 (네타냐후 총리의) 낡은 리쿠드당을 대체할 ‘새로운 리쿠드당’을 창당할 수 있다. 그렇게 한다면 당신은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고 네타냐후는 은퇴할 것이다. 지금 리쿠드당 의원들도 당신과 함께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당신은 승리할 수 있지만, 못 하면 당신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제 결정은 오직 당신이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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