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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6호] 2021.05.03

존슨 총리의 정치생명 ‘이 남자’ 입에 달렸다

런던= 권석하  재영칼럼니스트 johankwon@gmail.com

▲ 지난해 11월 13일 보리스 존슨 총리의 최측근인 도미니크 커밍스 총리 수석보좌관이 사임 후 짐을 챙겨 총리 공관을 나서고 있다. photo 뉴시스
코로나19 전쟁에서 재빠른 백신 확보로 승기를 잡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하지만 승전 축하 샴페인을 채 터뜨리기도 전에 정치 생명을 건 위기에 직면해 버렸다. 지난해 11월 전격 사임한(혹은 해임됐다는 평가도 많음) 총리 수석보좌관 도미니크 커밍스가 재임 중 보고 들은 바를 거의 폭로에 가까운 식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하면서 폭풍이 일었다. 지극히 가까운 측근이 상관의 등에 칼을 꽂는 전혀 영국적이지 않은 배반과 폭로를 영국 언론들은 연일 표제 기사로 대서특필하고 있다. 하원에서도 총리와 야당 사이에 이 폭로를 두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심지어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도 총리가 의혹을 빨리 해명하라고 다그치고 있어 총리의 입지는 심각한 위기에 처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4월 21일 영국 공영방송 BBC가 존슨 총리가 ‘다이슨’의 제임스 다이슨 회장과 주고받은 개인 문자를 특종 기사로 공개함으로써 시작되었다. 다이슨은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그 회사다. 이 폭로 즉시 대기업 오너가 총리에게 문자로 뭔가를 로비했다는 점에서 물의가 일기 시작했다. 보수당 출신 전임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의 로비 사건이 채 가라앉지도 않은 시점이라 불에다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었다. 그러나 사건은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총리실 홍보수석이 아무런 증거 제시도 안 하고 BBC에 문자를 누설한 인물이 총리의 전 수석보좌관 도미니크 커밍스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커밍스는 즉각 자신은 아니라고 밝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이 재임 중 듣고 본 특급 비밀 두 개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버렸다.
   
   
   봉쇄조치 사전 누설 범인은?
   
   커밍스의 폭로 중 하나는 코로나19 2차 전국 봉쇄조치 사전 누설과 관련된 문제이다. 본래 영국 정부는 봉쇄조치를 2020년 11월 4일 전격 시행하려 했다. 하지만 일요판 신문에 봉쇄조치가 대서특필되면서 봉쇄 4일 전인 10월 31일 어쩔 수 없이 졸속으로 발표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원래 하루 전이나 당일 날 전격적으로 봉쇄조치를 발표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발표일과 발효일까지 4일이란 긴 시간이 발생하는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 4일간 영국은 혼란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면서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었고 슈퍼마켓에는 생필품이 동나 버렸다. 당시 누가 봉쇄조치를 사전에 누설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런데 커밍스는 이번에 “조사를 총리가 막으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영국 언론이 ‘입 싼 쥐(chatty rat)’라는 별명으로 부른 누설자는 바로 총리 약혼녀의 절친인 헨리 뉴먼 총리 특별보좌관이었다. 당시 총리는 커밍스에게 “만일 누설자가 뉴먼이라고 밝혀지면 그를 파면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캐리와 나 사이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고 한다. 커밍스는 이때 총리의 판단 능력과 인간적인 도덕성을 의심하게 되었다고 했다. 측근의 누설로 전국이 혼란에 빠진 사건을 약혼녀와의 개인적 문제 때문에 앞뒤 안 가리고 덮으려는 총리를 보고 심히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다.
   
   커밍스는 이 사태 이후 딱 2주 뒤 퇴임했고 조사는 계속되었다. 그러나 존슨 총리의 희망대로 최근 ‘누설자를 찾지 못하겠다’는 결론이 났다. 뉴먼은 아직도 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있다. 총리의 최측근으로 옆에서 오래 지켜본 커밍스의 판단이니 존슨의 국정수행 능력과 판단력이 심하게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다른 어떤 폭로보다도 총리가 가장 아파할 화살이라고 칼럼니스트들은 지적한다.
   
   두 번째 폭로는 런던 다우닝가에 위치한 총리 공관 내의 총리 가족 사용 공간 실내장식비 20만파운드(3억원) 조달에 관한 이른바 ‘커튼 현금 논란(cash for curtains row)’ 스캔들이다. 커밍스는 총리가 이 실내장식비를 비밀리에 보수당 거액 헌금자가 부담하도록 하자고 자신에게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블로그에 올렸다. 총리의 요청을 커밍스는 ‘비윤리적이고, 어리석고, 불법의 가능성이 있는(unethical, foolish, possibly illegal)’ 일이라고 생각해서 거절했다고 했다. ‘나는 이에 대해 증언 요청이 오면 기꺼이 내가 아는 내용을 모두 말하겠다’라고도 썼다. 커밍스는 총리의 생각 자체가 충격이었다고 했다. 하급 관리도 생각 안 할 일을 추진하려는 총리의 판단력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세 개의 조사 동시 시작
   
   커밍스의 폭로 이후 바로 세 개의 조사가 동시에 시작되었다. 내각 조사와 정부 조사, 그리고 선거관리위원회 조사이다. 하원 내 보건사회복지위원회에서도 청문회를 할 예정인데 존슨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해당 위원회 위원장이 전 외교부 장관이었던 제러미 헌트 하원의원이기 때문이다. 헌트 위원장은 보수당 당수 선출 투표 때 존슨의 경쟁자이자 라이벌이었다. 그는 이번에 조사위원장을 맡으면서 자신들에게 알려지는 모든 사실을 바로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했다. 보수당 내 총리 반대파들도 이번 기회에 총리를 흔들어 낙마시키겠다며 전의를 가다듬고 있다. 현재 보수당 내에는 존슨의 독단과 독재로 불만이 팽배해 있는 상태다.
   
   사실 총리에게 가장 큰 문제는 청문회든 조사위원회든 어디든 가서 증언할 커밍스가 보통의 수석보좌관이 아니라는 점이다. 커밍스는 2015년부터 총리 옆에서 브렉시트 캠페인을 시작으로 투표 전략까지 주도한 인물이다. 결국 브렉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2019년 총선도 압도적 승리로 이끄는 데 지대한 공로를 세운 최고 전략가이다. 측근 누구보다 총리의 총애와 신임을 받은 실세 중 실세였다. 한때는 커밍스를 통하지 않고 올라간 정책은 무조건 채택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다. 심지어는 실질적인 비서실장(the de facto chief of staff)이라고까지 불렸다.
   
   필자가 2020년 6월 1일 자 주간조선에 쓴 ‘봉쇄령 어긴 내로남불 왕수석’에 등장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당시 커밍스는 봉쇄령을 어기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존슨은 사직권고는커녕 커밍스의 행동이 전혀 불법이 아니라고 감쌌다. 그냥 감싼 정도가 아니라 장관들도 못 해 본 총리 관저 정원 기자회견까지 허용하면서 변명 기회를 줬다. 당시 전국이 분노로 들끓었으나 커밍스는 해임되지 않고 그냥 지나갔다. 그러나 커밍스는 지난해 11월 총리실 내부권력 투쟁의 희생양이 돼 까만 백팩에 노란 종이상자 하나를 들고 초라하게 다우닝가를 떠나 버렸다.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가 지난 4월 28일 국회의사당에서 커밍스 폭로 사태와 관련해 노동당 당수 키어 스타머의 질의를 받고 있다. photo 뉴시스

   커밍스 입 쳐다보는 언론들
   
   커밍스는 실세로 군림하면서 온갖 욕을 다 먹어가면서 총리실 및 행정부 개혁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었다. 그러다 토사구팽당하니 배신감에 복수 기회를 노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던 참에 총리와 다이슨 회장 사이의 문자를 누설했다는 누명을 자신에게 씌우자 옳다구나 하고 가지고 있던 비밀을 폭로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언론들은 존슨 총리의 어떤 측근보다 내밀한 비밀을 알고 있을 커밍스의 폭로와 증언에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존슨 총리에게 리버풀 축구클럽 인수를 도와달라고 보낸 문자도 최근 공개돼 버렸다. 빈 살만은 사우디 출신 미국 언론인 살해를 지시해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불가촉(不可觸) 왕따 신세에 빠진 인물이다. 이제 거리낄 것 없이 뭔가를 작심하고 나올 커밍스가 무슨 엄청난 증언을 할지 영국 정가와 언론이 목을 빼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판도라 상자가 열리려는 순간이다.
   
   사건의 발단이 된 BBC의 특종 보도는 사실 다른 나라에서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없는 사안이다. 총리와 대기업 회장 간의 문자는 어떻게 보면 소통 측면에서 칭찬받아야 할 사안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문제가 벌어졌다.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 다이슨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때 존슨 총리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인공호흡기 2만개가 급하다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돕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호흡기를 생산하려니 문제가 생겼다. 사정상 싱가포르에 있는 영국인 직원을 불러와야 했는데 이 직원의 소득세가 걸림돌이었다. 영국 국민기업이던 다이슨은 2019년 영국의 극심한 규제 때문에 본사를 싱가포르로 옮겼다. 싱가포르로 간 영국인 직원들이 영국으로 돌아와 일을 하면 소득세를 내라는 영국 법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다이슨 측은 재무부에 편지도 보내고 전화도 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어느 나라나 있는 공무원들의 관료주의 탓이었다.
   
   급한 나머지 다이슨 회장은 존슨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냈다. ‘우리는 준비가 되었다. 그러나 슬프게도 어느 누구도 우리가 진행하는 걸 원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자 총리로부터 ‘내가 내일 해결하겠다.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 내가 보기에는 훌륭한 일이다’라는 답이 금방 왔다. 그리고는 곧이어 ‘재무장관 말이 다 처리되었다고 한다. 이제 시작하자’라고 추가 문자까지 보냈다. 그래서 다이슨 회장은 ‘우리는 인공호흡기에 우리의 모든 걸 투입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총리의 말과는 달리 재무부에서는 여전히 조치가 안 되고 있었다. 결국 회장은 다시 총리에게 ‘국가 비상 사태에 도우려고 하는데 세금 면제가 안 된다고 한다’라고 고자질을 했고, 총리는 다시 ‘내가 이 나라 수석재무장관인데 내 말을 믿어라. 당신이 필요로 하는 일을 우리가 다 도울 터이다’라고 답했다. 이 문자 이후 2주일 만에 모든 문제가 해결돼 호흡기 공급이 적기에 이루어졌다.
   
   다이슨 회장은 자기네들은 공장 생산라인을 정지하고 인공호흡기를 생산했고 그 결과 고객으로부터의 주문 생산을 받지 못해 2000만파운드(300억원)를 손해봤다고 했다. 그렇지만 정부에 생산라인 개조와 기계 개발 비용을 한푼도 청구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리고 450명의 직원들이 24시간 주 7일간을 쉬지 않고 일해 귀한 생명을 구해 자부심을 느낀다고도 했다.
   
   문제의 시작과 결과가 모두 공익을 위함이지 사익 추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는 결국 물의가 빚어졌다. 바로 영국인들이 중시하는 선명성과 공정성 문제 때문이다. 다이슨이나 총리가 개인 이득을 취하려고 한 일이 아니지만 이 사태는 공교롭게도 문자 폭로 직전 불거진 캐머런 전임 총리 로비 사건과 맞물려 논란이 커졌다. 캐머런 로비 사건은 캐머런 전 총리가 자신이 일하고 있던 그린실캐피털이라는 금융회사에 코로나19 구제금융을 해주라고 직접 재무장관을 비롯해 장관 여러 명에게 전화와 문자로 청탁해서 일어난 문제이다. 캐머런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조치가 안 이루어져 결국 그린실캐피털은 도산했지만 전직 총리가 개인 연줄을 통해 로비한 사실이 문제가 되었다. 감독기관은 캐머런의 로비가 불법은 아니라고 결론 냈지만 여론은 차갑다. 과연 전직 총리가 아닌 일반인이 이런 식으로 로비를 했다면 그냥 넘어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익보다 공정이 중요
   
   여론은 전직 고위 정치인과 사회 저명인사, 그리고 거대 기업가들이 정부 고위층의 휴대전화로 직접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하면서 로비를 벌이는 방식이 불법이나 공익 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옳은 일인가라고 묻고 있다. 물론 답은 부정적이다. 특히 다이슨 사태의 경우 국익과 공익에 부합하든 안 하든 이런 식의 특별대우가 있으면 안 된다는 여론이 많다. 개인적 연분이나 소통의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기업들은 결국 소외되어 손해를 본다는 차별의 문제 때문이다. 물론 다이슨 회장의 하소연으로 총리가 절차를 무시하고 밀어붙인 결과 인공호흡기가 적시에 공급돼 수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었는데 뭐가 문제냐는 반론도 많다. 그래서 논쟁은 계속될 듯하다.
   
   존슨은 의회에서도 이번 다이슨 사태와 관련해 자신은 국가 비상시에 지도자로서 공익과 국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래서 다이슨 직원들의 소득세 문제를 해결해 준 일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는 어떤 총리라도 나 같은 일을 주저하지 않고 했으리라 믿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두 번째 폭로 건인 총리 관저 수리비는 다이슨 문제보다는 당당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커밍스의 폭로와는 달리 현재 총리실과 내각 장관들은 총리는 규정대로 모든 사안을 처리했고, 경비는 총리 개인 돈으로 지불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문제는 한국인의 눈으로 본다면 도저히 이해가 안 갈 사안이기도 하다. 현직 총리 공관 수리비를 왜 총리 개인이 내는가 하는 의문부터 들 수 있다. 여기에는 영국 특유의 제도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우닝가 11번지(원래는 10번지였지만 11번지 재무장관 공관이 좀 넓어 토니 블레어 전 총리부터는 총리와 재무장관이 서로 바꾸어 산다) 총리 공관 중에도 가족이 거주하는 2, 3층 공간의 수리비 중 책정된 예산인 3만파운드(4500만원) 이상은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결국 수리비 20만파운드 중 예산 3만파운드를 제외한 17만파운드를 조달하려다가 사달이 난 셈이다.
   
   원래 영국 관례는 총리 관저에서도 총리 가족들이 먹고 마시는 식품비는 전액 총리 개인 부담이다. 전기세, 가스비, 지방세는 관저에서 내주지만 이마저도 총리 개인소득으로 계산되어 소득세를 내야 할 정도로 공사 구분이 엄격하다. 영국 회사 경영자의 경우도 주택 임대료와 차량, 유류비 혜택을 전부 소득으로 취급해 전액 과세 대상이다. 심지어는 공장 직원들의 근무복, 점심 식비마저도 개인소득에 포함되어 세금을 내야 할 정도로 영국 세제는 몰인정하다.
   
   
   궁지에 몰린 쥐
   
   사실 다우닝가 총리 공관은 말만 공관이지 거의 영국 중산층 주택 수준이다. 침실 4개가 있는 3층과 거실, 서재, 부엌이 있는 2층이 바로 총리가 사는 곳이다. 2·3층 합치면 한국으로 치면 60평 정도 아파트로 볼 수 있다. 미국 백악관이나 프랑스의 엘리제궁과는 비교가 안 되는 그런 공관이지만 예산 외에는 모두 개인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야 한다.
   
   이번에 결정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존슨 약혼녀 캐리는 영국 유수 언론지인 인디펜던트 창업주의 딸이다. 영국 상류 사교계 잡지 태틀러의 보도에 의하면 총리 약혼자는 이번에 전임 메이 총리의 ‘존 루이스 식의 실내 가구 악몽을 적어도 영국 상류층 안식처(John Lewis furniture nightmare into a high society haven)’로 만들려고 했다. 존 루이스는 영국 중상층 백화점이지 결코 일반 서민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리 눈에는 실내 인테리어가 눈에 안 찬 모양이다. ‘도대체 얼마나 수준이 높아 1m(폭 55㎝)에 150파운드(22만5000원)나 하는 금벽지(친구에게 존슨이 한 말)를 발라 시골집 한 채 값인 20만파운드를 60평 크기에 처넣었나’라는 비난 여론이 팽배하다.
   
   총리실이나 총리는 아직도 정확하게 실내장식비 내역을 안 밝히고 있다. 이미 언론들은 5만8000파운드(8700만원)를 보수당 거액 헌금자에게서 받아 사용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존슨도 단정적으로는 아니지만 거의 수긍하고 있다. 단지 자신이 돈을 누구에게서 어떻게 받았는지는 안 밝힌 상태다. 자신이 직접 내각사무처에 가져다주었고 수리비는 모두 자신의 돈으로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존슨은 ‘궁지에 몰린 쥐(a mouse in the corner)’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당 동료 의원들이 어떻게 나서서 보호해 줄 방안이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게 언론 보도 내용이다. 하지만 영국의 정치풍토로 보아 궁지에 몰린 정치인을 주위에서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나서 변호해줄정도의 무감각한 의리는 없어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사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조사위원들이 얼마나 파헤칠지 또 존슨이 얼마나 명확하게 해명할지에 결과가 달려 있다. 어찌 되었건 현재까지의 상황만으로도 존슨은 완벽하게 의혹을 풀고 지나가거나 아니면 사임하든지 두 가지 길밖에 없다. 커밍스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폭로를 할지에 따라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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