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수출되는 중국 시노백 백신. ⓒphoto. 신화‧뉴시스
해외로 수출되는 중국 시노백 백신. ⓒphoto. 신화‧뉴시스

중국산(産)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주력으로 접종한 국가들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오는 7월 1일부터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 해외접종자에게도 국내 입국시 14일간 의무격리를 면제키로 한 우리 방역당국의 결정이 성급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노팜과 시노백을 포함해 WHO(세계보건기구) 긴급승인을 받은 백신 해외접종자에게 국내 입국시 14일간의 의무격리를 면제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인도발(發)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급격히 퍼지면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 등지에서도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은 WHO 긴급승인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아직 국내 승인을 받기 전이다. 또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나 바이러스벡터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사백신(비활성화백신) 방식으로 개발된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은 방어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가 지난 5월과 6월 긴급승인을 내주면서 공개한 시노팜과 시노백의 방어율은 각각 79%와 51%에 불과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산 시노팜과 시노백 백신을 주로 접종한 칠레, 바레인 등지에서 최근 확진자 수가 치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6월 24일 기준으로, 칠레에서는 2476명, 바레인에서는 46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칠레와 바레인의 백신접종률은 지난 6월 21일 기준으로 각각 63.34%와 61.51%에 달한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높다는 이스라엘(63.62%)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최근 급격히 신규확진자 수를 줄여나가고 있는 미국(53.11%)보다도 10%포인트가량 높다.

칠레나 바레인 처럼 백신접종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신규확진자가 속출하자 주력 백신의 효능이 의심받고 있다. 칠레의 경우, WHO 긴급승인을 받은 백신 중 가장 방어력이 떨어지는 시노백 백신 측과 1400만회 분량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가장 방어력이 높다는 화이자 백신(1000만회)분보다도 400만회나 많은 물량이다.

시노팜 백신을 주력으로 한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5월부터 시노팜 백신을 맞은 접종자에게 기존 2회분에 더해 추가로 3회분의 ‘부스터샷’을 놓기로 했다. UAE도 접종률이 51.38%에 달하는데, 지난 6월 24일 1988명의 신규확진자가 나왔다.

한편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2개 백신(시노팜, 시노백)이 WHO로부터 긴급승인을 받았고, 4개 백신이 조건부로 국내 승인을 마친 상태다. 또 추가로 21개 백신이 임상실험 단계를 밟고 있다고 한다. 기부와 수출형태로 중국산 백신이 퍼져나간 국가는 88개국에 달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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