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일 콜롬비아 노숙자들이 백신을 맞고 있는 모습. ⓒphoto 뉴시스
지난 7월 2일 콜롬비아 노숙자들이 백신을 맞고 있는 모습. ⓒphoto 뉴시스

지난 8월, 벨기에의 한 요양원에서 7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 이들은 모두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상태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사망자들이 'B.1.621' 변이 바이러스에 걸렸다는 점이다. 새로운 변이로, WHO는 'B.1.621' 변이 바이러스를 '뮤(Mu)' 변이로 명명하고 8월 31일 '관심 변이'로 지정했다.

WHO는 코로나 변이 가운데 전파력, 백신 효과, 증상 등을 종합해 그 위험 정도를 분류한다. 가장 주시해야 할 변이는 '우려 변이(Variants of Concern)'이며 그 아래 단계가 '관심 변이(Variants of Interest)'다. 현재 '우려 변이'는 4종류(알파·베타·감마·델타)이며 관심변이는 4종류(에타·요타·카파·람다)에서 뮤 변이가 추가돼 5종류가 됐다. '우려 변이'는 일반적으로 전염성이 강하거나, 더 치명적이거나, 현재의 백신과 치료에 내성이 강한 돌연변이다. '관심 변이'는 여러 나라에서 발생하고 다른 변종보다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다.

"면역 회피 잠재성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백신을 접종 완료하더라도 코로나19는 걸릴 수 있다. 이를 돌파감염이라고 부른다. 다만 백신이 코로나19의 중증화는 막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사망자는 백신을 접종 완료하고도 뮤 변이에 걸렸다. 동시에 7명이나 한 곳에서 나왔다. 다만 요양원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뮤 변이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B.1.621로도 알려진 뮤 변이가 어떻게 백신 작용을 피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다만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을 가능성은 있다. WHO는 뮤 변이의 면역 회피 정도와 전염력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단, 성명을 통해 "이 변이가 면역 회피의 잠재적 특성을 보이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뮤 변이는 올해 1월 콜롬비아에서 처음 확인됐다. 그 이후 산발적인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기록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뮤 변이는 코로나19 감염 사례에서 0.1% 미만에 불과하지만, 콜롬비아에서는 39%, 에콰도르에서는 13%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점점 확산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지구 반대편 남미를 벗어나 뮤 변이 감염 사례가 나온 곳은 최소 39개국이다. 유럽과 미국, 홍콩 등에서도 뮤 변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는 32건의 뮤 변이 감염 사례를 찾았는데, 런던과 20대에서 주로 발생했으며 백신을 1~2회 맞은 사람도 포함돼 있다. PHE는 뮤 변이가 적어도 백신이 부여하는 면역에 베타 변이 만큼의 내성이 있다는 걸 시사하는 실험실 연구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건 옆나라 일본에서 뮤 변이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6~7월 공항검역소의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2명이 뮤 변이에 감염된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9월 1일 발표했다. 뮤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은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나리타(成田)공항을 통해 입국한 40대 여성과 7월 영국에서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한 50대 여성으로 알려졌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회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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