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1일 열린 중국 최대 쇼핑축제 알리바바 톈마오의 '솽스이' 행사장 ⓒPhoto 알리바바
지난 11월 11일 열린 중국 최대 쇼핑축제 알리바바 톈마오의 '솽스이' 행사장 ⓒPhoto 알리바바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솽스이(雙十一)’가 또다시 거래신기록을 경신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 사이트인 알리바바 계열의 톈마오(天猫ㆍ티몰)는 지난 11월 11일 0시부터 12일 0시까지 집계된 거래액이 5403억위안(약 99조6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당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5500억위안(약 101조원)에는 조금 못미쳤지만, 지난해 솽스이때 기록했던 하루 거래액(4982억위안)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솽스이는 ‘독신자들의 쇼핑축제’라는 뜻에서 ‘광군절(光棍節)’로도 불리는 중국 최대 쇼핑축제다. 알리바바는 지난 2009년부터 이 행사를 주관해 왔는데 13년째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신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솽스이 행사를 개최하는 중국 2위 온라인쇼핑 업체 징동(京東) 역시 올해 솽스이 기간 중 거래액이 3491억위안(약 6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두었던 거래액(2715억위안)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중국 온라인쇼핑 업계 1, 2위인 알리바바와 징동의 ‘솽스이’ 실적만 합쳐도 11월 11일 이날 하루 동안 거래된 금액이 무려 8894억위안(약 163조원)에 달한다. 이 밖에 솽스이 행사 같은날, 대규모 할인 등 판촉행사를 진행한 핀둬둬(拼多多) 등 다른 온라인쇼핑 사이트의 거래실적을 합산하면 줄잡아 1조위안(약 184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 완화로 인한 ‘보복소비’ 열기가 폭발한 것이다.

알리바바가 올해 ‘솽스이’때 거둔 실적은 중국 당국의 전방위 압박을 뚫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알리바바 대주주인 마윈(馬雲) 전 회장이 상하이에서 내뱉은 ‘전당포’ 발언 직후, 알리바바는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각종 압박을 받았다. 게다가 올해 ‘솽스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3연임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6중전회)와 폐막일이 겹치는 바람에 지극히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11월 11일 0시 ‘솽스이’ 행사 시작 직후부터 알리바바를 비롯해 각 업체에서 실시간으로 발표했던 거래신기록 돌파소식은 올해는 단 한줄도 나오지 않았다. 알리바바는 11월 11일 0시 45분 경, 거래액이 1억위안(약 184억원)을 돌파했다는 짤막한 소식을 내놓은 직후 11월 12일 0시까지 실시간 거래액 집계를 단 한번도 내보내지 않았다. 경쟁업체인 징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원래 ‘솽스이’ 행사는 판매고를 높이기 위해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늘상 진행됐는데, 중국공산당 19기 6중전회와 맞물린 ‘솽스이’ 행사때 중국 당국의 무언의 압박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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