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기존의 플랫폼에서 제공했던 동영상 ‘싫어요’를 숨기는 실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유튜브는 30일(현지시각) 자사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포럼에 “‘싫어요’로 좌표 찍는 움직임 등이 있어 사용자에게 ‘싫어요’ 숫자를 안 보이게 하는 방식의 디자인을 실험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내 이런 디자인이 나오게 될 것”이라 말했다.

유튜브는 “그간 플랫폼 사용자의 혐오감을 숨겨달라는 영상 크리에이터들의 피드백이 많았다”며 “‘싫어요’ 수가 크리에이터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싫어요’ 수를 의도적으로 늘리는 어뷰징, 혐오캠페인, 좌표 찍기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작은 실험’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유튜브 ‘싫어요’ 버튼은 댓글달기나 ‘좋아요’ 버튼과 함께 동영상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확인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논란의 크리에이터가 운영하거나 다소 민감한 주제의 영상이 올라오는 채널의 경우 댓글달기 기능을 막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동영상 사용자들이 ‘싫어요’를 눌러 해당 콘텐츠에 대한 호불호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방송인 김제동씨의 경우 ‘싫어요’ 수가 폭주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유튜브는 테스트 중인 디자인을 하나 공개했는데, 기존과 같은 버튼 레이아웃인 듯 보이지만 ‘싫어요’를 나타내는 아이콘 아래엔 숫자 대신 ‘Dislike(싫어요)’라는 단어만 뜬다. 기존의 레이아웃에선 ‘좋아요’와 ‘싫어요’ 아래에 각각에 해당하는 숫자가 표시됐다. 유튜브의 이번 테스트는 빠른 시일내 안드로이드와 iOS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실행될 것이며, 향후 몇 주 간은 일부 크리에이터에게 적용해 피드백을 받을 예정이다.

유튜브가 공개한 새로운 디자인의 레이아웃. ‘싫어요’ 아래에 숫자 대신 ‘Dislike’이라는 문구만 적혀 있다.
유튜브가 공개한 새로운 디자인의 레이아웃. ‘싫어요’ 아래에 숫자 대신 ‘Dislike’이라는 문구만 적혀 있다.

유튜브 측은 ‘싫어요’ 기능에 부작용 뿐만 아니라 동영상 플랫폼을 정화시키는 순기능도 있음을 강조했다. ‘싫어요’가 일종의 군중심리를 자극해 불필요한 혐오감정을 조장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싫어요’ 수가 낚시성 콘텐츠, 스팸성 영상, 가짜뉴스 등을 선별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사용자들이 특정 동영상에 대해 ‘싫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유튜브의 공식 입장에 따르면, 크리에이터는 여전히 자신의 계정 스튜디오에서 는 동영상의 ‘좋아요’‘싫어요’ 수를 확인할 수 있으며, 호불호 통계가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한다.

소셜미디어에서 ‘싫어요’와 같은 감정 표현 기능을 제거하는 실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좋아요’를 제거하는 테스트를 해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고 ‘좋아요’ 수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페이스북 역시 올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좋아요’ 버튼을 삭제했다. 팔로어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위한 조치였다.

IT 전문가들은 유튜브의 실험이 플랫폼을 크게 변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호감이 아닌 혐오 숫자만 없애는 경우, 시청자들이 동영상의 인기도에 대해 오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유튜브는 ‘좋아요’와 ‘싫어요’ 수를 모두 숨기는 방안, ‘싫어요’ 버튼을 누를 때 추가 상호작용을 넣어 무분별한 ‘싫어요’ 누르기를 막는 방안, ‘좋아요’와 ‘싫어요’ 버튼을 완전히 없애는 방안 등 세 가지 방식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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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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