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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3호]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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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연구의 최전선]왜 한반도에서 소나무가 참나무를 밀어냈을까?

최준석  선임기자 jschoi@chosun.com 2021-11-19 오전 10:17:06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기후의 힘: 기후는 어떻게 인류와 한반도 문명을 만들었는가’라는 책 제목을 보고 저자가 지질학자일 거라고 생각했다. 책 날개를 보니 저자 박정재는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였다. 지리학과는 서울대의 경우 사회과학대학에 있다. 혼란스러웠다. 박정재 교수가 자연과학자일까, 사회과학자일까? 책은 그의 연구 분야를 ‘생물지리학’ ‘고기후학’ ‘고생태학’이라고 소개해 놓았다. 책을 낸 바다출판사 김은수 편집자에게 물어보니 “한반도 고기후를 연구하는 거의 유일한 분이라고 알고 있다”라고 얘기해줬다.
   
   지난 11월 5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연구실로 박 교수를 찾아갔다. 박 교수는 “한반도 고기후를 연구하는 유일한 사람은 아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님들이 많이 한다. 그런데 대학에는 그걸 연구하는 사람이 나말고는 거의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생물지리학자로 유명한 이가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이다. 박 교수에게 생물지리학자가 뭐냐고 물었더니 “생물지리학은 사실 범위가 매우 넓어서 뭐라고 정의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라고 답한다. 그는 “나 스스로를 고생태학자, 고기후학자라고 말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했다.
   
   
   생물지리학자들, 고기후학에 관심 보이다
   
그는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한 후 석사까지 마치고 1999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있는 캘리포니아대학으로 생물지리학을 공부하러 갔다. 지도교수는 로저 번(Roger Byrne). 그런데 마침 번 교수의 관심사가 생물지리학에서 고기후학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박정재 박사과정 학생의 연구도 지도교수를 따라가게 됐다. 연구를 위해 호수 퇴적물에 들어 있는 꽃가루를 분석했다. 꽃가루와 다른 여러 유기체, 유기물을 분석해서 과거 특정 시점에 식생에 어떤 변화가, 그리고 호수 주변에 어떤 환경 변화가 있었는지를 복원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런 연구가 고생태학이다.
   
   박 교수는 “내가 박사과정에 입학할 때 미국의 생물지리학자들은 고생태학, 특히 고기후학 쪽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식생의 분포나 변화에는 큰 관심이 없고, 식생의 변화를 일으킨 기후변화에 관심이 더 크다. 이런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지구의 기후변화, 온난화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크다.
   
   그가 버클리로 간 건 미국 주요 대학에 지리학과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박 교수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이 1940년대 후반에 지리학과를 없앤 게 출발점이었다. 이어 아이비리그(미국 명문대학들) 대학이 줄줄이 지리학과를 폐지했고, 지금은 미국의 유명대학 가운데 버클리에만 지리학과가 있다. 그나마 교수가 몇 명 되지 않는다. 주립대학에는 아직 지리학과가 있다.
   
   반면 유럽 쪽 분위기는 다르다. 영국, 프랑스는 과거 제국이었기 때문인지 지리학이 갖는 파워가 대단하다. 영국과 프랑스는 지리학과 규모 또한 엄청나다. 박 교수는 지리학이 미국에서 쇠락하는 데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리학은 융합 학문이다. 융합, 통섭을 훌륭하게 할 수 있으면 좋은데, 한 사람이 그걸 해낸다는 건 힘들다. 그러니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전문 연구 분야에 밀리는 거다. 하지만 미래에는 사회 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다. 융합 학문인 지리학의 효용도는 나날이 높아질 것이다. 학문에 뜻이 있는 후속 세대가 지리학을 많이 공부했으면 좋겠다.”
   
   그는 버클리에서 박사공부를 하면서 멕시코의 호수 퇴적물을 연구했다. 지도교수가 멕시코에 관심이 많았다. 멕시코에는 화산 기원 호수가 많다. 2001년과 2002년 지도교수와 모두 네 명이 멕시코시티까지 차를 타고 일주일 걸려서 갔다. 두 차례 방문해 모두 석 달을 머무르며 멕시코시티 북서쪽의 호수 세 곳에서 ‘퇴적물 코어’를 얻었다.
   
   
▲ 제주 서귀포의 물영아리오름 습지에서 퇴적물 코어 채취를 위한 작업을 하는 박정재 교수의 학생들. photo 박정재

   멕시코 호수 ‘퇴적물 코어’가 말해주는 것들
   
   박 교수가 “자세한 것도 듣고 싶으냐”라고 묻기에 “좋다”라고 했더니 이런 설명을 한다. “퇴적물은 유기물, 흙과 모래, 그리고 탄산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기물은 호수에 살고 있는 조류와 플랑크톤 등이고, 탄산염은 그곳이 석회암 지대이기 때문에 물에 많이 녹아 있었다. 유기물에서는 꽃가루가 나오고 규조류라는 것도 나온다. 유기물이 퇴적물 전체에서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가 하는 것도 의미 있는 데이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토사, 즉 실트(silt)나 점토(clay) 알갱이 크기도 정보가 된다. 탄산염에는 산소가 들어 있는데 동위원소 분석을 한다. 그러면 특정 시기에 어떤 기후변화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과거의 기후와 식생을 복원하는 연구를 한 거다. 10m쯤 뚫고 들어가 ‘퇴적물 코어’를 얻었고 연대 측정을 했더니 최하층 퇴적물이 대략 1만년 전의 것으로 나왔다.”
   
   멕시코 연구를 미국인이 많이 하는 이유가 있다. 1492년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16세기에 스페인 군대가 중남미로 들어오는데 이때를 전후해서 멕시코의 생태환경이 급변한다. 유럽인이 들어오면서 목축을 많이 한 탓이다. 목축을 많이 하니 초지가 파괴되고 침식이 늘어났다. 그 결과 호수의 퇴적률이 증가하였다. 퇴적물 속의 꽃가루 조성도 변했는데 초본류의 꽃가루가 많이 나오다가 1500~1600년 이후로는 건조한 환경에 잘 적응하는 관목들의 꽃가루가 퇴적물에서 나왔다. 아주 척박한 지역에 경쟁력 있는 작은 관목들이 침투한 것이다. 박 교수는 “사람이 들어와서 농경을 하고 살면 식생이 싹 변한다. 한반도의 경우 소나무와 초본류의 꽃가루가 늘어난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의 책 ‘기후의 힘’에 보면 “한반도에 자라는 소나무는 인간이 환경을 파괴하면서 자리를 잡았다”라고 되어 있다. 박 교수는 “한반도는 원래 지표의 80~90%가 참나무로 덮여 있었다. 수렵채집인이 살던 시기는 참나무가 가득했다”라고 말했다. 소나무는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 수종인 반면 참나무는 낯설다. 박 교수에 따르면, 한반도의 오래된 퇴적물을 분석하면 참나무 꽃가루가 주로 나온다. 소나무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3000~3500년 전이 되어 벼농사가 시작되면 싹 달라진다. 참나무가 줄고 소나무가 득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 교수 설명을 들어본다.
   
   “가령 산불 등의 교란으로 개활지가 생기면 처음에 풀이 들어간다. 그리고 햇볕을 좋아하지만 크게 자라지 못하는 그런 나무들이 들어간다. 그런 나무가 자작나무와 소나무다. 반면 참나무나 서어나무, 특히 참나무는 햇볕이 적어도 천천히 자랄 수 있다. 천천히 자라나되 시간이 지나면 키가 소나무보다 커진다. 소나무는 햇볕을 공급받지 못하면 위축된다. 생태계가 교란 없이 안정적이면 결국 참나무가 숲을 덮어버린다. 그런데 인간이 농경을 시작하면서 숲을 교란해 소나무가 많은 게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다.”
   
   이런 연구는 그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05년 귀국한 이후 진행했다. 그는 2007년부터 전남대 교수로 4년간 일했는데, 이때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우선 미국 버클리대학 박사과정 시절 멕시코 호수 퇴적물 얘기를 마저 들어보도록 한다.
   
   박 교수가 연구한 멕시코 화산호수는 마르(maar)호다. 마르호는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하고 생긴 백록담과 같은 호수가 아니라 마그마로 데워진 지하의 물, 즉 수증기가 지상으로 분출할 때 그 압력으로 생긴 화산호수다. 호수를 감싼 ‘화구륜’ 높이가 그리 높지 않다. 마르호는 독일에도 많고, 한국의 경우 제주도 서귀포시 호근동에 있는 하논 분화구가 이런 지형이다. 중국 지린성에도 마르가 많다.
   
   
▲ 소나무 꽃가루 화석(왼쪽)과 참나무 꽃가루 화석.

   환경결정론이 과연 옳은가?
   
   박사 하면서 논문을 3개 정도 썼다. 난산 끝에 2019년 미국 지리학회지에 보고한 논문이 그중 하나다. 논문 제목은 ‘멕시코 중부의 홀로세 후기 기후변화와 테오티우아칸의 쇠락’. 테오티우아칸 문명은 강력했던 세력으로 AD 600~700년에 갑자기 쇠락했다. 마야 문명이 무너지기 200~300년 전이다.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며, 때문에 많은 이론이 있다. 그중 하나가 기후변화다.
   
   환경을 교란시킨 것도 유럽인이 그랬는가, 아니면 멕시코 원주민이 이미 환경을 파괴했는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박 교수는 “어느 쪽이 환경에 더 악영향을 주었느냐인데, 둘 다 파괴적이었지만 유럽인이 들어와 망가뜨린 것보다 원주민이 이미 망가뜨렸다는 쪽으로 기조가 바뀌고 있다. 지금 학계의 다수는 원주민은 친환경적인 삶을 살았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홀로세는 지질학적 용어다. 1만1700년 전에 홀로세가 시작됐다. 빙기가 끝나고 간빙기가 시작하는 시점이다. 우리는 현재 홀로세를 살고 있다. 기후가 문명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환경결정론이다. 박 교수는 “학교에서 환경결정론은 여전히 소수”라고 말했다. “인류학자나 고고학자는 환경결정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지리학도 마찬가지다. 인문지리 연구자는 환경결정론을 잘 믿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퇴적물 속의 꽃가루 분석은 어떻게 할까? 퇴적물에는 탄산염, 실트와 점토, 그리고 유기물이 들어 있다고 했다. 탄산염은 염산으로 제거한다. 불산(HF)을 사용하면 흙의 규산질을 없앨 수 있다. 그러면 유기물만 남는다. 유기물을 황산 등에 넣고 2~3분 놔두면 유기물이 제거되고 꽃가루만 남는다. 꽃가루는 껍질이 단단해서 황산에도 불산에도 깨지지 않는다. 그걸 슬라이드에 올려서 현미경으로 보면 된다.
   
   박 교수 방에는 독일 업체 라이카의 현미경이 있었다. 꽃가루 모양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다. 박 교수 책상 위에 마침 연구 중인 제주도 오름(동수악·금오름)에서 채취한 꽃가루 샘플이 있었다. 뚜껑을 여니 투명한 슬라이드 글라스가 있고 그 가운데는 붉은색으로 염색한 부분이 있었다. 꽃가루 미화석 샘플이었다.
   
   박 교수가 슬라이드를 현미경에 올려놓고 초점을 맞춘 뒤 와서 보라고 했다. 오묘한 세계가 펼쳐졌다. 삼각형 모양, ㄷ 자를 거꾸로 한 모양, 동그란 모양 등이 보였다. 크기도 제각각이다. 나무마다 꽃가루 모양과 크기가 독특하다. 박 교수는 “소나무 꽃가루는 양쪽에 공기주머니가 달려 있어 두툼하다. 그래서 멀리 날아간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에게 참나무를 보여달라고 부탁하자 그는 “한 샘플에서 소나무 꽃가루가 많이 보이면 참나무 꽃가루는 보통 적게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참나무 꽃가루는 동그란 모양이었다.
   
   그는 2005년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에 돌아왔다. 이후 2006년 6월 서울 은평구에 있던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1년 반을 일했고, 2007년 9월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가 되었다. 전남대 시절에는 서해안 갯벌 퇴적물을 연구했다. 갯벌은 퇴적층이 뒤집혀 있어 서해안은 연구하기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동해안으로 갔다. 동해안 석호의 퇴적물을 많이 연구했다. 2009년쯤부터다. 강릉의 순포개호를 먼저 갔고 이어 고성의 봉포습지와 양양의 쌍호, 강릉의 포매호에서 작업을 했다. 영랑호는 일본의 꽃가루 연구자가 1980년대에 와서 호수 퇴적층 연구를 했는데 일본과 한국의 공동 연구자들은 영랑호에서 홀로세 이전의 퇴적층을 얻었다. 박 교수는 석호 연구에 금방 흥미를 잃었다. 석호의 퇴적률이 일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퇴적률이 일정하지 않으면 연대측정을 많이 해야 한다. 연대측정을 하려면 한 건당 70만원 가까이 드는데 많이 하면 돈이 많이 들어가고 결국 연구의 가성비가 떨어진다.
   
   
   제주도에서 밝혀낸 ‘영거 드라이아스’
   
   그가 서울대 교수로 일하기 시작한 건 2011년 3월부터. 그는 이때를 전후해서 제주도의 마르호인 하논의 퇴적물 연구를 시작했다. 하논은 호수였으나 조선시대 초 호수의 물을 빼고 농경지가 되었다. 제주도 하논 역시 일본인이 1990년대 초반 연구를 한 바 있지만 박 교수는 더 연구할 게 있다고 판단했다. 2012년 처음 하논에서 코어를 채취했다. 퇴적층을 파서 10m쯤 내려가니 맨바닥이 나왔다. 퇴적 상태가 매우 좋고 연대측정도 잘 나왔다. 맨 아래층은 3만3000년 전에 생긴 걸로 확인됐다.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 Event)’라는 지질학적 사건이 있다. 1만2800년 전에서 1만1700년 전 정도에 닥쳤던 한랭기다. ‘영거 드라이아스’기가 끝나가던 무렵 농경이 시작되면서 현재의 인간 문명이 본격화되었다. ‘영거 드라이아스’ 사건은 북대서양 지역에서 뚜렷했다. 그린란드의 경우 기온이 15도 가까이 떨어진 걸로 나온다. 태평양으로 오면 이 사건의 영향이 약해진다. 동북아시아의 경우 중국 동부에서는 데이터가 안 나왔고, 일본 호수에서 나오기는 했다. 한국에서는 그걸 찾은 사람이 없으니, 박 교수가 한반도에서 영거 드라이아스 사건을 확인한 최초의 연구자가 되었다. 박 교수는 “꽃가루 분석을 통해 한반도에서도 영거 드라이아스기에 뚜렷한 기후변화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정확하게 시기적으로 유럽의 영거 드라이아스 사건과 일치했다. 한반도의 경우 대략 1.5도가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영거 드라이아스 이전의 퇴적층에서는 쑥 등 풀의 꽃가루만 보였는데, 1만4700년 전부터 팽나무, 오리나무와 같은 나무의 꽃가루가 나왔다. 이때는 따뜻한 시기다. 현미경으로 보면 팽나무 꽃가루는 구멍이 세 개 뚫려 있고, 오리나무 꽃가루는 별 모양이다. 영거 드라이아스 시기가 시작되는 1만2800년 전부터는 팽나무 꽃가루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1만1700년 전이 되면 팽나무 꽃가루들이 다시 늘어난다. 영거 드라이아스 사건을 찾은 건 나름의 큰 성과였다. 논문은 신생대 4기의 연구를 다루는 학술지 ‘QSR(쿼터너리 사이언스 리뷰·Quaternary Science Reviews)’에 2014년 실렸다. 박 교수는 QSR에 대해 “신생대 4기 연구 논문이 실리는 가장 좋은 학술지”라고 말했다. 하논에서의 연구는 이걸 포함해 모두 3개를 썼다. 다른 두 편은 또 다른 4기 연구 관련 학술지인 JQS(저널 오브 쿼터너리 사이언스·Journal of Quaternary Science)와 Palaeo-3(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ty, Palaeoecology· 고지리, 고기후, 고생태학)에 보고했다.
   
   박 교수의 연구 중 최근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문은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2019년 실린 ‘동북아시아의 갑작스러운 홀로세 단기 한랭화 사건과 한반도 사회의 대응’이다. 퇴적물 분석을 해서 기후변화가 한반도 선사시대 사회에 미친 영향을 밝히려 했던 연구다. 3000년 전 한반도에 송국리 문화가 있었다. 송국리는 충남 공주 초촌면에 있던 지역. 이곳에서 선사시대인의 집단거주지가 1970년대 중반부터 발굴되었다. 송국리 문화의 갑작스러운 쇠락은 한국 고고학계의 주된 논쟁 중 하나다. 송국리인들은 점차 한반도 남부로 내려갔고 일부는 제주로, 다른 일부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야요이 문화를 일궜다고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내 책 ‘기후의 힘’에서 다루고 있는 핵심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송국리인들이 한반도에서 왜 일본으로 넘어갔나를 기후결정론으로 설명한 게 박 교수의 논문이다. 그는 송국리 문명이 쇠락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2800년 전과 2300년 전의 기후변동이 그 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리학자이기에 과감하게 얘기했고, 일부 고고학자들은 나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기후의 힘’에 이어 ‘인간의 힘’쯤 되는 제목의 책을 쓰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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