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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1호]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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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달의 시간이 빨라졌다…중국 달기지 8년 앞당긴 이유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2022-01-12 오후 4:20:29

▲ 2020년 12월 달에 착륙한 중국의 창어5호가 보내온 달 표면 이미지. photo 뉴시스
인류의 달 탐사 경쟁이 올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중국이 달 탐사 계획에 속도를 내면서 서방국가가 주축인 미국 진영과 중국·러시아 간의 달 유인기지 건설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와 가장 가까운 달은 이제 탐사를 넘어 이념과 정치, 경제 체제가 경쟁하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달 탐사 계획을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중국 국가항천국은 러시아와 함께 ‘국제 달 연구기지’를 건설하겠다는 단계적 로드맵을 공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올해 달기지 건설 장소를 물색하는 탐사작업이 시작되고 2025년 건설지를 결정한 후 2035년까지 공사를 진행해 2036년 운영에 들어간다. 그런데 이 로드맵에서 완공 목표를 당초의 2035년에서 8년 앞당겨 2027년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 개발 중인 무인 탐사선 창어8호는 본래 달에서의 3D 프린팅 기술 시험에 주력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달기지 설립이라는 새로운 임무가 부여됐다.
   
   중국이 달기지 건설을 서두르는 이유는 뭘까. 중국 국가항천국의 우옌화 부국장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달 자원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말했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달 자원을 선점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에 위협을 느껴 이보다 앞서기 위해 계획을 바꾸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전 세계가 달에 주목하는 사실상의 이유는 희토류나 지구에 거의 없는 헬륨3와 같은 자원 확보 때문이다. 달에는 희토류와 헬륨3가 풍부하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용 반도체나 전기차용 배터리는 물론 스텔스 전투기 등 최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중요 물질이다. 달의 표토에서 확인된 110만t의 헬륨3를 채굴해 지구로 가져온다면 인류는 수세기 동안 사용할 깨끗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도 있다. 핵융합 때 1g의 헬륨3가 방출하는 에너지는 석탄 40t에 달한다. 그러면서도 방사성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화석연료와 원자력까지 대체할 꿈의 에너지로 꼽힌다.
   
   1967년 제정된 우주법에 따르면 달은 특정 국가의 소유를 인정하지 않지만 자원 채취는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달에 먼저 깃발을 꽂으면 임자가 된다는 얘기다. 아직 달의 희토류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없지만 중국이 달기지 건설을 앞당긴 것은 의미심장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우주 탐사에 늦게 뛰어든 신흥 강자다. 2019년 무인 탐사선 ‘창어4호’를 달 뒷면에 보내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을 탐사하고, 2020년에는 창어5호를 쏘아 올려 달에서 채취한 토양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달 토양 샘플을 확보한 3번째 나라가 됐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3분의1 크기인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도 현재 건설 중으로 내년이면 완공된다. 또 달 궤도를 도는 미국의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와 달리 달 표면에 직접 원자력을 동력으로 하는 달기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972년 아폴로 17호의 마지막 달 착륙 이후 유인 달 탐사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바로 2017년부터 시작된 ‘아르테미스 계획’이다. 2024년 달 궤도에 소형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띄우고, 2004년 최초의 여성 우주인을 달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달 표면 극지방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유인기지를 만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 가려면 유인 우주선 오리온을 타고 게이트웨이로 가 그곳에서 달 착륙선으로 갈아타고 달에 내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인 우주선 오리온도 새로 개발했다. 인간을 처음 달에 착륙시킨 아폴로 계획과 달리 지속적인 달 탐사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게 목표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 경제’를 본격적으로 구축하려는 미국의 미래 구상의 시발점으로, 미국을 포함한 우주개발국은 달을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계획의 첫 단계로 자체 개발한 초대형 로켓 SLS를 이용해 올 3월 무인비행 시험에 나설 달 궤도 위성 ‘오리온’과 일본 탐사기 등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인 탐사를 위한 착륙 장소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투입하는 예산은 천문학적이다. 2025년까지 1000억달러(약 118조7500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 중국의 과학자들이 창어5호가 달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을 분석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美 아르테미스에 한국도 참여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실현하기 위해 국제협력을 택했다. 영국과 일본, 유럽우주국,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 우크라이나, 뉴질랜드 등 12개국과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엔 비회원국의 달 출입을 금지하는 안전지대를 설정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아르테미스 계획을 통해 달을 차지하려 한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달이 인류에 속한다’는 유엔의 달 협정 등 기존 국제규약에 위반된다는 입장이다.
   
   일본도 미국과 함께 적극적으로 달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020년대 후반까지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착륙시키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게이트웨이에 머물다가 착륙선을 타고 달에 내린다는 계획이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유인 달 착륙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다. 달 탐사를 최대한 조기에 실현해 아르테미스에 참여하는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려는 전략이다. 일본은 우주비행사의 달 착륙 실현을 조건으로 2000억엔(약 2조2000억원)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또 달 탐사 기술을 한층 본격적으로 실증할 무인 탐사기 ‘슬림(SLIM)’도 올해 발사한다.
   
   한국도 아르테미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그전에 한국이 개발한 달 궤도선(KPLO)이 오는 8월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달로 향한다. 궤도선은 달 표면 100㎞ 상공에서 1년간 극궤도를 돌며 2030년쯤 추진할 한국형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찾을 계획이다. 달 궤도선에는 달의 물과 얼음을 탐지하는 데 쓰일 NASA의 특수 카메라와 자원 탐사장비, 적외선과 암석 측정장치 등 6개의 탑재체가 실린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한국형 달 궤도선 발사를 2022년 주목해야 할 과학 이슈로 꼽았다.
   
   인도는 찬드라얀3호로 첫 달 착륙을 시도한다. 궤도선을 뺀 착륙선과 탐사선만 갖춘 찬드라얀3호는 얼음 형태의 물과 헬륨3 등의 자원을 탐사할 예정이다. 본격화되고 있는 달기지 건설 경쟁을 통해 달 자원 확보와 지속적인 달 탐사를 수행하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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