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는 올해로 62살, 환갑을 갓 넘겼습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무렵만 해도 어머니는 컴퓨터를 다룰 줄 몰라 매번 저와 남동생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때 어머니의 모습을 지금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도 능숙하게 다루고, 컴퓨터로 문서 작업도 할 줄 압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아들딸이 아니라 컴퓨터를 찾습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올해 환갑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패션 감각은 30대인 저보다 뛰어나 쇼핑할 때면 제가 주로 조언을 구하는 편입니다. 시어머니는 스키니 청바지를 즐겨 입고, 슬립온을 신으며, 가죽점퍼로 멋을 냅니다. 운전할 때는 록그룹 국카스텐의 노래도 듣고 집에서는 파스타도 요리해 먹습니다.

두 분 어머니와 대화를 하고 있노라면 가끔 두 분의 나이를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 환갑을 넘겼던 할머니의 모습과 지금 두 분 어머니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놀라울 정도입니다.

뉴스나 신문에서는 ‘60대 이상’을 노인 또는 어르신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요즘 60대가 예전 할머니 세대의 60대일까요. 지난주 ‘60대 이상 1000만명, 젊은 노인의 선택’ 기사를 쓰면서 세대를 인식하는 우리의 눈이 고정돼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60대 한 명 한 명을 뜯어 보면 우리네 어머니처럼 개성 강한 사람들인데 우리는 60대를 ‘보수적이고 변하지 않는 어르신’으로 틀에 씌워 버렸습니다. 대화를 나눠 보지도 않고 지레 ‘말이 안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서로를 이해할 기회는 점점 줄어듭니다.

한국 사회에서 세대갈등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세대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의 62.2%에 달한다고 합니다. 세대갈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세대 간 소통 창구를 늘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제는 조금 지겨워질 만큼 들었습니다.

이제 한번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던져 봅시다. “사진 찍어온 걸 가지고 포토샵으로 작업하느라 얼마 전 밤을 꼴딱 샜어요. 조금 있다가는 영상 편집할 것도 하나 남아 있는데, 바쁘네요.”

누구의 이야기일까요?

올해 64살 된 손해수씨의 말입니다. 포토샵으로 셀카를 수정할 줄 아는 네티즌, 지금의 60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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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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