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세기의 종언

마이클 오슬린. 오르마. 1만4500원

눈이 번쩍 뜨이는 책. “아시아 세기 종말의 시작을 우리가 보고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저자는 프린스턴대학 사학자였던 미국기업연구소 아시아연구위원. 경제도 탄력을 잃고 있고,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으며, 각국의 정치 역시 유동적이라고 한다. 아시아 시대 낙관론을 경계한다.

진실의 서로 다른 얼굴들

김세걸. 소나무. 1만4000원

일본 정치 연구자가 쓴 ‘영화로 사유하는 일본학 입문서’. 영화 16편으로 일본 근현대사와 사회를 말한다. 깊게 보여준다. 1983년작 ‘나라야마 부시코’ 편을 보고 놀랐다. 먹는 입을 줄이기 위한 영아살해인 ‘마비키’, 마을 규범을 지키지 않은 가족을 몰살하는 ‘무라하치부’ 얘기가 섬뜩했다.

경제철학의 전환

변양균. 바다출판사. 1만5000원

저자는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일했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브레인이라고 불린다. 케인스식 수요 확대에서 슘페터식 공급혁신으로 가자고 말한다. 그 실천으로 노동자유(국민기본수요의 충족)·토지자유(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이익공유)·투자자유·왕래자유(플랫폼 국가 건설)를 말한다.

월요일도 괜찮아

박돈규. 은행나무. 1만4000원

저자는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스스로를 배관공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겉과 속, 이쪽과 저쪽을 연결해, 자판을 두들겨 이야기를 만든다. 이 책은 무엇보다 자기 치료의 방편이었다고 한다. 삶을 음미하는 데 필요한 25개 키워드를 골라 그 내부를 탐사한다. ‘일요일 오후’ ‘일’ 순으로 시작한다.

휴먼 에이지

다이앤 애커먼. 문학동네. 1만8800원

책 제목은 ‘인간시대’ ‘인류세’란 뜻. 1만년 전부터 시작된 이 시대는, 홀로세(혹은 충적세)가 정확한 지질시대 용어다. 하지만 인류의 생태계 지위를 생각하면 ‘인류세’가 정확하다는 주장도 있다. 인류가 지구를 떡 주무르듯 해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인류세의 특징을 살핀다. 상을 많이 받았다.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

한나 모니어·마르틴 게스만. 문예출판사. 1만6000원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뇌과학자와 철학자는 두 학문이 기억이라는 접점을 갖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뇌과학자는 “기억은 되돌아보는 능력이라기보다는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을 내다보는 능력”이라고 하고, 철학자는 “문화는 내다보기를 감행할 때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흥미롭다.

죽음은 어떻게 정치가 되는가

강정인. 책세상. 1만5000원

국가는 어떻게 죽음에 개입하는가, 우리는 그 죽음을 어떻게 기억하는가가 이 책의 질문이다. 저자는 서강대 정치사상 연구자. 그는 1991년 5월 투쟁(강경대 타살, 박승희로 비롯된 젊은이의 연이은 분신자살, 강기훈 유서대필 논쟁)과 작가 김은국의 ‘순교자’로 본 정치·죽음·진실을 다시 들여다본다.

대륙의 큰언니 등영초

저우언라이·덩잉차오 연구센터 외. 선. 2만5000원

중국 초대 총리 저우언라이 부인의 전기(1904~1992). 덩잉차오는 혁명가로, 정부 고위직(정협·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으로 일했다. 1919년 5·4운동 당시 덩잉차오(15세)는 저우언라이(21세)가 연출한 ‘안중근전’에서 안중근 역을 맡은 바 있다. 결혼 때의 8호서약이 눈에 띈다.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마일리스 드 케랑갈. 열린책들. 1만2800원

프랑스 여성 작가의 2014년 작품. 세계 10여개 문학상을 휩쓸었다. 프랑스에서만 50만부가 팔렸다. 사고를 당하여 뇌사 판정을 받은 19세 남자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24시간을 다뤘다. 장기기증이라는 강하고 미묘한 소재로 삶과 죽음, 윤리, 생명을 말한다.

정보혁명

최무영 외. 휴머니스트. 2만원

서울대 물리학과 장회익 명예교수·최무영 교수 등이 정보혁명이 드리우는 그림자에 대해 성찰했다. 정보혁명은 빛 못지않게 감시와 통제, 정보 접근성 격차로 인한 양극화 등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물리학·문화인류학·철학·언어학자·사회학자가 연구모임을 만들었고, 그 결과를 책으로 냈다.

키워드

#출판 단신
최준석 선임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