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 에셔, 바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까치. 5만원

약자로 GEB로 불리는 이 책, 전설적이다. 사족을 못 쓰는 지식인들이 있다. 문제는 무슨 책인지도 모르면서 읽고 싶어한다는 것. 무엇을 다룬 책인지에 관한 혼란이 많았고, 결국 저자는 20년판 기념판 서문에 '생명이, 생명이 없는 물질로부터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를 얘기하는 책’이라고 써야 했다. 새로 번역한 책.

나, 요즘 마음이 힘들어서

함영준. 위즈덤하우스. 1만3000원

저널리스트·청와대 비서관의 우울증 투병기. 30년 사회생활을 정리하고 지내던 중 우울과 불안에 휩싸였다. 병원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상황. 전문 치료를 받았고, 관련 자료를 찾아 공부하고 실천에 옮겼다. 악전고투 끝에 병을 고쳤다. 저자의 자기 고백에 나는 놀랐다.

홍사익 중장의 처형

야마모토 시치헤이. 페이퍼로드. 3만8000원

대한제국 육군유년학교 생도는 관비 유학생으로 일본에 갔다. 나라가 망했다. 일본군에 남았다. 어느 해는 영친왕과 일본육군대학 동기가 되었다. 태평양전쟁 말기 필리핀에 부임했다. 포로 학대 이유로 전범재판에서 처형됐다. 한 인간이 선택한 고통스러운 길을 보여준다.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 어크로스. 1만9800원

빌 게이츠와 빌 브라이슨이 추천하는 재밌는 미생물 이야기. 책 좋아하는 갑부와, 책 잘 쓰는 작가가 그렇게 말한다니 흥미진진한 책이겠다. 뉴욕타임스 2016년 추천도서에 뽑혔다. 세상 지배자는 미생물이고, 인간은 미생물 세계에 적응해 살고 있다고 한다. 케임브리지대학 출신 젊은 과학작가가 쓴 책이다.

내 인생 최고의 책

앤 후드. 책세상. 1만4800원

미국 출판잡지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최고의 미국 문학상이라고 한 푸시카트상을 받은 여성 작가 소설. 주인공은 어린 시절 비극적인 일로 책과 멀어졌다. 이혼 상처를 달래려고 북클럽에 들어간다. 오랫동안 묻혀 있던 과거와 대면한다. 그 1년을 그렸다. 재밌고, 좋은 책이 많이 나오고, 독서 모임에 아이디어를 준다.

한 권으로 읽는 일제강점실록

박영규. 웅진지식하우스. 1만8000원

일제강점기를 얘기하는 책이 흔치 않다. 당시 사회·경제상을 보여주는 책이 더 나와야 한다. ‘한 권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작가가 1870년대 개항기부터 1940년대 민족 분단까지를 말한다. 일제 수탈과 한국인의 투쟁이 벌어졌던 시기다. 일반인의 삶은 어땠는지를 좀더 보여줬으면 좋았을 뻔했다.

사냥꾼의 고기는 썩지 않는다

고이즈미 다케오. 사과나무. 1만4000원

일본의 음식 탐험가이자 농학박사 책. 대학 강의와 원고 쓰기로 바쁜 날을 보내던 저자는 어느 날 사냥꾼 친구가 보낸 땅두릅을 받는다. 두릅 향에 취해 그를 찾아간다. 놀랍고 흥미진진한 야생 생활의 시작이었다. 야미조의 산속에 사는 이 사냥꾼은 저자의 2015년 책 ‘맛없어?’에도 등장한 바 있다.

바다의 습격

브라이언 페이건. 미지북스. 1만5000원

‘인류의 대항해’ ‘세계 선사시대의 이해’ 책을 낸 미국 인류학·고고학자(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학)가 해수면 상승의 위험을 경고한다. 해수면은 플라이스토세 빙하기에는 쑥 내려갔고, 현재는 많이 올라와 있으며, 앞으로 더 올라간다. 저지대 해안에 많은 사람이 몰려 산 건 최근의 일. 바다 습격에 대비해야 한다.

과학자는 전쟁에서 무엇을 했나

마스카와 도시히데. 동아시아. 9500원

200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일본 나고야 출신 학자는 5살 때 집에 미군의 소이탄이 떨어졌다. 불발탄이 아니었으면 가족이 다 죽었다. 그는 5살 때 기억이 다시 현실이 되지 않도록 ‘전쟁에 부역한 과학’을 반성한다. ‘9조 과학자 모임’을 만들어 일본 헌법 9조(전쟁 포기 조항) 개헌 반대를 주장하기도 한다.

독립을 꿈꾸는 민주주의

김정인. 책과함께. 2만2000원

춘천교육대 교수가 민주주의 시각에서 3·1운동 이후의 독립운동을 재구성한다. 독립운동 연구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본격화됐고 이로 인해 1990년대 이후 나온 연구가 많다. 이 책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민주주의적 시각에서 개념을 재구성하고 독립운동 관련 인물, 단체, 사건, 사상을 재배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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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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