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리 스트레칭을 하면 무릎 뒤가 제일 당겨요.”

앉거나 서서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햄스트링 스트레칭 동작을 할 때 가장 흔히 보이는 반응이다. 우리가 스트레칭을 할 때 늘리고자 하는 조직은 ‘근육’이다. 불필요한 긴장으로 짧아졌거나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뻣뻣해진 부위를 늘리고, 이 근육이 보다 넓은 범위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게 스트레칭의 목적이다.

그런데 스트레칭을 할 때 근육보다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건’이나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를 자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과 인대는 근육보다 탄성이 떨어진다. 다양한 운동 자극에 적응하고 발달하는 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반복적인 운동과 스트레칭으로는 근육을 주로 자극해야 하고, 근육이 변화하고 발달하는 동안 인대와 건이 점진적으로 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할 때 느끼는 무릎 뒤가 당기는 감각은, 엄밀히 말하면 근육이 스트레칭되는 것이 아니다. 무릎 뒤쪽에는 특정 근육이 지배적으로 자리 잡고 있지 않다. 아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무릎 뒤는 위에서 내려오는 햄스트링과 뒤꿈치에서부터 연결된 종아리 근육의 건이 교차해서 연결될 뿐이다. 근육 대신 관절 구조물과 인대, 건이 위치한다. 다리 뒤쪽을 스트레칭할 때 무릎 뒤에 자극이 온다면, 햄스트링 등의 근육보다는 무릎 뒤로 연결되는 건과 인대가 늘어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근육을 스트레칭했다면 무릎 관절 뒤보단 허벅지 뒤쪽으로 넓게 분산돼 당기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근육이 스트레칭될 때 느껴지는 자극은 인대나 건이 자극을 받을 때와 위치가 다르다. 인대와 건은 관절 주변에 위치한다. 때문에 이 조직들을 스트레칭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면 관절 주변에서 당김 또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반면 근육은 뼈를 따라 넓게 연결된다. 자극에 대한 감각이 더 넓게 퍼져서 나타난다. 스트레칭, 근력운동을 할 때 관절 주변에서 자극이 온다면 인대와 건에 무리가 오는 신호이며, 자극이 넓은 면에 걸쳐 느껴지면 부하 근육을 사용해 적절한 자세로 운동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자극이 관절 주변에 집중된다면 스트레칭의 강도나 깊이가 과한 경우일 수 있다. 앞서 예시로 들었던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햄스트링 스트레칭 시엔 무릎을 가볍게 굽혀서 인대와 건이 늘어나는 자극을 줄여볼 수 있다. 개인의 유연성이나 매일의 몸 컨디션에 따라 스트레칭에 대한 자극과 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완벽한 스트레칭은 반드시 특정 자세와 모양을 할 때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극이 어디서 오는지 인지하고 근육 조직을 효과적으로 늘리는 게 중요하다. 나에게 맞는 깊이와 자세로 수정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좋은 스트레칭은 일정하고 편안한 호흡을 유지하면서, 넓은 면에 걸친 적당 강도의 자극으로 이뤄져야 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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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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