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5일 (사)소아암환우돕기마라톤조직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소아암환우돕기 제11회 행복트레일런축제’가 열렸다. 서울 대모산-구룡산-쳥계산 개나리골-옥녀봉-매봉-이수봉-국사봉-옛골-인능산을 거쳐 세곡동 사거리 시장터까지 이어지는 27km와 30km 산악 달리기 경기였다.

이날 마라톤 참가자들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였다.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달리면 ‘호흡이 힘들다’, ‘피곤하다’는 이유 등으로 마스크를 코에 걸고 달리는 주자들도 더러 있었다. 주최측에서 사전에 마스크 착용을 공지하고, 중간 체크 포인트에서 봉사자들이 마스크 착용 점검을 해도 ‘코스크’, ‘턱스크’를 다 막을 순 없었다.

실내 헬스장과 야외 경기장 출입이 자유스러워졌나 했더니, 최근 다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재유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헬스장과 사우나에서의 단체 감염 사례 보고도 있다. 경기장이나 헬스장, 사우나, 카페 등이 재개장 또는 재개업했다고, 바이러스의 확산이 통제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확실한 바이러스 확산 방지책은 실내에서나 외부에서나 가급적 마스크나 안면 커버를 착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운동을 하면서 마스크가 호흡과 운동활동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제대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친다. 마스크는 정말 운동능력을 방해할까?

‘국제환경연구 및 공공건강 잡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최근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마스크를 착용해도 피로도나 최대 운동 능력을 방해하지 않으며, 혈액과 근육의 산소 포화도, 운동 속도나 심박수에 눈에 띄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었다고 한다.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교 운동학과 필 칠리벡 교수팀이 남여 각 7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다. 이 실험에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황사 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마스크 없는 팀으로 나눠 고정식 자전거로 피로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속도를 증가시키면서 심박수, 혈중 산소 포화도 및 운동 속도를 30초마다 기록했다. 그 결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성취도나 근육의 산소 포화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 각 조건 간에 고갈 시간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각 훈련이 끝날 때 도달한 참가자들의 성취도는 마스크 착용 여부와 상관 없이 비슷했다.

그러니까 마스크 착용이 일부 사람들에게 호흡을 더 어렵게 만들 수는 있지만, 혈중 산소 포화도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운동 성취도는 심신 상태나 습도, 운동 강도를 비롯한 여러 내외적 요인들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마스크 착용 자체가 운동 목표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운동할 때도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마스크가 필요하다. 마스크 착용은 달리기 성취도에는 눈에 띄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치명적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마스크는 여과를 통해 나에 대한 감염성 물방울 노출 기회를 줄여주고, 다른 사람에게 퍼지는 것도 줄여준다. 실내외 운동을 막론하고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충분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자주 손을 씻는 것이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역 수단이다.

이동윤 이동윤외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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