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활동이 제한적인 오늘날 현대인은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이나 손상 증후군을 경험한다. 목이나 허리, 어깨 중에 통증 하나 안 달고 다니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큰 관절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는 곳이 있다. 바로 손목이다.

손가락과 손목, 넓게는 팔꿈치까지 통증이나 불편감을 야기하는 손목 운동 손상 증후군과 질환들이 많다. 손목 터널 증후군, 방아쇠 증후군, 골프 엘보우, 테니스 엘보우 등이다. 각각의 손상 부위에 대한 치료는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재활과 재발 방지는 운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손목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관리하는 것이다. 그럴려면 문제가 발생하는 공통적인 배경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과 키보드, 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하는 현대인들은 대체로 손가락과 손목 움직임 범위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주로 작은 물체를 쥐고, 반복적으로 누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손목은 좁은 범위에서만 계속 움직인다. 근력운동을 하는 경우에도 바닥에 손을 짚고 하는 운동 동작이 아니라면, 손목의 움직임 없이 기구를 움켜쥐고 운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손목의 가동범위가 점차 줄어들고, 손가락도 구부리는 방향으로만 움직임이 익숙해진다. 문제는, 제한된 손가락과 손목의 움직임 범위를 커버하기 위해 팔꿈치나 어깨가 이상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점이다. 손을 바닥에 대고 동작하는 팔굽혀펴기나 플랭크 동작을 할 때를 예로 들어보자. 손목을 90도 가까이 충분히 젖히지 못 하면 어깨 수직 아래에 손을 위치한 상태에서 팔꿈치를 제대로 펴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팔꿈치 가동범위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 하거나, 어깨와 팔꿈치에 과부하가 걸리기도 한다. 라켓 운동을 한다면 손목 스냅을 활용해야 하는 동작에서 어깨나 팔꿈치의 비틀림이 불필요하게 커질 수 있다.

평상시엔 기본적인 일상 업무에서도 혹사 당하고, 운동할 때는 능력치 이상으로 고생하고 있을지 모를 손목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아주 쉬운 스트레칭을 시작해보자.

손가락을 고정한 채로 보조 없이 손목을 90도 가까이 구부리고 펼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다면 손가락과 손목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photo 이우제 저 ‘남의 체력은 탐내지 않는다’
손가락을 고정한 채로 보조 없이 손목을 90도 가까이 구부리고 펼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다면 손가락과 손목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photo 이우제 저 ‘남의 체력은 탐내지 않는다’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근육들 중에는 손목을 지나 팔꿈치까지 연결되는 부분이 많다. 따라서 손목의 움직임 개선을 연습할 때 손가락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손목을 완전히 구부린 상태에서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가, 손목을 완전히 편 상태로 움직이면서 손가락을 최대한 멀리 뻗어 젖히는 것이다.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에서 이 동작을 최대한 자주 반복하자. 간혹 가동범위의 끝에서 전완근이나 손바닥에 경련이 날 수도 있다. 이 부위 근육의 움직임을 크게 써본 경험이 없고, 최대치 동작 범위에서 근력을 발휘해본 적은 더더욱 없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이럴 땐 잠시 자세를 풀었다가 다시 반복하자. 여유가 생긴다면 양 끝 범위에서 잠시 힘을 주어 멈추었다가 다시 움직여 보자.

굽힘과 폄 방향으로 움직이는 연습을 한 후에는 회전하는 연습을 실시한다. 주먹을 단단히 쥔 상태에서 주먹으로 큰 원을 그리듯 움직인다. 주먹을 돌릴 때 주먹이 느슨하게 풀리려 할 수 있다. 제한이 느껴지는 지점에서 천천히 주먹을 조이며 움직이도록 한다. 이번엔 반대로 손가락을 최대한 펼친 상태로 손끝으로 큰 원을 그리듯 움직여 보자. 역시 손가락이 구부러지려고 하면서 움직임에 제한이 느껴진다면 속도를 줄이고 동작에 집중해 천천히 움직이자. 모든 동작을 할 땐 팔꿈치나 어깨가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자.

전혀 새로울 게 없는 동작이지만 비슷한 움직임에만 익숙해져 있어 우리가 잊고 살던 동작이다. 간단한 이 동작조차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은 움직임은 어색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다. 어색하고 불편해진 움직임은 서서히 잊혀지고 어쩌면 영영 구사하지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관절의 움직임을 다시금 소중하게 여기고, 매일 사용하는 손가락과 손목부터 꼼꼼하게 움직여 보자.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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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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