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다이어트 결심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3월. 다이어트를 하면 할수록 뱃살은 그대로인데 원치 않는 부분의 살만 빠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쉽게 빠지지 않는 뱃살을 둘러싼 의구심을 해결해줄 과학적 실험 결과가 나왔다. 최근 호주 시드니 대학 연구팀이 단식과 취식을 반복하는 간헐적 단식을 이어갈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뱃살을 만드는 내장지방이 지방 소모에 저항하는 상태로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복적인 단식에 대해 뱃살 지방에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마크 래런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과체중, 비만 상태의 생쥐에게 열흘 동안 간헐적 단식을 실시했다. 동시에 내장지방과 피하지방 속 8500여종의 단백질을 분석해 변화를 관찰했다. 관찰 결과, 간헐적 단식은 지방의 유형과 지방세포가 위치하는 곳에 따라 극적인 변화를 촉발시켰다. 특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위 주변의 지방이 잦은 단식에 적응하며 체중 감량에 대한 내성이 높아지는 ‘보존 모드’로 갔다.

우리 신체는 단식을 하게 되면 몸속에 가지고 있는 지방 조직을 태워 부족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료로 사용한다. 이게 바로 12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하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살이 빠진다는 간헐적 단식의 원리다.

이번 시드니 대학 연구진은 우리 몸이 단식 기간 중 지방 조직을 태우는 동시에 내장에서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는 능력을 높이고 있음을 확인했다. 단식 중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지방 분해를 최대한 억제하고, 다시 음식 섭취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지방과 에너지를 축적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책임자 래런스 박사는 “단식의 기억이 내장지방의 보존 모드를 촉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한 다이어트가 내장지방의 내성을 키워 체내 에너지 저장고를 강화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장지방의 대응방식으로 인해 다이어트로 뱃살을 빼는 것은 특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이후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가기가 쉽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분야 권위있는 학술지 ‘셀 리포츠’ 3월 3일자에 실렸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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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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