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에 따라 특정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연구소 연구팀이 스웨덴국립연구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혈액형과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이는 온라인 저널인 ‘이라이프(eLif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510만명의 스웨덴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ABO식 혈액형, RH식 혈액형과 1217개의 질병 사이 연관성을 조사했다. ABO식 혈액형은 적혈구에 A항원, B항원 유무에 따라 혈액을 A·B·AB·O형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며, RH식 혈액형은 RhD 인자의 유무에 따라 RhD양성·RhD음성 형으로 나누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 A형은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고, O형은 출혈 장애 관련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았다. B형은 다른 혈액형보다 신장 결석이 생길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O형 여성은 임신성 고혈압, 즉 임신 중 생기는 고혈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Rh+ 여성이 Rh- 여성보다 임신성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높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발발 이후 특정 혈액형과 코로나19 감염 취약성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난 4월에 발간된 의학저널 ‘내과 연보’에 실린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O형 또는 RH-형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일 위험이 12% 낮고, 중증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이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13% 더 낮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혈액형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사이의 상관관계를 규명하진 못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카롤린스카연구소 토스텐 달렌 박사는 이 논문에서 “RhD양성 또는 RhD음성 혈액군을 가진 사람들이 코로나19 등 특정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대한 정보는 아직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카롤린스카연구소 구스타프 에드그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앞으로 특정 질환을 가진 개인을 혈액형으로 식별하는 데 도움을 주고, 새로운 치료 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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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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