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과 단백질 위주의 지중해식 식단이 기억 상실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신경퇴행성질환센터 연구팀은 치매 위험군343명과 인지 능력이 정상인 일반인 16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이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의 축적을 막아 기억력 저하 방지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내용은 지난 5일 미국신경과학회(AAN)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148개의 음식을 지난 한 달간 얼마나 섭취했는지 설문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지중해식 식단을 얼마나 밀접하게 따랐는지 평가해 점수를 매겼다. 5가지 종류의 인지 능력 검사와 치매 진행 정도를 평가하기 위한 뇌 스캔 검사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잘 따른 사람들에 비해 그렇지 않은 사람들 뇌에 단백질 축적 정도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 신경세포는 그 주변에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라는 단백질이 엉겨붙어 덩어리가 지면 괴사하고, 기억력이나 언어 능력, 판단력 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치매의 발생 원인 중 하나다. 그러니까 뇌에 단백질 축적 정도가 높다는 것은 치매 상태가 더 많이 진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인지 기능 검사에서도 지중해식 식단을 잘 따르지 않은 사람은 잘 따른 사람과 비교해 뇌 노화가 1년 더 많이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기억력 검사에서도 지중해식 식단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의 점수가 낮았다.

결과적으로 지중해식 식단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두 단백질의 증식을 방해함으로써 기억 상실과 치매 예방을 낮췄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토마소 발라리니 박사는 연구 논문에 “지중해식 식단이 인지 기능 저하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기전을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을 지키는 것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여러 차례 나오며 그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지중해식 식단이란 주로 채소나 과일, 저지방 유제품, 생선 등으로 구성된 식단으로, 단일 불포화 지방산을 많이 섭취하고 포화 지방산 섭취는 제한하는 것이다. 지중해 연안 지역에서 주로 먹는 식단에서 차용한 것으로,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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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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