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끝 하나만 움직이면 원하는 물건이 현관 문 앞까지 도착하는 시대다. 모바일 디바이스 사용의 확산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을 촉발했다면, 지난해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감염증은 그 성장 추세에 기름을 부었다. 집 앞마다 쌓여있는 택배 상자는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실제로 코로나19 발발로 외부 활동에 제한이 생기며 국내 온라인 쇼핑은 폭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1조1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기기를 통한 쇼핑 거래액이 크게 증가했는데, 전년 대비 24.5% 늘어난 108조6883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의 증가는 비단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비대면 쇼핑은 세계적 쇼핑 트렌드로 자리잡았으며, 미국의 경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전년대비 32.4% 증가해 약8억4300만달러(약 95억원)를 기록했다.

하지만 충동구매의 유혹에 약한 사람들에게, 물건을 결제하기까지 단 몇 초도 걸리지 않는 온라인 쇼핑은 특히나 ‘위험한 취미’가 될 수 있다. 심리상담 전문기관 ‘프리미어 사이콜로지 그룹’의 창립자인 클로이 그린바움 박사은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충동구매는 약물 사용, 우울증, 불안 등 정신 건강 문제와 상당히 관련이 있다”며 “특히 조울증 증상은 충동적인 행동과 과도한 지출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처럼 음식, 여행과 같은 것에 돈을 쓰지 못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것은 정당화하기 쉽다”며 “쇼핑을 할 때 흥분성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급증한다고 하는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이 일상 속 새로운 활력소로 기능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쇼핑중독을 의학적으로 충동조절장애, 강박장애, 행동중독 등으로 간주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때문에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에서 특정한 장애로 집계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심리학자들은 쇼핑 강박증 등이 더 근본적인 문제의 징후일 수 있으며, 나아가 인간관계와 재정문제 등 실질적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경고했다.

내가 쇼핑중독인지 알기 위해선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체크해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 중독 자가진단법>

-개인 생활이나 재정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온라인 쇼핑을 계속한다.

-불쾌하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 이를 잊기 위한 수단으로 온라인 쇼핑을 한다.

-온라인 쇼핑을 할 때 특히 기분이 좋다.

-하루 종일 온라인 쇼핑으로 무엇을 살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온라인 쇼핑 중독은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쉽게 멈추기 힘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독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무엇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직장이나 개인적인 관계에서 성취하지 못한 것이 있는지를 두루 살펴볼 것을 권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이겠지만, 이에 앞서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실질적인 조치들이 있다.

<온라인 쇼핑 중독을 끊기 위한 전문가 팁>

1. 나를 흥분시킬 수 있는 취미를 찾으라.

2. 쇼핑할 때 만드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라.

3. 온라인 쇼핑몰 뉴스레터 구독을 취소하라.

4. 스마트폰, 컴퓨터 등 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는 전자기기 자체를 멀리하라.

5. 쇼핑을 막을 수 없다면, 지출 내역을 기록하라.

6. 명확한 지출 한도를 설정하라.

7. 최종적으로 구매하기 전 며칠간 카트에만 넣어두고 지켜보라.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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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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