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숙 작가의 ‘하우스퍼즐 바르셀로나’.
윤정숙 작가의 ‘하우스퍼즐 바르셀로나’.

팬데믹 시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거공간의 역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먹고 자는 곳을 넘어 집이, 정원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돌아보게 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윤정숙 ‘하우스퍼즐’전

형형색색 지붕에 자유분방한 형태의 집들이 퍼즐처럼 이어진 풍경이 동화 속 요정 마을 같기도 하고 중세시대 골목길 같기도 하다. 매일 축제가 열릴 것 같은 이곳에는 어떤 바이러스도 발을 붙이지 못할 것 같다. 네모반듯한 아파트에 익숙한 우리에게 즐거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하우스퍼즐’의 작가 윤정숙의 그림이다.

작가는 캔버스 위를 여행하는 사람처럼 집을 그린다. 작가는 “이 넓은 세상에 집이 있다는 것은 세상에 한 점을 찍는 일이다. 화가인 나는 그 점들을 잇는 고리를 만드는 사람이다. 의도나 규율 없이 집들의 연결과 마을의 탄생은 매우 우연적이다”라고 말한다. 퍼즐을 뜯어 맞추기라도 하듯 작은 조각 같은 기억을 모아 붙이는 작가는 작업의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대문 하나에 반해 그림의 영감이 솟구칠 때가 있다. 그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과 그 문으로 나온 사람, 지나간 이야기, 그들의 색깔을 상상하면 행복하다. 그림 한 점을 시작하는 내 여행의 시작은 이렇다.” 작가가 팬데믹 이전에 여행했던 기억과 느낌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는 ‘하우스퍼즐’전은 현대백화점 킨텍스 갤러리H에서 5월 21일부터 6월 21일까지 열린다.

소다미술관 ‘우리들의 정원’. ⓒphoto 소다미술관
소다미술관 ‘우리들의 정원’. ⓒphoto 소다미술관

소다미술관 ‘우리들의 정원’

팬데믹 시대 예술 공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경기도 화성시 소다미술관(장동선 관장)은 이 질문을 가지고 ‘우리들의 정원’전을 기획했다. 짓다 만 찜질방을 미술관으로 변신시키고, 독특한 전시를 선보이고 있는 소다미술관이 이번엔 야외 전시장을 지역민과 공유할 수 있는 정원으로 만들었다. 정원을 잃어버린 인근 아파트 주민들에게, 팬데믹으로 갈 곳 없는 사람들에게 예술 공간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우리들의 정원’전은 정원가, 디자이너, 예술가 19팀이 참가했다. 정원 곳곳에 놓인 의자, 스툴은 각 팀이 제작한 것으로 정원과 사람을 이어주는 오브제 역할을 한다. 물리적 공간의 경계도, 장르의 구분도 넘어 서로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우리들의 정원’은 소수가 점유한 정원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헌정된 정원이다.

전시기간은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자세한 정보는 소다미술관 홈페이지(http://museumsoda.org)와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 @sodamuseu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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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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