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 고온으로 인한 체온상승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주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건강하게 몸을 지키기 위해선 ‘어디에’ 물을 담아 먹느냐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편리하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사용해온 플라스틱 물병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플라스틱 용기에 오래 담겨 유통된 물은 플라스틱 제조 및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유해 화학물질과 미세플라스틱 등으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물은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세계보건기구와 비영리 저널리즘 기구 오브 미디어(Orb Media)의 2019년 보도에 따르면, 시중에서 팔리는 플라스틱 물병에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오브 미디어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훨씬 얇은 이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며 “생수를 마시는 사람이 한 병당 평균 10.4개의 플라스틱 입자를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우리 몸 속에 들어와 쌓이는 플라스틱 성분으로 플라스틱 제품이 분해되며 발생하는 작은 미세입자를 말한다. 플라스틱은 자연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햇빛과 습기를 동반한 환경에서 풍화 과정을 거쳐 잘게 쪼개져 미세하게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쪼개져 작아진 5㎜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이 바로 미세플라스틱이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치약, 세정제 등에도 포함돼 있다. 해양생물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물고기, 조개류 등을 통해 그대로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 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

플라스틱 물병을 사용할 때 플라스틱 자체에 포함된 프탈레이트‧비스페놀A 등 화학물질도 문제가 된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과 시카고대학의 공중보건대학이 다른 의학 기관들과 공동 연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은 유방암‧간암과 같은 특정 암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A은 유엔이 발표한 대표적 환경호르몬 성분 중 하나로, 연구팀은 이들 화학물질이 신체 내 독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플라스틱 물병의 사용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기 때문에 그 사용을 아예 멈추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건강’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분명하다. 코로나19 시대에 사는 우리에겐 여기에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물병 대신 개인용 물병을 휴대하고 다니면 바이러스 감염 위험으로부터도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다. 가장 안전하게 물을 마시는 방법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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