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툴루즈 어학연수의 최종 목표는 C1반 진입이었다. 프랑스어 능력평가인 ‘DELF(델프)’/‘DALF(달프)’는 A1, A2, B1, B2, C1, C2의 여섯 단계로 나뉘어 있는데 두 번째로 어려운 단계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당초 툴루즈 어학원에 B2 1반으로 등록했다가 1주일 만에 ‘B2 2반’으로 월반한 이야기는 지난 글에서 언급했다. 월반은 좋은데 갈수록 수업 내용이 어려워지는 만큼 중압감도 상당했다. 1주일 단위로 끊임없이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점이 무엇보다 스트레스였다. 각종 숙제와 퀴즈형 시험은 물론 한 달에 한 번씩 델프/달프 평가 기준에 맞춰 작문을 포함한 시험까지 치러야 했다. 어학연수 오면 시험 압박감은 벗고 회화 위주로 공부하면 되겠거니 쉽게 생각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싶었다.

주어진 상황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20~30대(심지어 19세도 있다)인 동료 학생들도 열정이 대단했다. 취업이나 학교 진학을 목표로 장기체류 중이거나 프랑스인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필자의 약점이 발음과 청취력이라면 문법, 독해력, 특히 어휘력은 강점이었다. 발음은 필자처럼 곤란을 겪고 있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청취력은 나이가 나이인지라 집중력이 장애였다. 잔뜩 긴장하고 들어도 조금만 지나면 어느새 정신이 산만해졌다. 다행히 어휘력이 큰 무기가 되었다. 동료 학생들도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자동적으로 나를 쳐다본다. 선생님들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생한 보람은 있었다. 수업 7주 만인 지난 6월 21일, 드디어 대망의 ‘C1반’에 진입했다. 10월 초 귀국 전에 어학원의 최고급반인 C1반에 턱걸이해서라도 들어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과정의 절반이 경과하기 전에 달성한 셈이다. 53세에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해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 정도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으리라 본다. 여전히 실력은 부족하고 갈 길은 멀다는 것을 매일 절감한다. 다만 이왕에 애써 걸어온 길이니,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꾸준히 성실하게 걸어갈 생각이다. 나의 노력이 누군가에게 자극이 되고 용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툴루즈의 10가지 맛

툴루즈는 역사적으로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주의 상업·문화·정치 중심지로 자리 잡아왔다. 그런 만큼 다양한 특산 요리가 발달했다. 옥시타니 지역은 산간 내륙 지방도 꽤 되지만 식문화의 특징은 지중해 요리에 속한다. 지역적으로 왼쪽으로는 국경을 마주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영향을, 오른쪽으로는 프로방스부터 조금 떨어진 이탈리아의 영향을 받았다. 전체적으로는 지중해 요리의 특성인 마늘, 올리브유, 염장 생선, 와인같이 강한 풍미를 가진 재료를 많이 사용하지만 치즈나 버터 같은 대서양 요리의 특징도 아울러 지니고 있다.

툴루즈에서도 프랑스의 대표 요리들을 맛볼 수는 있다. 하지만 파리에서 흔히 먹는 달팽이(Escargot) 요리나 코코뱅(Coq au vin), 프랑스 동부의 인기 요리인 퐁뒤(Fondue), 한국 관광객이 좋아하는 프랑스식 갈비찜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같은 요리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디저트나 캔디류도 지역적 개성이 진한 제품들이 많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입맛이지만 ‘툴루즈에서 반드시 맛보아야 할 10가지 먹거리’를 소개한다.

01 카술레

옥시타니 지역의 대표 요리를 하나만 꼽으라면 이론의 여지 없이 단연 카술레가 될 것이다. 카술레(cassoulet)는 흰 강낭콩(haricots blancs)을 주재료로 여러 가지 육류를 함께 넣고 푹 끓여 만든 전통 스튜이다. 따뜻하고 열량이 높아 겨울철 음식이지만 사철 즐길 수 있다.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슈퍼, 일반 상점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즉석 카술레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카술레라는 이름은 이 요리를 넣고 끓이는 카솔(cassole)이라는 토기 냄비에서 유래했다. 입구는 넓고 바닥은 좁은 형태로 전통적으로 지역 특산의 붉은색 진흙을 사용해 만들어 음식이 잘 식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도 이셀(Issel)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전통적인 수작업 방식으로 만들기는 하지만, 대부분 대량 생산 제품을 사용한다.

이 요리의 탄생에는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1337~1453) 때 툴루즈 외곽의 작은 도시 카스텔노다리(Castelnaudary)가 영국군에 의해 포위된 적이 있었다. 주민들은 프랑스 군인들을 위해 음식을 마련하기로 했다. 모두 먹을 것이 부족했지만 각자 집에서 가져올 수 있는 재료들을 함께 모아 냄비에 넣고 끓여 만든 것이 카술레였다. 이 음식을 먹고 기력을 회복한 프랑스 군인들이 영국군을 몰아냈다는 이야기이다. 결국 영국군에 함락되고 말았지만 꽤 그럴듯한 스토리텔링 덕분에 카스텔노다리는 카술레의 원조 마을로 인정받고 있다.

유명세에 따라붙는 원조 경쟁은 여기서도 예외는 아니다. 툴루즈와 관광 명소인 카르카손(Carcassonne)에서도 각각의 레시피를 내세우면서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다. 카술레의 원조를 자처하는 카스텔노다리에서는 1970년 ‘카술레 대협회(Grande Confrérie du Cassoulet)’라는 단체를 만들어 홍보에 나서고 있고 카르카손도 뒤늦게 주제가까지 만들고 ‘카술레 아카데미(Académie Universelle du Cassoulet)’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툴루즈와 카스텔노다리 그리고 카르카손은 거의 일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도시들이다. 툴루즈와 카르카손의 중간쯤 위치하고 있는 카스텔노다리는 툴루즈에서 기차로 40분이면 갈 수 있지만, 작은 마을인 데다 특별한 관광 자원이 없어 여행객의 방문이 거의 없는 곳이다. 툴루즈와 ‘시테(Cité·잘 보존된 중세의 성채 마을)’로 유명한 관광지인 카르카손의 입장에서는 카술레의 기득권을 무명의 카스텔노다리에 넘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카술레는 강낭콩을 주재료로 하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육류는 다양하게 넣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나름의 레시피로 원조를 주장하는 것도 어쩔 수 없어 보인다. 필자가 맛본 것은 전통 카스텔노다리 레시피인데 오리 콩피와 툴루즈 소시지가 들어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스페인에도 북부 아스투리아스 지방을 원산지로 한 파바다(fabada)라는 고기 스튜가 있다. 강낭콩이 주재료로 고기는 초리소(스페인식 소시지), 모르시야(스페인식 피순대) 등 스페인 특산의 재료들을 사용한다. 이 요리는 툴루즈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유명한 순례길을 통해 오래전 전해졌다고 한다. 때문에 파바다는 ‘스페인의 카술레’라고도 부른다.

02 알리고

카술레만은 못하지만 알리고(Aligot) 역시 지역 대표로 꼽히는 명품 요리다. 알리고는 으깬 감자와 녹인 치즈를 주재료로 크림, 버터, 마늘 등을 혼합하여 만든 요리다. 원래 ‘마시프 상트랄(Massif Central)’이라고 불리는 프랑스 고원 지역의 작은 마을 오브락(Aubrac)의 특산 음식이었는데 19세기 말 농촌 인구의 대규모 도시이동이 시작되면서 옥시타니 지역은 물론 프랑스 전국구 음식이 되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수도승들에 의해 처음 만들어져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순례자들의 허기를 달래주었다고 한다.

알리고는 무엇보다 치즈 선택이 중요하다. 전통적으로는 톰므(Tomme) 치즈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나 라귀올(Laguiole), 캉탈(Cantal) 등 인근 지역의 다른 치즈도 사용된다. 잘 만들어진 알리고는 쫄깃하면서 쭉쭉 늘어나 스파게티처럼 포크에 돌돌 말아 먹는다. 식당마다 ‘얼마나 길게 늘어나나’를 홍보 포인트로 사진을 찍어 내걸기도 한다.

알리고는 주식보다 전식이나 간식으로 먹는다. 툴루즈에서는 흔히 소시지와 곁들여 먹는데 소시지의 짭조름한 맛과 알리고의 담백한 맛이 절묘한 앙상블을 이룬다.

03 툴루즈 소시지

툴루즈 소시지(Saucisse de Toulouse)는 소시지로는 드물게 생산지명이 이름에 들어가 있다. 신선한 돼지고기와 비계를 재료로 소금과 후추 간을 한 지역 전통의 소시지다. ‘장밋빛 도시’라는 별칭에 맞게 불그스름한 색깔을 띠고 있는데, 첨가재료는 법적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제조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툴루즈에서는 생 툴루즈 소시지를 어디서나 구입할 수 있다. 구워서 파는 거리 매점도 있고 레스토랑에서는 식사 대용이나 술안주로 내어놓기도 한다.

생소시지를 직접 사서 요리하는 경우 프라이팬, 바비큐, 전기오븐 등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좋고 물에 데쳐 먹어도 된다. 단독으로도 훌륭한 요리지만 앞서 소개한 카술레 재료나 알리고의 맛을 더해주는 감초 역할로 더 활용된다.

04 티엘

티엘(Tielle)은 옥시타니주의 제2 도시 몽펠리에 근처에 있는 작은 항구도시 세트(Sète)의 특산품이다. 전반적인 모습과 느낌이 스페인식 만두 엠파나다(empanada)와 비슷하다. 16~17세기경 로마 근교 이탈리아의 해변 마을 갈레타를 스페인군이 지배한 적이 있다. 이때 군인들에 의해 엠파나다가 갈레타로 전해지고, 그 후 프랑스 세트로 이민 온 갈레타 사람들에 의해 이 음식이 전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문어 등 말린 두족류를 주재료로 토마토, 허브, 마늘, 향신료 등과 섞어 약간의 매운 간을 해서 만드는 티엘은 옛날 냉장고가 없던 어부들에게 훌륭한 보관 음식이었다. 문어가 들어가 서양식 다코야키 같은 맛이 난다고들 한다. 문어 대신 오징어류로 대신하기도 한다. 입맛에 따라 차게 먹을 수도 있고 약간 데워서 먹기도 한다.

(왼쪽부터) 제비꽃 제품 전문점. 술·향수 등 보라색 제비꽃을 활용한 제품들이 다양하다. 툴루즈 거리에서는 테라스에서 식사하는 풍경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7월부터 인원제한 없이 레스토랑 이용이 가능했지만 8월부터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백신패스’가 없으면 식당 이용이 제한될 예정이다.
(왼쪽부터) 제비꽃 제품 전문점. 술·향수 등 보라색 제비꽃을 활용한 제품들이 다양하다. 툴루즈 거리에서는 테라스에서 식사하는 풍경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7월부터 인원제한 없이 레스토랑 이용이 가능했지만 8월부터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백신패스’가 없으면 식당 이용이 제한될 예정이다.

05 브랑다드 드 모뤼

모뤼는 카비요(cabillaud)라는 유럽산 대구를 건조, 염장한 것을 말한다. 과거 장기 보존을 위해 개발된 방법이었지만 요즘에는 특별한 맛과 식감으로 인기가 많다. 보통 먹기 하루이틀 전 물에 담가 불린 다음 각종 요리로 만들어 먹는다.

스페인의 바스크 지역과 포르투갈에서도 전문점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스페인어로는 바칼라오(bacalao), 포르투갈에서도 비슷하게 바칼라우(bacalhau)라고 부른다. ‘브랑다드 드 모뤼(la Brandade de Morue)’는 모뤼로 만든 요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옥시타니주 동쪽 끝에 있는 작은 도시 님(Nîmes)의 특산으로 모뤼를 데친 뒤 으깬 감자, 우유, 양파, 식용유, 파슬리 등을 함께 넣어 부드럽게 끓여 만든 퓌레 스타일의 음식이다. 빵이나 비스킷 등에 발라 먹는 것이 일반적이나 그대로 먹어도 훌륭하다. 부드럽게 씹히는 모뤼의 식감이 매력적이다. 치즈나 빵가루를 뿌려 오븐에 구워서 그라탕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06 콩피

콩피(confit)는 오리나 거위 고기 등을 자체 지방에 절여 만든 프랑스 남서부 지역의 전통 음식이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사냥한 고기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염장을 한 뒤 기름에 넣어 차고 어두운 장소에서 몇 개월이고 숙성을 했다. 이 방법을 18세기경 프랑스 남서부의 가스코뉴 지역의 요리사들이 요리에 적용한 것이 바로 콩피다.

당시 가스코뉴 지역에서는 귀한 푸아그라(fois gras)를 얻기 위해 강제로 폭식을 시키고 살을 찌운, 즉 가바주(gavage)로 사육된 오리나 거위가 도처에 있었다. 당연히 이런 오리나 거위들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기름이 아주 많았다. 이 기름을 이용해 오리나 거위 고기를 약한 불로 서서히 익힌 뒤 그 기름에 담가 봉인해 두었다가 나중에 요리에 사용했던 것이 콩피의 유래다. 염장을 통해 빠져나간 수분이 기름으로 대체되면서 더욱 부드럽고 깊은 풍미의 육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외 과일을 설탕에 절여 만든 것도 콩피라고 부른다.

프랑스 전역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요리가 되었지만 툴루즈는 그 중심도시답게 어디서든 콩피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대부분 오리 콩피인데 레스토랑은 물론 슈퍼에서도 통오리 콩피, 오리 다리 콩피, 오리 모래주머니 콩피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콩피용 오리 기름만을 따로 모아서 파는 제품까지 있을 정도다.

07 마그레 드 카나르

마그레 드 카나르(Magret de Canard)는 오리(canard)의 가슴살을 말한다. 마그레라는 말 자체는 툴루즈의 옛 언어였던 옥시탄어로 ‘기름기가 없는 상태(maigre)’를 뜻한다. 닭가슴살 이미지를 생각하면 맞지만 그렇다고 오리 마그레가 닭가슴살과 같다고 생각해서는 큰 오해다.

우선 색깔에서 차이가 있다. 닭가슴살은 하얀색이고 오리가슴살은 붉은색이다. 이것보다 더 큰 차이는 오리가슴살 옆에 붙어 있는 두꺼운 지방층에 있다. 이유는 마그레를 만드는 오리가 푸아그라나 콩피를 만들기 위해 가바주 방식으로 사육하는 바로 그 오리이기 때문이다. 이 오리들은 간뿐만 아니라 몸 전체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다. 지방이 붙은 가슴살 부위도 요리로 개발한 것이다. 이 때문에 마그레는 법적으로 지방층이 붙어 있는 상태로 출시하게 되어 있다. 지방층이 두꺼울수록 품질이 우수한 것이다.

육류 지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삼겹살은 물론 꽃등심도 잘 먹지 않는 편인데도 마그레는 꽤 맛있게 즐겼다. 어떻게 구웠는지 지방층도 껍질과 함께 바싹하게 만들어 전혀 느끼하지 않았다.

08 오레이예트

오레이예트(Oreillette)는 랑그도크와 인근 프로방스 지방의 전통 밀가루 튀김 과자로 프랑스식 도넛인 베네(beignet)의 일종이다. 설탕을 뿌려 먹는데 튀김 과자의 고소한 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진다.

원래 사순절의 끝을 기리기 위해 부활절에 먹던 음식이다. ‘오레이예트’라는 이름은 ‘귀(oreille)’ 모양을 닮아서, 혹은 반죽을 베개(oreiller) 밑에 눌러두는 관습 때문에 유래했다는 두 가지 설이 있다.

09 결정화된 제비꽃

매년 2월이면 제비꽃 축제가 개최될 정도로 제비꽃은 툴루즈의 상징 꽃이다. 화사한 보라색 잎과 향기로도 매혹적이지만 이곳에서는 실용적인 용도로도 크게 활용하고 있다. 제비꽃 관련 제품들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상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으며 대형 슈퍼들에서도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향수에서부터 캔디, 페이스트리, 잼, 꿀, 시럽, 차, 술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결정화된 제비꽃(Violettes Cristallisées)’이다. 단어 그대로 생꽃잎에 설탕을 입힌 뒤 결정화를 한 것이다. 캔디 같은 달콤한 겉부분이 녹고 나면 미묘하게 씹히는 제비꽃의 식감과 향이 일품이다.

10 카슈 라조니

정사각형 검정색 알약 모양의 ‘카슈 라조니(Cachou Lajaunie)’는 툴루즈 사람들이 일상처럼 먹는 캔디이다. 1880년 툴루즈의 약사였던 레옹 라조니(Léon Lajaunie· 1841~1914)에 의해 세상에 소개됐다. 초창기부터 사용한 둥근 노란색 금속통이 상징적이다. 여기서 ‘카슈’는 카테큐라는 생약으로 만든 일종의 ‘트로치(troche·입속에 머금고 침으로 서서히 녹이면서 먹는 딱딱한 정제)’를 뜻하는 일반 용어다. 감초를 주재료로 만드는 카슈 라조니는 입 냄새를 없애주면서 치아나 구강위생에 좋은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초의 깊은 향과 청량한 맛이 느껴진다.

김원곤 서울대 흉부외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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