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우리의 몸도 변화를 겪는다. 신체 움직임의 횟수나 빈도가 줄어들면서 근육은 감소하고 체지방은 증가하게 된다. 통상적으로 남성은 40세 이후, 여성은 폐경 이후 체지방 비율이 증가한다. 노인 비만은 당뇨, 고혈압, 심혈관계질환 등 대사이상이나 관절염, 요실금, 폐기능 장애 등의 위험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섣불리 운동 강도와 빈도를 증가시켰다간 몸에 무리가 와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단한 유산소 운동을 하고 칼로리 섭취를 조금씩 줄이는 것만으로도 노인의 혈관 건강이 상당히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 의대 연구 결과 1주일에 나흘 정도 30분씩 유산소 운동을 하고, 하루 200칼로리만 적게 먹어도 비만 노인의 대동맥 경직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맥 경직은 혈관 건강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로 심장마비나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이다. 대동맥은 심장으로부터 다른 주요 장기로 산소와 필수적인 영양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대동맥은 경직되는데, 이렇게 되면 심장이 몸 전체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욱 무리해야 한다.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비만 등 만성 질환은 노화를 가속화하고 대동맥을 경직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번 연구는 65-79세의 성인 16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이 대학 노인연구센터에서 5개월 간 1주일에 4회 유산소 운동 훈련을 받았다. 혈관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심장 MRI를 이용해 대동맥의 구조와 기능을 측정하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특히 간단한 유산소 운동과 하루 소비 열량을 200칼로리 줄이는 식이요법이 결합했을 때의 효과에 집중했다. 200칼로리는 우유 한 컵, 통밀식빵 네 쪽, 초콜렛 바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열량이다.

그 결과 200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면서 일주일에 4회 유산소 운동 훈련을 이어간 실험군에서 체중의 10%를 감량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실험군의 대동맥 확장 및 수축 능력은 21% 증가했으며, 대동맥을 통해 혈액이 이동하는 속도가 8% 감소했다. 이는 대동맥의 경직성이 감소했음을 나타내는 지표였다.

연구를 이끈 티나 브링클리 웨이크 포레스트 의과대 교수는 “칼로리 섭취량을 무작정 많이 줄인다고 대동맥 경직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었다”며 “적당한 칼로리 감소와 유산소 활동이 보다 제한적인 식단과 운동을 하는 것보다 동맥에 더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적정 수준의 운동과 식이요법 등 생활습관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우리 혈관 건강에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서큘레이션’에 게재됐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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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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