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이나 캡슐로 된 약물은 물로 삼키는 것이 기초 상식이다. 그런데 물 대신 주스나 커피 등 다른 음료수로 약물 복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식후에 커피를 마신다거나, 주변에 마침 물 대신 다른 음료가 있었다는 이유 등으로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약물을 함께 복용한다.

어쩌면 당신이 아무 생각 없이 했을 이런 행동이, 약효 발효과 증상 개선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알약, 캡슐 등 고형분 약물을 복용할 때 물을 대신해 다양한 음료를 섭취하는 것의 효과를 연구했다. 연구 결과 거의 모든 경우, 이런 음료들이 약물의 분해 시간을 상당히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물이 아닌 음료는 약물이 몸에 흡수되기 전에 녹게 함으로써 약물의 효능에 영향을 미치고, 잠재적으로 다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누라 빈트 압둘라흐만 공주 여대의 연구팀은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5가지 약품(통증 감소, 염증 및 알러지 완화)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사용한 물 이외의 음료는 커피, 오렌지주스, 에너지드링크, 콜라, 버터밀크 등이었다.

커피는 미지근한 커피(41도)와 뜨거운 커피(100도)를 모두 실험했다. 커피엔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어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잠재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커피처럼 뜨거운 음료가 약물의 화학작용과 분해 시간을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비타민C가 풍부한 오렌지주스도 약물과 함께 복용하기에 좋지 않은 음료였다. 연구팀은 오렌지주스가 타이레놀 등 약물의 약효 발효시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콜라 역시 약물 복용 음료로는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는 설탕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있어 그 자체로도 염증 등 건강 상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구에서 콜라는 함께 복용한 대부분의 약물의 분해에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드링크, 버터밀크 역시 약물의 발효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버터밀크는 가정에서 흔히 먹는 음료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유제품 음료가 알약과 함께 먹기에 이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의학학술지 ‘사우디 파머수티컬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팀은 “검사 대상이 된 음료는 약을 섭취할 때 물의 대체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의약품을 복용할 땐 정해진 제약회사의 복용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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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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