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의 수면 시간이 그들의 뇌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8월30일(현지시각) 미국의학협회저널 신경학에 실린 연구 결과다. 수면 활동은 연령, 생활 습관 등으로 인해 변화하는데 특히 수면 장애는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서 흔히 겪는 장애로, 알츠하이머병, 우울증, 심혈관 질환의 초기 징후와도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 조 위너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평균 연령 71.3세의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참가자 4417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수면 기간, 인구학적 및 생활요인,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인지 기능 등을 분석, 이들의 베타 아밀로이드 수준의 변화를 관찰했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노화나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뇌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주성분이다.

연구 결과 수면시간이 비교적 적은 참여자의 경우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높아져 치매에 걸릴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기준이 된 정상 수면시간은 하루 7~8시간이었다. 또한 방향, 주의력, 기억력, 언어, 시각-공간적 능력을 평가해 경증 치매를 식별해본 테스트에서 수면이 부족한 노인들이 현저히 더 나쁜 성과를 보였다. 위너 박사는 CN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노인 건강에 있어 수면을 식이요법이나 운동만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구는 지나치게 많이 자는 참가자의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 역시 분석했다. 기준 수면시간에 비해 더 많은 수면시간을 취하는 노인들의 경우 뇌의 실행기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것이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9시간 이상 많이 자는 참가자들은 적당히 자는 참가자들보다 ‘수치기호대체시험’에서 약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시험은 시험 응시자들이 90~120초 이내에 페이지에 주어진 힌트에 따라 기호에 맞는 숫자를 정확히 일치시키는 능력을 관찰함으로써 연상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위너 박사는 “중요한 것은 노년까지 건강한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너무 많이 자는 사람 모두 (체질량지수와) 우울증세가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넘치는 수면활동이 서로 다른 근본적인 질병 과정을 수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 일정량의 카페인 섭취는 전체 수면시간과 큰 관련이 없었다. 단 매일 술을 많이 마실수록 더 오래 자는 경향이 있었다. 성별, 인종 간에도 차이가 있었다. 남성보다 여성이, 저학력보단 고학력인 경우 더 오래 자는 경향이 있었다. 기준 수면시간을 취하는 참가자들만 비교했을 때 백인보다 아프리카계 참가자들이 평균 37.9분 덜 잤으며, 아시아 참가자는 백인 참가자에 비해 27.3분, 라틴계나 히스패닉계 백인 참가자는 15분 적게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는 수면시간이 심혈관 및 대사 건강, 사회경제적 요인 그리고 인종 차별과 같은 삶의 다른 측면과의 불균형과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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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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