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10일(현지시각)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가 백신 접종 완료자에 비해 사망할 가능성이 11배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DC가 이날 발표한 발병·사망률 주간 보고서(MMWR)에 실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사망 위험이 접종자보다 11배가 더 높았다.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은 백신을 맞은 이들보다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10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4.5배 높았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번 결과를 발표하며 “이번 연구 결과 백신은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지난 4월 4일부터 7월 17일까지 미국 13개 주를 대상으로 60만건의 확진 사례를 조사·분석해 작성했다.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은 CDC 집계 기준 50%대에 머문 상태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자료에 따르면 델타 변종에 의한 사례가 급증하기 전인 6월 중순 미국은 이미 하루 평균 약 1만1000건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델타 변이로 인한 감염까지 확산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연방 정부 공무원 접종 의무화 및 100인 이상 사업장 의무 접종 또는 코로나19 음성 증명서 정기 제출’이라는 새로운 대응 전략을 내놨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을 향해 “인내심의 끝에 다다르고 있다”며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고, 백신 접종 및 마스크 착용 등 확산 저지 조치에 반발하는 주지사들을 향해 “대통령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백신 접종을 마쳤어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상승했다는 점도 밝혀졌다.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 백신 효과는 대체로 높게 유지됐지만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는 91%에서 78%로 낮아져 비교적 하락 폭이 컸다. 월렌스키 국장은 “병원에 입원한 90% 이상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백신의 중요성을 역설한다고 강조했다.

MMWR에 함께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입원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모더나 백신은 95%의 효과가 있는 반면 화이자 백신은 80%의 효과가 있었다. 반면 얀센 백신은 60%의 효과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백신 효과는 75세 이상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75세 미만의 성인들에서는 전체적으로 89%의 백신 효과가 있지만 75세 이상의 성인들에서는 76%만 백신 효과가 있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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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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