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중인 알코올 중독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임상관찰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와 보스턴 어린이병원 연구진이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한 발표다.

연구팀은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디설피람(상품명 안타부스)과 코로나19 감염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20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일 년 동안 최소 한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미국재향군인회 소속 참전용사 94만4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중 알코올중독 치료제인 디설피람을 처방받은 2200여명의 코로나19 감염률이 34%나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사대상자 중 3%가 코로나19로 사망했지만 디설피람 복용자 중에서는 사망자가 한명도 없다는 사실 역시 발견했다.

이번 조사는 디설피람과 코로나19 간의 구체적 인과관계까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다만, 연구팀은 디설피람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효소의 생성을 방해하거나 고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코로나19의 증세악화를 억제하는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설피람은 알데히드 탈수소 효소의 기능을 방해하여 아세트알데히드의 부작용을 발현시킴으로써 스스로 음주를 못하게 하는 혐주 작용을 일으킨다. 60년 이상 알코올중독 치료제로 처방되어 왔으며, 비교적 부작용 위험에서 안전하고 저렴해 보급률이 높은 약물이다.

연구팀은 2년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저렴한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미 추가적 임상시험과 연구에 바로 착수한 상태다. 연구팀은 임상 2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추가적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의학계는 이들 시험 결과가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제적 3상 시험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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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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