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체중은 각종 신체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과도 관련되는데, 특히 잇몸 질환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과학적 주장이 나왔다. 최근 의학학술지 ‘치과연구저널’에 게재된 한 연구 결과다.

버펄로 치의과대학의 연구팀은 빠른 체중 증가와 그에 따른 염증 급증을 야기하는 음식을 먹인 생쥐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비만으로 인한 과도한 염증이 골수체에서 유래한 면역기능억제세포(MDSC)의 양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MDSC는 골수에서 시작되는 세포로, 그 양이 증가하면 골수조직을 분해하는 골세포 등 수많은 세포 유형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것이 특히 입 건강에 치명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뼈의 기초가 약해지면서 잇몸 질환과 잠재적인 치아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키스 커크우드 버펄로대학 교수는 “선행 연구는 비만과 잇몸 질환 사이에 분명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번 연구는 비만으로 인한 염증이 골세포 증가로 이어지면서 잇몸질환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쥐의 염증반응 메커니즘이 사람과 동일하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사람에게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몇몇 전문가들은 과식이 면역반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과도한 양의 음식을 한번에 섭취하면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데,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를 다루기 위한 방법으로 과도한 염증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어쩌다 한번 과식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자주 과식을 하고 이로 인해 체중이 증가한다면 염증이 만성화된다는 설명이다. 커크랜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과체중과 잇몸 질환의 연관성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비만과 함께 발병하는 경향이 있는 관절염, 골다공증 등 다른 염증성 관절질환의 메커니즘도 밝혀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체중 여부는 신체질량지수(BMI)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데,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눠 나오는 값이다. BMI는 성별과 국적에 따라 정상 범위의 기준이 조금씩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은 BMI가 18.5~22.9일 때 정상, 23~24.9일 때 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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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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