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수 동작인 ‘데드리프트(Deadlift)’.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1〉 웨이트 트레이닝의 필수 동작인 ‘데드리프트(Deadlift)’.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처음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할 때 필수적으로 배우는 동작이 있다. 다름 아닌 ‘데드리프트(Deadlift)’이다. 데드리프트는 〈사진1〉처럼 바닥 또는 랙(Rack·거치대)에서 무게를 들어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이다. 다수의 피트니스센터에선 이 운동을 허리 통증 완화나 허리 및 등 근육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소개한다.

하지만 데드리프트를 단순히 허리·등 근육 발달을 위한 운동으로만 인식하면 많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 데드리프트 과정에서 허리의 척추기립근을 더 자극하기 위해 무게를 든 상태로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동작이 그 오류의 일례다. 이는 허리 근육을 더 강하게 단련할 순 있어도 허리 디스크(추간판)에 과도한 압박을 준다. 또 척추와 골반이 연결되는 천장관절에 큰 스트레스가 가해질 수 있다. 이런 식의 동작은 추간판 건강에도 해로울 뿐 아니라, 위아래 척추뼈가 만나는 관절면의 염증을 유발하기도 쉽다. 데드리프트 동작 수행 시 무턱대고 사용 중량을 높였다가 허리 부상을 입는 건 대부분 이런 이유에서다. 특정 부위가 자극받는 느낌만을 좇는 방식으로 운동을 수행하면 인체는 안전하고 견고하게 움직이는 방법을 잊기 쉽다. 데드리프트 등 운동 동작에 필요한 기초적이고 안전한 움직임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사진2〉 막대기를 활용한 ‘힙힌지’ 연습 동작.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2〉 막대기를 활용한 ‘힙힌지’ 연습 동작.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힙힌지’ 허리 통증 환자에게 더욱 필요

데드리프트 동작처럼 상체를 숙였다가 일어나는 움직임은 골반과 다리가 만나 형성하는 고관절에서 이뤄져야 한다. 허리를 비롯한 척추를 둥글게 구부렸다가 세우는 식으로 이뤄지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 ‘힙힌지(Hip hinge·고관절 경첩 움직임)’ 동작이다. 구체적으로 힙힌지는 척추의 본래 정렬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몸을 숙였다 일어나는 동작을 일컫는다. 힙힌지를 통해 추간판을 비롯한 척추 조직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인체에서 가장 강력한 근육인 엉덩이근육을 중심으로 위로는 등근육과 허리근육, 아래로는 햄스트링(hamstring·다리 뒤 근육)을 함께 고루 사용하여 움직이게 할 수 있다. 힙힌지는 데드리프트의 가장 기초 동작이지만, 허리가 일정 각도 이상 젖혀지거나 구부러질 때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더욱 필요하다.

힙힌지 동작은 우리가 바닥에 있는 물건을 주울 때, 설거지를 하거나 세수를 할 때처럼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에서 언제든 반복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인체는 이러한 반복적인 움직임을 수행할 때 스트레스를 전신에 분산하고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법을 자연스럽게 학습하며 성장한다. 간단하면서도 기초적인 이 힙힌지 동작이 익숙하지 않은 건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 등이 길어지면서 고관절을 점차 특정 범위 이상으로 반복해서 움직이는 일이 줄어서다.

힙힌지 동작은 척추의 정렬을 지키며 고관절을 중심축으로 하여 움직이는 연습을 하면 익숙해지기 쉽다. 특히 마대자루 등의 막대기를 사용하면 더욱 좋다. 〈사진2〉처럼 막대기를 뒤통수, 윗등 날개뼈 사이, 그리고 엉치뼈에 닿도록 하여 등 뒤에 대고 서보자. 이때 목, 허리와 막대기 사이에는 손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공간이 남게 된다.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그대로 유지된 상태로 서는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자세다. 이 상태에서 두 발로 지면을 단단히 누르며 정강이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엉덩이를 뒤로 움직여 상체를 숙인다. 이때 막대기에 닿아 있던 세 부분이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한다.

만약 허리를 너무 젖혀서 활처럼 만들어 동작한다면 윗등이 막대기와 떨어질 것이다. 머리나 엉치뼈가 떨어진다면 허리가 둥글게 구부러져 새우처럼 숙이고 있을 것이다. 막대기는 내가 움직임을 정확하게 통제를 하는지 즉각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사진3〉 한 다리 힙힌지 동작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사진3〉 한 다리 힙힌지 동작 ⓒphoto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한 다리 힙힌지’로 신체 균형 높이기

여기에 더해 〈사진3〉처럼 힙힌지 동작을 한 다리로 수행하는 연습도 해보자. 몸의 균형을 더욱 잘 잡아나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이 연습은 좌우 고관절의 움직임을 독립적으로 조절하고 발달시킬 수 있으며, 양발을 대칭된 상태로만 두고 운동할 때는 드러나지 않는 자신의 약점을 마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한 다리 힙힌지 연습은 맨몸으로 연습해도 엉덩이 근육과 발을 단련할 수 있다. 특별히 무거운 무게가 없어도 내 체중을 한 다리로 지지하는 과정에서 고관절 근육에 가해지는 부하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습은 척추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좌우 고관절 움직임 능력과 균형을 잡아주는 데 효과적이다. 본래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한 다리로 균형을 잡고 무게중심을 좌우로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쪽 다리로 기대어 서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등의 흔한 습관이 이러한 고관절 움직임의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불균형은 데드리프트 운동을 수행할 때 무거운 무게를 다루거나, 반복 횟수가 많아질 때 더 뚜렷하게 나타나곤 한다. 골반이 한쪽으로 밀리거나 척추가 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등이 그 일례다. 좌우 고관절 불균형은 필연적으로 골반의 틀어짐을 만들게 되고 골반 위로 연결된 척추도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변형된다.

이런 기초 움직임을 충실히 이행한 뒤 무게를 활용하게 되면, 이것이 대표 웨이트 트레이닝 동작인 데드리프트의 정석이 된다. 양다리, 또는 한 다리 힙힌지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연습하고 난 뒤 아주 가벼운 무게를 들고 연습해보자. 처음에는 상체가 많이 숙여지지 않은 높은 위치에서 무게를 들었다 내려보고, 점차 바닥에 가깝도록 움직임의 범위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피트니스 시설의 바벨 원판 크기를 고려하면, 힙힌지 동작을 유지하면서도 정강이 높이에 위치한 물체를 쉽게 잡을 수 있을 정도의 연습이 필요하다. 그래야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척추를 과도하게 굽히지 않고 안전하게 상체를 숙일 수 있다. 힙힌지에 기초한 데드리프트는 두 발로 직립한 상태에서의 기초적인 역학을 반복적으로 학습, 강화하여 인체의 후면부를 고르게 발달시킬 수 있다. 좀처럼 일어서 있지 않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장소협조 : 비욘드 PT&필라테스〉

이우제 퍼스널트레이너·요가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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